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 시대의 평균 수명은 28세로 알려졌다. 평균 수명 78세인 오늘날로 치자면 공자의 나이학은 100세나 그 너머의 나이에 대한 처세론을 여겨질 듯 하다.
오늘날 지천명은 삶과 뜻의 불일치를, 인간과 관계의 불화를, 몸과 욕망의 부조화를 제어하고 다스릴 수 있어야 함을 말한다. 흔들리고 흔들리며, 다시 흔들린다는 지천명을 맞은 두 작가의 작품을 한 자리에 모아 인간과 관계의 불화를 몸과 욕망의 부조화를 제어하고 다스림을 조망하는 전시가 마련됐다.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복합문화공간 NEMO에서 6월 12일부터 7월 13일까지 진행하는 김남용, 이길래 2인전 '지천명'展이 그것이다.
김남용(54)과 이길래(53) 작가는 문화와 정치적 나이로 볼 때 베이비 붐 세대의 끝에, 386세대의 앞쪽 세대이면서, 생존 경쟁이 가장 치열한 88만 원 세대의 부모 세대의 작가들이다.
예술작품을 한 작가의 삶, 혹은 세계관의 투영이라고 간추린다면 작품의 삶 역시 나이를 먹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20∼30대를 프랑스에서 보낸 김남용은 무채색과 반추상의 브론즈 부조 시리즈로 유명하다. 그의 '내면 속의 풍경'시리즈는 무채색만큼이나 존재나 풍경의 거처를 알 수 없다.
하지만 최근 작품들은 원색이 강조되고 프레임이 다양해졌다. 삶과 예술을 대하는 태도가 변했다. 2013년 초부터 해오던 작품들은 놀이하는 인간의 원초성을 보여준다. 작가 스스로 놀아볼 요령이다.
테라코타, 녹슨 철, 다슬기껍질, 동파이프 등으로 사람, 호박, 사과, 양파, 전구 등 친숙한 형태를 만들었던 이길래는 2006년부터 소나무 시리즈를 지속해왔다.
그의 소나무는 교태를 부리는 뿌리, 거만한 줄기, 정력을 과시하는 가지, 벽에서 솟아나온 잔가지, 교미하는 등걸 등 유머와 해학이 넘친다. 최근 작품은 이전에 비해 단순해졌다. 형태는 단순화시키고 생각은 많아졌다.
2012년 작품 늙어가는 가지와 빛바랜 솔잎이 꼼지락꼼지락 바위를 향해 말을 거는 '노송도'나 기괴한 땅에 터를 삼은 '풍경'등은 인생과 문명에 대한 비판적 시선이 엿보인다.
CNB=왕진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