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장에 걸린 작가의 작품들은 캔버스를 넘어 벽에까지 그림이 그려져 있어 눈길을 모은다. 이 작품은 한국 전시를 위해서 작가가 직접 그려 넣은 것이다.
그림에 그려진 대상들은 천재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과 부서진 컴퓨터, 수많은 수학 공식들 그리고 빈 수술대 옆에서 무언가를 썰고 있는 남자의 모습 등이다.
화면에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것들은 고장 난 컴퓨터 부품들이다. 그려지거나 실제 부품을 캔버스에 붙여 실감을 더했다.
"고장 난 컴퓨터나 부품들이 많이 등장하는 것은 제가 북경으로 오면서 사용하던 컴퓨터가 고장 나, 전자상가에 갔을 때, 버려진 수많은 폐가전제품들을 보고서 느낀 충격이었습니다. 세상과 소통을 위해 사용하던 물품들이 용도가 다하면 버려진다는 것이었죠."
이와 같은 작가의 해석은 현 시대에 대한 풍자와 고뇌를 담고 있지만, 사물과 현상에 대한 깊은 이해와 작가만의 은유적 상징들로 실물에 대한 통찰력과 직관을 제시하고, 세밀한 설정들로 진정성을 이야기한다.
옌헝이 한국에서 펼치는 첫 번째 전시 '자동차 여관'은 진취적인 정신으로 시대의 보조를 따라가는 문화 언어의 환경 아래, 반어적인 태도가 가득한 그림으로 중국 역사, 현재 사회가 안고 있는 특정한 병의 경과와 원리에 대해 논리적으로 꼬집어내며 정곡을 깊게 찌른다.
CNB=왕진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