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전 안대희 옹호했던 野, 이번엔 갖은 의혹 제기
새누리 “야권의 트집 잡기는 누워서 침뱉는 격”
안대희 “제가 부족한 탓… 청문회서 밝히겠다”
새누리당은 안대희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야권의 파상 공격에 정면 돌파 카드를 꺼냈다.
새누리당은 안 후보자가 변호사 개업 이후 상당한 재산 증식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법테두리내에서의 정당한 수입이었으며, 발빠른 사회 환원 결정으로 논란을 차단한 만큼, 야권의 안 후보자 비판은 트집잡기에 불과하다고 맞서고 있다.
이완구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27일 의원총회에서 “안 후보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나 야권에서 그간 치켜세웠던 인물”이라며 “야권이 또 흔들기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안 후보자는 노무현 정권과 인연이 깊다. 안 후보자는 노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03년 3월 검찰의 꽃인 대검 중앙수사부장에 임명됐다.
대검중수부장을 맡으며 성역없는 대선자금 수사로 ‘국민검사’ 이미지를 굳혔다. 당시 야당이던 한나라당(새누리당의 전신)은 불법 대선자금 수사로 인해 ‘차떼기당’으로 낙인찍혔다.
당시 여권 세력도 안 후보자의 칼끝을 피하지는 못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던 박지원, 노무현의 오른팔로 통하던 권력실세 안희정까지 안 후보자의 칼끝을 피하지는 못했다. 이런 대쪽같은 자세가 인정받아 안 후보자는 노무현 정부 말기에 대법관에 올랐다.
새누리당은 이처럼 안 후보자가 노 전 대통령을 비롯해 야권의 호감도가 높았던 인물이라는 점을 상기시키며 야권의 비판은 지나친 정치 공세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완구 대표는 이날 SBS라디오 ‘한수진의 SBS전망대’에 출연해서도 “안 후보자는 노 전 대통령이나 야당도 훌륭하다고 했을 정도로 소신껏, 흠결 없이 공직을 해온 분”이라며 “본인이 ‘관피아’(관료 마피아) 척결 등 현안을 소신껏 해 나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민현주 새누리당 선대위 대변인도 구두 논평에서 “안 후보자는 자신부터 쇄신, 환골탈태를 하겠다며 재산을 기부하기로 했다. 여기에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는 야권이야말로 기부 정신의 취지를 오염시키는 정치적 행위”라고 맹비난했다.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재산 환원 결정으로 큰 고비는 피해갔다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한 중진의원은 “국회 청문회 과정에서 크고작은 논란이 불거질 수는 있겠지만, 적어도 재산 문제는 이번 일(사회 환원)로 넘어가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은 “이미 2006년 대법관 청문회를 통과한 만큼 자잘한 문제는 나올 수 있겠지만 낙마까지 가는 결정적 한 방은 없을 것”이라며 “(2006년 청문회 당시 여권이었던) 야당이 안 후보자의 흠집을 잡고 늘어진다면 누워서 침뱉는 격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가장 큰 논란은 총리 지명을 받기 직전까지 변호사 활동을 하면서 올린 수입이다. 지난해 7월 서울 용산에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한 뒤 연말까지 5개월간 16억여원을 수임료로 벌어들인 것으로 알려져 전관예우 논란이 일고 있다.
안 후보자는 논란이 커지자 지난 26일 국회에 임명동의안이 제출되는 때에 맞춰 “국민정서에 비춰 봐도 너무 많은 액수”라며 “변호사 활동으로 늘어난 재산 11억여원을 모두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안 후보자는 또 자신이 변호한 대법원 상고사건을 예로 들며 “100페이지가 넘는 상고이유서를 다 직접 썼고, 서명만 한 일은 한번도 없다. 이는 전관예우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밖에 지난해 10월 구입한 서울 회현동의 78평짜리 아파트를 둘러싼 양도세 논란, 아들과 딸에게 각각 5천만원씩을 증여한 것과 관련된 증여세 문제, 위장전입 의혹 등 고위공직자 청문회 때마다 단골 메뉴로 불거져 온 부동산·재산 문제가 이번에도 도마에 올랐다.
안 후보자는 28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의 집무실로 출근해 청문회 준비에 들어간 상태다.
안 후보자는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청문회 때 충분히 이야기하겠다. 모두가 다 제가 부족한 탓이다”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의 한 중진은 “초임 검사 때부터 부정부패 척결을 위해 평생을 살아온 분이 고의로 재산을 늘리려고 법에 위배되는 일을 벌였겠냐”며 “국민정서상 지나치다고 판단되는 부분은 본인이 적극 소명하고 있는 만큼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CNB=도기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