(CNB=최원석 기자) 서울 망우동에 위치한 한국마사회 중랑 장외발매소.
음악 소리를 따라가본 지하 1층 다목적실에서는 40~50대 주부 30여명이 통기타 연습에 여념이 없었다. 전문 강사로부터 기본 코드를 배우는 초심자부터 능숙하게 연주하는 수준까지 다양한 수강생들이 눈에 띄었다.
망우동에 거주하는 이아미(55) 씨는 “백화점 문화센터나 일반 교습소와 큰 차이가 있다”며 “집에서 가깝고 공간도 넓은 데다 다른 곳에서는 한 달에 14만원 정도를 내야 하지만 이곳에서는 무료로 배울 수 있어 매우 만족한다”고 말했다.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던 한국마사회 장외발매소가 지역사회의 든든한 후원자이자 주민 친화적인 문화 시설로 변신하고 있다. 장외발매소는 한국마사회가 운영하는 경마공원의 레이스 생중계를 화면으로 보면서 베팅을 할 수 있는 ‘일명 화상 경마장’.
이는 도심에 자리 잡고 있어 과거에는 지역 주민들의 기피 대상이었으며, 경마 팬이 아닌 주민들에게는 그저 도박 시설로 비쳐질 뿐이었다.
그러나 최근 이미지 변화가 두드러진다. 서울과 부산경남·제주 경마공원의 경마 날인 금·토·일요일을 제외하면 월~목요일에는 지역 주민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변신한다. 중랑 장외발매소의 경우 2009년 리모델링 이후 최신 시설과 다양한 프로그램을 갖춰 중랑구 문화센터로 불린다. 2011년부터 최근 3년 동안 노래·기타·서예·한국무용 등 2천여회 강좌가 열렸고 한 해 9만명에 육박하는 지역민의 발길이 이어졌다.
2009년에 지정 좌석제로 새롭게 문을 연 중랑 장외발매소는 불과 5년 만에 ‘남다른 중랑구 문화센터’란 평을 듣고 있다. 한국마사회 장외발매소 중 최상급의 시설과 지역민을 위한 다양한 문화강좌로 차별화에 성공 지역에서는 보기 힘들게 수준 높은 물화 강좌를 지역민들에게 선사했다.
이에 따라 최근 3년간(2011년 ~2013년) 3천회의 강좌에 연간 8만 9천여명의 지역민들이 찾을 정도로 중랑구 장외발매소는 중랑구 문화시설로 주목받고 있다.
중랑 장외발매소는 경마 시행일에 4개 층 전 객장을 지정좌석제로 운영하기 때문에 공간이 깔끔하다. 경마 입장객은 하루 4천여명에서 1200명 정도로 제한된다. 무질서가 사라지고 입장객은 쾌적하게 경마를 즐긴다.
중랑 장외발매소 김종필 지사장은 “품격 있고 우아한 환경을 갖추고 전문 서비스를 갖추니 고객도 저절로 바뀌었다”며 “각 지사의 기획 능력에 따라 지역민을 위한 문화 복합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전국 곳의 장외발매소에서 운영하는 모든 강좌는 마사회의 지원으로 대부분이 월 5만원 이하의 저렴한 비용이거나 무료로 이용되고 있다. 헬스·영어·골프 등 주민의 수요를 반영한 강좌가 지난해 전국에서 1만5천여개에 달했고 80만명이 참여했다.
이색적인 지역 상생 프로그램도 있다. 전문 경영 컨설팅 업체에 위탁해 주변 상인들에 대한 무료 경영 컨설팅도 해준다.
마사회는 나아가 중장기적으로 장외발매소의 대폭 개선된 모델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용산 장외발매소는 지역에 문화센터와 복합레저형 발매소로 변신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