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1년, 어드리크는 다트머스 대학시절 교수와 학생으로 만난 마이클 도리스와 결혼했다. 그들 또한 소설 속 ‘아이린’과 ‘길’처럼 모두가 부러워하는 커플이었고, 16년의 결혼생활 끝에 아이린과 길처럼 헤어지고 만다.
불안과 절망에 짓눌리는 어린 아내의 모습에는 어드리크 자신이 투영되어 있으며, 어드리크에게 집착하다 못해 알코올 의존증에 빠지고 자살 기도까지 한 마이클 도리스는 물론 소설 속 남편 ‘길’의 원형이다.
작가는 훗날, 이 책을 쓰는 것 자체가 무척 두려웠으며 한발 물러서서 관조하는 한편 고집스럽게 집필을 이어감으로써 자신의 이야기를 객관화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결혼과 가족이라는, 언뜻 견고해 보이는 사회적 테두리는 때론 아무리 밟아도 밟히지 않는 그림자처럼 연약하고 허무하다.
자신의 가족사와 개인사를 매개로 현대 사회에서 가족의 문제를 깊이 파고든 작가의 진지한 용기에서 유럽 문학과 뚜렷이 구별되는 미국 문학만의 미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지은이 루이스 어드리크 △옮긴이 이원경 △펴낸곳 비채
CNB=왕진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