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에는 연대별로 매 주 약 25명 씩 자신들의 작품과 함께 매 전시마다 작가와의 대화가 진행되어 작업에 대한 설명을 관객과 나누는 시간을 마려하고 있다.
조각을 중심으로 작품 자체의 연대기와 작가의 연대기, 그리고 두 연대기가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의 흔적과 부산물 일체가 아카이브 형태로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한국조각가협회 30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전시다.
그동안 소품 하나씩 출품하여 요식행사로 끝났던 협회전을 지양하기 위해 한국현대조각의 역사를 재구성하고, 작품 보다는 자료에 포커스를 맞추었다.
특히 스튜디오에서 제작된 작품을 그저 전시장에 가져다 놓는 식의 전시를 지양하고, 실제로 작품이 제작되는 과정이며 현장 자체를 전시장에 옮겨 놓거나 재구성하는 식의 전시 자체를 탈피하고자 개념과 발상을 광범위하게 아우르는 형식의 전시를 마련하게 된 것이다.
전시를 기획한 고충환 미술평론가는 "하나의 조각이나 회화를 포괄적인 의미에서 작업이 가능해지는 비가시적인 영역으로부터 부수되는 일체를 아카이브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여기에 작가적 아이덴티티에 연유한 일체를 포함한다. 조각이나 회화로 나타난 작품 자체의 연대기와 작가의 연대기를 통해 작가분석에 활용될 수 있는 색다른 시도를 해보려 했다"고 말했다.
7월 14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전시에는 참여 작가들이 예술은 삶을 건강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삶을 반성하게 하는 기술이라는 맥락에서, 작품이 생산되기까지의 생각들의 흔적을 보여주어 한국현대조각의 약사 내지는 소사를 재구성해볼 수 있는 기회를 세상에 선보이는 자리 매김을 한다.
CNB=왕진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