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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7·30 재·보선’ 시동…당권 ‘지각변동’ 온다

[심층취재] 당권·민심, ‘두 마리 토끼 잡기’ 나선 여야 ‘속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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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도기천기자 |  2014.06.09 18:18:22

▲6.4지방선거가 사실상 여야 무승부로 끝난 가운데 7.30재보선을 향한 각 당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김한길·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지난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왼쪽).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이 8일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다음달 14일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6.4지방선거’가 여야 모두 ‘절반의 승리’로 끝난 가운데, 코 앞으로 다가온 7.30재보궐 선거에 정치권이 사활을 걸고 있다.


이번 재보궐 선거는 최소 12곳에서 치르지는 ‘미니 총선’으로 판이 커진데다, 세월호 국정감사, 새누리당 전당대회, 야권의 조직재편 등 굵직한 정치일정들과 맞물리면서 사실상 박근혜 정부의 중간평가 성격을 띠고 있다. CNB가 선거 향배를 미리 예측해 봤다. (CNB=도기천 기자)


여야 지방선거 무승부, 재보선 ‘올인’
與, 중원 참패 ‘청와대 책임론’ 부상
野, ‘박근혜 심판론’ 실패…재보선 총력
거물급 ‘올드스타’ 저울질, 빅매치 예고


이번 재보궐 선거는 여야 모두 당내 권력구도가 재편되는 시점을 전후해 치러진다는 점에서 여권에 대한 중간평가 뿐 아니라 새로 뽑힐 당지도부에 대한 신임투표 성격을 지니고 있다.


새누리당의 경우, 지방선거 선전에도 불구하고 다음달 14일로 예정된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투쟁이 본격화 되고 있다.  


여권에서는 이번 지방선거가 선거가 여당의 ‘박근혜 구하기’와 야당의 ‘세월호 심판론’ 대결구도로 치러져 여당의 패배 내지 고전이 예상됐던 만큼, 나름 선방했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하지만 대전·세종·충북·충남 등 충청권 4곳을 새정치연합에 내주면서 ‘중원 참패’에 따른 책임론이 부상되고 있다.


지난 8일 당권 도전을 선언한 5선 중진인 김무성 의원은 9일 CBS 라디오 프로에 출연해 청와대 책임론을 언급했다. 김 의원은 “김기춘 비서실장(인선)은 대통령의 선택사항”이라면서도 “당과 청와대 간의 관계를 너무 수직적으로 만든 잘못이 있다. 바꿔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미 새누리당 비주류 의원들은 김 비서실장의 총리 인사 실패, 세월호 참사 책임론 등을 내세워 청와대와의 선긋기에 나선 상황이다.    


홍일표·김성태·이철우 의원 등은 지방선거 직전, 각자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안대희 국무총리 후보자의 낙마 등과 관련해 김 비서실장의 퇴진과 인적쇄신을 요구한 바 있다.


반면 ‘박근혜 지키기’에 나선 친박계는 당권 장악을 통해 재보궐 선거에서 박근혜 정부의 입지를 더욱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친박 진영의 맏형격인 7선의 서청원 의원은 10일 ‘새누리당 변화와 혁신의 길’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사실상 전대 출마를 위한 출정식을 갖는다.


이밖에 비주류 재선 김영우 의원이 전당대회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하는 등 출마 선언이 잇따를 전망이다.


내달 전대에서 새로 구성될 지도부는 7·30재보선을 총괄 지휘하게 된다. 복잡한 당내 구도를 일거에 해소함과 동시에 코 앞으로 다가온 2016년 총선의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 선거에 총력을 쏟을 전망이다.


野, 만회할 마지막 기회


야권에서도 복잡한 당내 세력 다툼을 잠재우고 향후 총선과 대선으로 연결되는 길을 연다는 의미에서 이번 재보궐 선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세월호 참사’ 속에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외형적으로는 ‘선전’했으나 ‘승리’라고 자평하기에는 낯이 뜨겁긴 여당과 마찬가지다. 


충청권을 싹쓸이해 ‘중원’에서 세를 넓혔고 보수 색채가 짙은 강원도도 힘겹게 지켜냈다. 또 무소속의 위협을 받던 텃밭 광주도 수성(守城)에 성공했다.


하지만 민심의 바로미터격인 수도권 3곳 가운데 서울을 제외한 인천과 경기에서 광역단체장을 내준 것은 뼈아픈 대목이다. 기초의원, 기초단체장, 비례대표 선거에서도 새누리당에 비해 성적표가 초라하다.

세월호 참사 이후 조성된 여권에 대한 민심이반 흐름에도 불구, ‘세월호 심판론’을 충분히 담아내지 못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당내에서는 ‘이기고도 진 선거’라는 말이 나온다. 


그동안 ‘안철수·김한길’로 통칭되는 신주류에 밀렸던 친노(친노무현)와 DJ(김대중) 시절부터 호남을 기반으로 세력을 형성해온 구민주계는 이러한 틈새를 파고 들며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아직 표면적으로는 계파 간 갈등이 드러나지 않았지만 조만간 지역위원회 재편이 본격화되면 바닥에서부터 지각변동이 올 것으로 보인다.  


야권의 한 핵심관계자는 “안철수 세력과 민주당이 5:5지분으로 통합한 만큼 기존의 지역위원회는 새로 재편되는 수순을 밟게 된다”며 “이번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 불거졌던 계파간 갈등이 다시 수면위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앞서 새정치연합은 지방선거 직전 광주시장 경선에서 안철수 공동대표의 최측근인 윤장현 전 YMCA 이사장을 전략공천하자 강운태 광주시장이 민주당을 탈당, 무소속 출마하는 등 내홍을 겪은 바 있다. 정청래·이윤석 의원 등 당내 비주류는 지도부를 맹비난하며 논란을 키웠다.       


이런 뒤숭숭한 당내 분위기를 한 번에 만회하는 한편 박근혜 정부에 타격을 줘 정권교체의 전진 기지를 확보하겠다는 게 재보궐 선거에 임하는 새정치연합 지도부의 각오다.

 

▲‘7·30 재·보선’을 앞두고 열리고 있는 ‘세월호 침몰사고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가 선거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여야 특별위원회 조원진 새누리당 간사(오른쪽)와 김현미 새정치민주연합 간사가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수도권·부산, 최대 승부처


이처럼 여야 모두 재보선에 올인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최대 승부처는 수도권과 부산이 될 전망이다.


보궐선거를 치르는 서울·경기 6곳 가운데 서울 동작을, 경기 수원병·평택을·김포는 새누리당이, 경기 수원을·수원정 2곳은 새정치연합이 당선됐던 지역이다.


새누리당 입장에선 적어도 4곳을 지켜야 본전이라도 건지는 격이며, 새정치연합은 인천과 경기지사를 새누리당에 내준 만큼 적어도 3곳 이상을 이겨야 체면치레를 할 수 있다.


이 중 정몽준 전 의원의 서울시장 선거 출마로 공석이 된 서울 동작을은 지난 8일 사임한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 등이 출마를 저울질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의 최측근인 이 전 수석이 승리할 경우, 당내 친박계의 입지는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지방선거에서 친박계 핵심인 유정복 전 장관과 서병수 전 의원이 각각 인천시장과 부산시장에 당선된데 이어 이 전 수석까지 이길 경우, 박근혜 정부의 당면 과제인 개각과 정부조직 개편, ‘관피아’(관료마피아) 척결 등은 더욱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이 전 수석은 동작을보다 상대적으로 유리한 경기 지역의 출마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김문수 경기지사와 서울시장 경선에 나섰던 이혜훈 전 의원도 동작을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이재영 전 새누리당 의원의 의원직 상실로 보궐선거를 치르는 경기 평택을에선 이명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임태희 전 의원이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유정복 전 장관이 인천시장에 당선돼 자리가 비게 된 경기 김포는 진성호 전 새누리당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서병수 부산시장 당선인의 지역구인 부산 해운대·기장갑 보궐선거도 주목받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서 당선인은 치열한 접전 끝에 무소속의 오거돈 후보를 1% 남짓한 근소한 표차로 이기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부산시교육감에는 진보성향의 김석준 후보가 당선돼 ‘부산이 여당의 텃밭’이라는 말이 무색해졌다.  


따라서 해운대·기장갑은 새누리당으로서는 반드시 지켜야 하는 중요한 지역구가 됐다. 해운대구청장을 내리 3선한 바 있는 배덕광 후보와 이종혁·현기환 전 의원 등이 지역정가에서 유력한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 전 의원은 부산 출신으로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대선후보 경선캠프 정무특보와 박근혜 후보 대선선거대책위원회 상황실 조직단장을 맡아 대표적인 ‘개국공신’으로 꼽힌다.


역시 부산 출신인 현 전 의원은 부산시장 경제노동 특별보좌관과 한나라당 공직자후보추천위원회 위원,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을 지냈다.


이밖에 한국무궁화회 총재를 역임한 의사 출신 김정희 후보와 친박연대 사무총장과 대변인을 지낸 김세현 후보가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올드스타’들 저울질…빅매치 성사될까


야권에서는 아직 재보궐선거 후보군의 윤곽이 나오지 않은 상태다. 김현철 전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이 최근 새정치연합 후보로 서울 동작을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힌 정도다. 이계안 새정치연합 최고위원은 서울 동작을 또는 평택을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여기다 정장선 전 의원, 이계안 서울시당 공동위원장, 김효석 최고위원, 박광온·금태섭 대변인, 박용진 홍보위원장, 김명진 전 원내대표 비서실장, 허동준 동작을 지역위원장, 이석형 전 함평군수, 정기남 정책위 부의장 등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된다.


야권에서는 지역을 떠나 손학규·정동영 상임고문,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 등 거물급 중진들의 이름도 오르내리고 있다.


이들의 출마가 현실화될 경우, 새누리당도 ‘올드 스타’들을 내세워 빅 매치를 성사시킬 가능성이 높다. 김황식 전 총리,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나경원 전 의원 등이 거론된다.


새누리당 핵심관계자는 “지방선거가 여야 무승부로 끝난 상태라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을 앞두고 치러지는 재보선의 파급력이 의외로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전당대회 직후에 선거가 치러진다는 점에서 새지도부가 정치역량을 총결집할  것”이라고 전했다.


새정치연합의 486출신 한 의원은 “지방선거에서 세월호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다”며 “박근혜 심판론이 사실상 수포로 돌아간 만큼 야권으로는 이번 재보선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

 
(CNB=도기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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