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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여야 모두 ‘절반의 승리’… ‘책임론’ 후폭풍 분다

[심층분석] ‘세월호 심판론’ 맞서 ‘박근혜 구하기’ 위력 발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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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도기천기자 |  2014.06.05 10:54:04

▲이번 지방선거는 여야 모두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반쪽 승리’로 귀결됐다.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인 새누리당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왼쪽)가 당선 직후 5일 오전 인천시 부평구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부인 최은영씨와 함께 기뻐하고 있다.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장 후보가 5일 오전 종로구 종로5가 선거 캠프에서 부인 강난희씨와 함께 지지자들에게 당선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6·4 지방선거 17개 시·도 광역단체장 선거 결과, 새누리당이 8곳, 새정치민주연합이 9곳에서 승리했다. 지난 2010년 지방선거때 새누리당이 9곳, 새정치연합이 8곳을 차지했던 것에 비하면 수치상으로는 새누리당이 1석을 내준 셈이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기초단체장 선거 총 226곳 가운데 124곳에서 이김으로써, 새정치연합 72곳에 비해 사실상 ‘대승’을 거뒀다. 

 
이번 선거가 여당의 ‘박근혜 구하기’와 야당의 ‘세월호 심판론’ 대결구도로 치러졌고, 애초 여당의 패배 내지 고전이 예상됐던 상황임을 감안하면, 세월호 심판론에 맞서 박근혜 대통령 구하기가 막판 위력을 발휘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우세하다. (CNB=도기천 기자)

 

새누리, 광역단체장 1곳 뒤졌지만 기초선거 ‘대승’
새정치, 반쪽 승리…신주류 對 친노 ‘대격돌’ 예고
여야, 미니총선 ‘7·30 재·보선’에 ‘올인’…예측 불허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잠정 집계에 따르면 5일 8시 현재 새누리당은 ▲부산 서병수(득표율 50.9%) ▲대구 권영진(55.95%) ▲인천 유정복(50.3%) ▲울산 김기현(65.5%) ▲경기 남경필(50.4%) ▲경북 김관용(77.9%) ▲경남 홍준표(58.9%) ▲제주 원희룡(60.3%) 후보가 각각 야당 후보를 누르고 사실상 승리를 확정지었다.


새정치연합은 ▲서울 박원순(55.8%) ▲광주 윤장현(57.9%) ▲대전 권선택(50.1%) ▲세종 이춘희(57.8%) ▲강원 최문순(49.8%) ▲충북 이시종(49.8%) ▲충남 안희정(51.8%) ▲전북 송하진(69.2%) ▲전남 이낙연(77.96%) 후보가 여당 후보에 승리했다.


수치상으로는 새누리당이 한 석을 뒤졌지만 ‘세월호 참사’의 악재 속에서도 경기와 인천 등 수도권 두 곳을 이기고 최대 격전지였던 ‘텃밭’ 부산을 사수함에 따라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새정치연합은 비록 인천을 내줬지만 대전·세종·충북·충남 등 충청권 4곳을 다 휩쓸면서 정치적 중원을 확실하게 차지하고 전체적으로도 한 석을 더 확보해 선전했다는 분위기다.


하지만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는 새누리당에 참패함으로써 울 수도 웃을 수도 없는 형국이다. 


2010년 지방선거 때 기초단체장 82석에 그쳤던 새누리당(당시 한나라당)은 이번 선거에서 124곳에서 이겼다. 당시 92석을 차지하며 웃었던 새정치연합(당시 민주당)은 이번에는 72곳만 건질 수 있었다.

 

여야 모두 ‘절반의 승리’

 

결과적으로 여야 모두 어느 한쪽의 승리를 주장할 수 없는 ‘절묘한 성적표’가 나온 셈이다.


이에 따라 세월호 국정조사와 국정 개혁 등 향후 각종 쟁점을 둘러싸고 여야 간 어느 때보다 치열한 주도권 다툼이 예상된다.


박 대통령은 새누리당이 전체적으로 선방한데다 최측근인 유정복(인천)·서병수(부산) 후보가 당선된데 힘입어 개각과 정부조직 개편, ‘관피아’(관료마피아) 척결을 계획대로 추진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새정치연합은 세월호 국정조사와 청와대·내각의 인적쇄신 등을 더욱 강하게 밀어붙일 것으로 관측된다.


이런 가운데 여야 모두 당 내부에서는 ‘선거책임론’을 부상되며 치열한 헤게모니(주도권) 다툼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충청 참패에 따른 책임론, 새정치연합은 경기·인천 패배에 따른 당내 논란이 예고된 상태다.


이미 새누리당 비주류 의원들은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의 총리 인사 실패, 세월호 참사 책임론 등을 내세워 청와대와의 선긋기에 나선 상황이다.    


홍일표·김성태·이철우 의원 등은 지방선거 직전, 각자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안대희 국무총리 후보자의 낙마 등과 관련해 김기춘 실장의 퇴진과 인적쇄신을 요구한 바 있다.


이번 선거 결과를 계기로 이들을 비롯한 비주류와 옛 친이계(친이명박계) 의원들의 목소리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당내 헤게모니 다툼 ‘가속’

 

새정치연합은 당내 권력 구도가 새누리당에 비해 훨씬 더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새정치연합은 ‘세월호 참사’ 속에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 외형적으로는 ‘선전’했으나 ‘어게인 2010’에 준하는 ‘승리’라고 하기에는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충청권을 싹쓸이해 ‘중원’에서 교두보를 확실히 구축했으며, 보수 색채가 짙은 강원도도 힘겹게 지켜냈다. 또 무소속의 위협을 받던 텃밭 광주도 수성(守城)에 성공했다.


하지만 민심의 바로미터격인 수도권 3곳 가운데 인천시장과 경기지사 자리를 내주고 서울 1곳만 사수한 것은 뼈아픈 대목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조성된 여권에 대한 민심이반 흐름에도 불구, 당 차원에서 전면에 내걸었던 ‘세월호 심판론’을 충분히 담아내지 못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당내에서 ‘이기고도 진 선거’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수도권에 ‘구멍’이 생기면서 향후 항로가 순탄하리라고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이번 선거를 진두지휘한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는 충청권 석권과 강원·광주에서의 승리로 리더십 위기라는 고비를 넘겼다. 특히 안 대표는 자신에 대한 신임투표 성격으로 치러진 광주시장 선거에서 측근인 윤장현 당선인이 승리해 직접적인 책임론은 비켜가게 됐다.


하지만 수도권에서 저조한 성적표를 올린 것을 놓고 계파간 설왕설래가 이어지면서 선거 승패를 둘러싼 내홍이 불거지는 등 후유증을 겪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그동안 신주류에 밀렸던 친노(친노무현)와 구민주계는 이러한 틈새를 파고 들며 목소리를 키워갈 공산이 적지 않아 보인다.


친노 진영의 좌장격인 문재인 의원의 경우, 세월호 국조 국면에서 강경한 대여 모션으로  김·안 대표와 차별화를 꾀하며 정치적 입지확대를 모색하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나온다.

 

여야, 7·30 재·보선에 ‘올인’

 

이처럼 여야 모두 당내 갈등이 불거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최소 12곳 이상의 ‘미니 총선’으로 판이 커진 7·30 재·보선이 다시 한 번 여론의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야 모두 재보선에 올인 함으로써, 복잡한 당내 구도를 일거에 해소함과 동시에 코 앞으로 다가온 2016년 총선의 교두보를 마련하는데 총력을 쏟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여권의 한 핵심관계자는 “이번 지방선거가 사실상 여야 무승부로 끝난 상태라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을 앞두고 치러지는 7·30 재·보선의 파급력이 의외로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당내 논란을 잠식시키고 다음 선거의 기반을 닦는다는 의미에서 여야 모두 사활을 걸 것”이라고 내다봤다. 

 

(CNB=도기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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