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원하기
  • 인쇄
  • 전송
  • 보관
  • 기사목록
  • 오탈자제보

신용평가사들, 언제까지 ‘소탐대실’ 할 것인가?

‘뻥튀기 평가’로 신뢰 잃어…존재가치 의문

  •  

cnbnews 이성호기자 |  2014.06.16 14:19:54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스스로 초래한 ‘불신’으로 인해 뭇매를 맞고 있다.


결론부터 얘기 하자면 무디스, 스탠더드앤드푸어스, 피치 등 글로벌 신용평가사가 내린 한국 기업들의 신용등급에 비해 국내 3대 신평사(NICE신용평가, 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의 국내 기업 평가의 신뢰도가 낮다는 것이다.


즉 글로벌 신평사 보다 국내 신평사들이 우리나라 기업에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는 것으로 지난해 국제금융센터가 글로벌·국내 신평사로부터 중복 평가를 받은 국내 기업 22개사를 조사한 결과 국내 신평사의 신용등급이 글로벌 신평사보다 평균 6등급이나 높았다.


이 같은 상황은 올해 들어서도 마찬가지다. KDB대우증권 등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와 글로벌 신용등급과 괴리차는 매우 심각하다. GS캍렉스의 경우 글로벌 신용등급은 BBB-이지만 국내 신용등급은 AA+로 무려 8단계나 등급 차이가 난다. 


포스코·KT· 현대자동차·에스오일·롯데쇼핑·현대제철 등이 7단계나 괴리차가 발생되고 있으며, SK텔레콤· 기아자동차·이마트도 6단계, LG화학은 5단계나 국내 신평사들이 글로벌 신평사보다 관대한(?) 점수를 주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3년 기준 국내 신평사가 평가하고 있는 회사채 발행 업체수는 총 1110개사지만 이중 투자적격등급(AAA등급∼BBB등급)을 받은 업체는 무려 1001개사나 된다. 투기등급(BB등급∼C등급) 업체는 109개사에 불과하다.


웬만하면 투자적격등급을 매기기 때문에 2013년 BBB등급 구간의 부도율은 3.52%다. 동양시멘트와 STX팬오션 등의 재무구조 악화에 따른 기업회생절차 신청 등에 따른 것으로 지난 1998년 이후 BBB등급 부도율(3.52%)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국내 신평사들의 ‘뻥튀기’ 신용등급으로 인해 신뢰도 추락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 9일 금융투자협회가 증권·자산운용·애널리스트 등 관련 업무 종사자 1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내 신용평가기관 평가결과를 발표했는데, 신용등급 신뢰도는 10점 만점에 5.84점으로 나타났다.


“10점 만점에 그래도 8, 9점은 돼야 믿을만 하다. 5.84점은 ‘참고수준’ 정도로만 활용할 수 있다”는 게 채권 딜러들의 하소연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국내 기업은 물론 투자자들도 글로벌 신평사의 등급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


한기평이 며칠전 포스코의 신용등급을 20년 만에 낮췄지만 시장이 꿈쩍도 하지 않고 있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미 수년전부터 무디스 등이 신용등급을 낮춰왔기에 새로울 게 없다는 얘기다.


지난해 동양그룹 사태가 터지기 직전까지도 동양 계열사 대부분은 투자적격등급인 ‘B그룹’에 속했다. 동양이 법정관리를 신청한다는 소문이 돌고서야 국내 신평사들은 부랴부랴 신용등급을 투기등급 직전인 ‘D’로 낮췄다. 이미 수만여명의 투자피해자가 발생한 뒤였다.


신평사들은 당시 사건을 철저히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신용으로 먹고사는 신평사가 신뢰를 잃게 되면 결국 피해는 고스란히 선의의 투자자들이 입게 된다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 지금이라도 다양한 평가방법을 연구하고, 과감한 등급 조정을 시행해 땅에 떨어진 신뢰를 조금이라도 되찾아야 한다.


당장에 눈앞에 놓인 고객사의 수수료 유혹을 떨치지 못해 영원한 나락으로 추락하는 ‘소탐대실’이 계속되지 않길 바란다.


(CNB=이성호 기자)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