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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방용운의 ‘나를 바꾸는 3분’<3>…A타입 상사, B유형 상사

직원이 살맛나는 회사 알아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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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이성호기자 |  2014.06.03 10:14:41

“여러분의 상사는 A형입니까, B스타일입니까.” 기업에서 조직개발 강의를 오랜 기간 하고 있다. 많은 교육만큼이나 자주 하는 질문이 이 내용이다. 


특히 리더십, 팔로우십, 커뮤니케이션 등의 강의에서는 잊지 않고 묻는다. A형은 존경받는 상사다. 배울 점이 많은 롤 모델이다. B형은 짜증나는 상사다. 포장마차에서 좋은 안주감이다.


직원들은 잠시 머뭇거린다. 당연히 쉽게 대답할 수 없다. 시간을 준 뒤 다시 묻는다. “손을 들어서 의사표시를 해보실까요. 먼저, 여러분의 상사를 A형이라고 생각하는 분 계십니까.” 극소수가 눈치를 보며 쭈뼛쭈뼛 손을 든다. “그렇군요. 손 내려 주세요. 이번에는 B형 상사와 생활하시는 분?” 아무도 손을 들지 않는다. 다 함께 크게 웃는다.


손을 들었어도, 들지 않았어도 의미는 비슷하다. 강사와 참여자는 서로의 마음을 읽는다. 다만 손들기라는 행위로 통하는 텔레파시를 확인한 것이다. 마음을 알기에 서로 바라보며 익살맞게 웃는다. 필자는 화제를 잇는다. “여러분, 다른 회사에서는 어떨까요. A형과 B형 중에 어느 상사가 많을까요?” 참여자들은 합창하듯 “B형”이라고 대답한다.


순간, 필자는 표정을 바꾼다. 돌변한 강사의 얼굴로 인해 교육장 공기는 긴장감이 조성된다. 느슨함은 사라지고, 엄청난 몰입감이 몰아친다. 말없는 몇 초 가 흐른 뒤, 미소를 지으며 촌철살인 질문을 한다. “그럼 여러분. 여러분도 해고되거나 회사를 사직하지 않는 한 언젠가는 상사가 됩니다. 그 자리에 올라갔을 때 ‘마른안주’가 안 될 자신 있습니까.”


질문과 함께 한 명, 한 명 아이 콘택트를 한다. 하나같이 고개를 떨군다. 자신 없다는 뜻이다. 일부는 고개를 설레설레 젓는다. 강사의 눈을 보고 ‘안주 인생’일 수밖에 없다는 메시지를 보낸다. 필자는 선전포고를 한다. 중요한 두 가지를 이야기한다. 이 때 모든 교육장에서의 공통점이 나타난다. 어떤 회사든, 어떤 직급이든 졸거나 다른 일을 하는 사람이 없다. 모두가 어떤 말이 나올지 몰입한다.


“첫 번째입니다. 여러분, 제발 ‘안주’가 되지 마십시오. 시집살이 많이 당한 며느리가 훗날 시어머니가 됐습니다. 시어머니는 며느리에게 잘 해줄까요? 자신이 당한 것처럼 며느리를 똑같이 시집살이 시킬까요?” 대답은 역시나다. “똑같이 합니다.”


필자는 손을 내젓는다. “아닙니다. 오히려 더 합니다. 왜냐하면 시어머니에게 전수 받은 노하우를 살리고, 자신의 생각을 업그레이드 시켰기 때문입니다. 진화된 여러 방법이 나옵니다.”


다 같이 웃는다. “여러분, 제발 가난의 고리, 아픔의 상처, 나쁜 전례를 끊어 주십시오. 수준 낮은 사람이 군대에서 후임을 괴롭힙니다. 선임에게 당한 분풀이를 후임에게 합니다. 프로 직장인은 상사가 됐을 때 악습을 끊어야 합니다. 부하 직원이 기쁘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합니다.”


대학 시절에 불의에 맞서 시위를 한 사람이 많다. 타락한 정치를 비판하며 세상을 바꾸려고 노력한다. 그 중의 일부는 정치인이 된다. 그런데 그들 중 일부는 스스로 비판했던 인물과 똑같이 타락하고 불의와 적당히 거래한다. 각종 사회비리가 끊이지 않는 이유다.


시민의 수준, 나의 수준을 점검해야 한다. 상사를 안주로 격하해 비판할 시기가 아니다. 오히려 이를 악물고 시집살이를 버티는 정신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나를 단련해야 한다. 자기인생의 리더가 돼야 한다. 리더는 악습과 잘못된 관행을 거부할 수 있는 힘이 있다. 필자가 이 내용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여러분, 최소한 안주는 되지 마세요.”

첫 제안을 끝마칠 때 참여자들의 표정은 매우 진지하다. 깨달음과 공감의 분위기가 교육장에 감돈다.


“두 번째입니다. 함부로 상사를 판단하는 것은 아마추어들의 공통행위입니다. 자녀를 낳아보지 않고 어버이의 마음을 완전하게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 일거리가 없고, 먹거리가 없고, 돈이 없던 시절의 아버지의 스트레스를 아실 수 있을까요.”


이 시대의 많은 아버지는 경쟁사회에서 이리 치리고, 저리 치인다. 파김치가 돼 늦은 시간에 귀가한다. 힘든 삶에도 웃는 것은 가족을 생각하기 때문이다. 어버이는 자식을 위해 헌신한다. 어버이의 마음은 부모가 되면 더 잘 아는 게 세상이치다. 상사도, 상사의 자리에 올라서야 잘 보인다. 필자는 규정을 한다. “상사가 진상처럼 보이는 것도, 막무가내처럼 보이는 것도 상황 탓일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해야 하는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또 그것이 옳은 행위일 수도 있습니다.”


필자는 이 상황에서 프로와 아마추어 접근방식의 다름을 말한다. 프로는 냉정하게 생각하지만 아마추어는 논리가 약한 감정에 휘말린다. 심지어 경험하지 않은 것도 주변의 평가대로 믿어버린다. 안타까운 현상은 시시각각 일어난다. 필자도 성급하게 판단해 오판한 적이 많다. 자세히 알아보면 상당수는 주변의 평과는 달랐다. 


상사가 정말 진상일 수도 있다. 이 경우도 천성이 나쁜 사람은 거의 없다. 상황에 따라, 가치관에 따라 부하직원으로부터 인심을 얻지 못한 게 다반사다. 그렇기에 현자들은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고 했다.


특별한 상황, 상사를 둘러싼 환경이 어려운 분위기의 큰 원인이다. 따라서 미워하기에 앞서 이해의 폭을 넓혀야 한다. 이때는 소통이 가능해 개선의 여지가 있다. 프로는 소통을 통해 살맛나는 일터를 추구한다. 필자는 두 번째 핵심을 정리한다. “살맛나는 일터는 회사가, 상사가 만들어 주는 게 아닙니다. 살맛나는 일터는 나하기 나름입니다.”


글쓴이 방용운


기업교육 15년째인 필드고수다. 회사의 목소리와 현장의 함성을 강의에 제대로 담는 ‘강의의 달인’이다. (주)런투 컨설팅 교수실 실장이고, 윌슨러닝코리아 교수 그룹장을 역임했다. http://blog.naver.com/bangp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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