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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사상 초유 부산비엔날레 보이콧, 당사자 오광수 운영위원장은 노코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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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왕진오기자 |  2014.06.04 19:30:43

▲문화부 왕진오 기자.

전시감독 선정 과정에서 불공정 논란을 일으키며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는 부산비엔날레가 사상 초유의 보이콧 에 직면한 가운데 운영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주장에도 당사자는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있다.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는 운영위원장의 행보가 관피아를 능가하는 미술계 엄피아(뮤지엄+마피아)의 전형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달 27일 부산지역 문화예술인 200여 명은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시와 부산비엔날레는 운영위원장의 유감문 발표 이외에는 문제에 대한 재검토 없이 행사 진행을 강행하고 있다. 이에 부산 미술인뿐만 아니라, 음악, 공연, 인문학, 청년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인 전국 문화예술인 및 시인 200여 명은 부산비엔날레를 공식적으로 보이콧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부산비엔날레가 보이콧 운동까지 직면하게 된 것은 지난해 전시감독 선정 파행 사태에서 시작된다. 심사에서 1순위를 차지한 전시기획자 김성연씨가 제외되고, 2위인 프랑스인 올리비에 캐플랑이 전시감독으로 최종 선임되면서부터 부산지역을 중심으로 문화계의 내홍이 일었다.

▲지난 2월 진행된 부산비엔날레 2014년 정기임원회, 정기총회 모습.(사진=부산비엔날레)

이유는 전임 비엔날레 운영위원장인 고 이두식 교수 후임으로 부산에 내려온 오광수(77, 뮤지엄 산 관장) 위원장이 전시감독 선정 절차를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외국인 전시감독을 선정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부산비엔날레 조직위원회는 민병일, 박은주 감사의 보고서를 통해 "권한을 남용해 물의를 일으키고 대외적으로 조직의 명예를 훼손한 운영위원장과 관련자의 징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전시 감독 선정이 임원회 보고, 동의, 승인 등을 완전히 배제한 채 이루어졌고, 정관에 정한 위원장의 권한을 남용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위원장은 전시 감독 선정 권한이 없으면서 운영위원회를 독단적으로 구성하고 사전 검토했다."며 "기존 운영위원회가 의결한 1인 감독제를 무시했고, 자신의 독단으로 구성한 운영위원들과 비상식적으로 회의를 운영했다."는 점을 덧붙였다.

▲오광수 부산비엔날레 운영위원장.(사진=왕진오 기자)


문화예술인들과 미술인들이 사퇴를 요구하는 오광수 운영위원장은 선정과정에서 부터 과거행보에서도 논란을 일으킨 적이 있어 눈길을 모은다.

2013년 부산시가 비엔날레의 운영위원장으로 그를 선임할 당시부터 부산에 대한 문화적 기여도가 전혀 없이 지역에서 한자리를 꿰찬 인사로 지칭됐고, 부산시의 뿌리 깊은 관료주의적 밀실인사의 결과물이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다.

2009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 대행 시에도 새 위원장 임명 후 같이 일할 사무처장 선정 과정에서 위원장 임명 직전에 자신이 임명 처리했고, 당시 46%나 손실이 난 기금을 충분한 협의 없이 환매 결정해 월권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지금까지 이탈리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 최고 관리자, 광주비엔날레 전시총감독, 한국미술평론가협회 상임고문, 국립현대미술관 관장, 한국큐레이터 협회 고문 등 국내 미술계 굵직한 요직을 두루 거쳤다. 현재는 원주에 세워진 한솔그룹 미술관 뮤지엄 산의 관장으로 재직 중이다.

그의 행보가 관심을 받고 있는 이유는 비엔날레 보이콧 이전에 운영위원들이 잡음과 관련해 일괄 사퇴를 한 상태에서도, 위원장 자신은 사퇴와 관련한 어떠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오히려 공개모집 과정 없이 특별전 큐레이터를 수의 계약 형식으로 선임하는 등 독자적인 행보를 걷고 있기 때문이다.

▲3월 27일 부산을 방문한 2014 부산비엔날레 전시감독 올리비에 캐플랑.(사진=부산비엔날레)

부산비엔날레 보이콧 운동과 관련해 비엔날레 측 관계자는 "현재 문화연대와 비공식적인 만남을 통해 오해의 소지를 어느 정도 풀었다. 공식적인 내용은 새로 구성되는 운영위원회와 임원회의를 통해 마련되는 대로 발표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2014년 부산비엔날레는 '세상 속에 거주하기'라는 주제로 9월 20일부터 11월 22일까지 부산시립미술관, 부산문화회관등 에서 본 전시와 특별전, 부대행사 등이 열릴 예정이다. 개막 100여일을 앞두고 있다. 행사를 알차게 준비하기에도 그리 많은 시간이 남지 않은 상태이다.

이러한 시점에 운영위원장의 사퇴와 전시감독 선정 문제 등으로 내홍을 겪으며 깔끔한 봉합 없이 내년부터 제도 개선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원론적인 의사 표명만을 되풀이하는 비엔날레 측의 무성의한 의사 표명은 문제의 본질을 덮어두고 행사만 치루며 된다는 안이한 발상으로 여겨진다.

하루라도 빨리 명쾌한 공식 입장 표명과 함께, 문화예술인들이 화합을 통해서 혁신적이고 진취적인 예술의 향연인 부산비엔날레를 보기를 바랄 뿐이다.

CNB=왕진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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