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사회와 관련 서울관 운영지원팀은 “'문화가 있는 수요일'을 맞아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 중에 영화 내용에 미술관련 이야기가 들어있어, 관람객들에게 색다른 시간을 제공할 수 있겠다는 취지에서 마련했다.” 며 “원래 영화관 상영이 아니라 미술관 로비에서 상영할 계획이었다.”고 밝혔다.
또한 “기획 초기에는 로비에서 음악회와 함께 상영하려했다. 미술관 내의 영화관을 알리는 취지와 함께 개관 6개월 된 서울관의 색깔을 찾으려는 시도에서 결정된 사안이다.”고 덧붙였다.
‘베스트 오퍼’라는 이 영화가 서울관의 부대시설을 당당히 접수한 것은 주인공이 미술품 경매사이자 예술품의 가치를 알아보는 감정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영화나 드라마에 미술과 관련된 직업이나 작품이 나오는 영화는 이 영화 말고도 많다.
하지만 복합문화공간과 매체융합의 특성으로 만든 영화관과 멀티프로젝트 홀을 갖춘 서울관이 미술관 자체 콘텐츠가 아닌 영화 배급사의 마케팅 홍보프로모션의 장으로 이용됐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전례가 만들어지면 어느 순간 미술관 외벽에 영화 상영현수막이 붙지 말라는 법이 없을 것이다. 총사업비 2460억 원을 들여 서울 도심 한복판에 만들어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 자체 기획의 콘텐츠보다는 외부에서 만들어진 손쉬운 아이템만을 선보이게 된다면, 과연 첨단 하드웨어를 갖추고 있으면서도 내부 운영은 제대로 하지 못하다는 질책을 면할 수 없을 것이다.
미술관에서 상업영화의 상영, 패션쇼 등 그 어떤 행사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특별한 제약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돈벌이를 위해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는 상업영화의 프로모션 이벤트를 국가 공공미술관이 앞장서서 펼치는 모양새는 지양되어야 할 것이다.
더욱이 누구나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일상 속의 미술관', '문화발전을 생성하는 열린 미술관'을 표방하며 지난해 11월 13일 개관한 서울관이 개관 6개월여 동안 우리에게 보여준 것이 그렇게 감동적이 아닌 상황에서 더욱 씁쓸한 여운을 남긴다.
CNB=왕진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