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은 코카콜라음료를 지난 2007년 말에 사들여 1년만에 흑자 기업으로 탈바꿈시킨 뒤 인수 6년 만에 한국 시장 진출 이후 처음으로 2013년 연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2010년에는 더페이스샵을 인수해 해외 28개국 1400여개의 매장을 확보하는 등 해외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브랜드샵 최초로 연 매출 5000억원을 돌파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일본 내에서의 화장품 및 이너뷰티 사업 확대를 위해 2012년 일본 화장품 업체 긴자스테파니, 2013년에는 에버라이프, 2014년에는 R&Y를 차례로 인수했고 북미 화장품 시장 진출을 위해 캐나다 Fruits & Passion도 지난해에 인수했다. .
이에 따라 해외사업 매출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2011년 2864억원, 2012년 4460억원이었던 해외사업 매출은 2013년에는 6690억원으로 전년 대비 50% 성장했고, 해외사업 영업이익은 1109억원으로 전년 대비 49.0% 성장했다.
궁중한방 화장품 ‘후’ 중화권 상류층 공략
LG생활건강은 1995년 중국에 첫 진출, 현재 상해법인을 중심으로 상해·항주·남경·북경 등 중국 내 17개 영업팀(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주요 유통은 백화점 340여 매장과 전문점 등 다양한 채널을 운영 중이다.
특히 중국시장에서 외국 유명화장품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자 2006년 최고급 한방 화장품 브랜드 ‘후’를 런칭했다. ‘후’브랜드는 현재 상해의 ‘빠바이빤(八百伴), ‘쥬광(久光)’, 북경의 ‘앤샤(燕莎)’ 등 대도시 최고급 백화점 7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2011년·2012년 연평균 약 30%이상, 2013년 88% 이상의 신장을 기록하는 등 급성장하고 있다.
또한 ‘후’는 국내 프리미엄 화장품 최초로 홍콩의 명품백화점 ‘레인 크로포드(Lane Crawford)’ 타임스퀘어점과 IFC몰 등 프리미엄 상권 두 곳에 입점함으로써, 막강한 소비력의 중화권을 중심으로 해외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한편, 중국 항저우 현지공장은 중국 최고 수준의 화장품 생산 설비를 갖추고 있으며, 지난 2000년 중국 정부 승인 ISO 9001, 2011년 ISO 22716 인증을 획득한 바 있다.
LG생활건강은 중국 화장품 사업에 철저한 ‘고급화 전략’을 내걸었다. 이는 최근 중국 여성들의 고급화, 고소득화 추세로 인해 고가의 고급 제품을 점차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후’는 글로벌 브랜드가 흉내 낼 수 없는 한류를 대표하는 궁중한방이라는 차별화 포인트가 갖춰져 있어, 향후 중국시장 내 전략적인 키워드로 역할을 톡톡히 해나간다는 방침이다.
LG생활건강은 VIP 마케팅 전략의 일환으로 상해, 항주, 남경, 북경, 중경 등 주요 대도시와 거점 지역 내 주요 백화점에서 봄가을 대형 메이크업 행사를 실시하고, 타겟 고객을 공략할 수 있는 Co-Marketing 등 브랜드 인지도 제고를 위한 활동과 VIP초청 뷰티클래스 등 중국 내 상위 5% 고객 공략을 위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오휘’ 스마트 선블록… 베트남 여심(女心) 유혹
LG생활건강은 베트남 화장품 시장에서 2005년부터 ‘오휘’, ‘후’를 선보인 뒤, 시세이도, 랑콤 등 해외 브랜드를 제치고 베트남 프리스티지 화장품 매출 1위의 확고한 입지를 유지하고 있다. 호치민시와 하노이시의 다이아몬드 백화점 및 백성(Parkson) 백화점 7개점에 ‘오휘’, ‘후’ 전문매장을 오픈 운영 중이다.
간편하게 덧바를 수 있는 신개념의 ‘오휘 스마트 커버 선블록’은 365일 자외선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길 원하는 베트남 여성들을 위한 프리미엄 선블록으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오휘선블록은 한국 여성처럼 희고 건강한 피부를 가꾸길 원하는 베트남 여성들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 또한 국내에서 최첨단 생명공학 화장품 시대를 본격화한 오휘 최고급 프리미엄 라인 ‘오휘 더 퍼스트’가 베트남 상류층 고객을 공략해 급성장하고 있다.
자연발효 ‘숨37’ 일본서 선보여
프리미엄 자연발효 화장품 ‘숨’은 베스트셀러 ‘숨37 시크릿 프로그래밍 에센스’등 피부 속부터 건강하고 환하게 가꿔주는 자연발효컨셉트를 강조하면서, 2011년 화장품 온라인숍인 ‘롯데스타일’과 제휴해 온라인 채널에서 판매했으며, 긴자스테파니 화장품의 긴자 본점 빌딩 내에 플래그쉽스토어를 운영했다.
일본 미츠코시이세탄 백화점(오사카, 후쿠오카, 사가미하라) 3곳과 마츠자카야 백화점(나고야) 1곳 등 총 4개 매장 외에 소고 백화점(히로시마) 테스트 매장 1곳을 운영중이다.
일본에서 이처럼 빠르게 백화점매장을 확대한 성과는 한국을 방문한 일본인 관광객들이 면세점에서 발효화장품 ‘숨37’을 구입해 사용한 뒤 입소문이 빠르게 퍼지면서, 자연발효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덕분이다.
일본은 발효음식 등 발효문화가 매우 발달한 나라임에도 자연발효 컨셉을 가진 화장품은 없었기 때문에 ‘숨37’에 대한 일본 여성들의 관심이 높다, 특히 탁월한 보습감, 부드러운 사용감, 고급스러운 용기 등도 큰 차별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본·중국·동남아 등 해외시장 공략 ‘속도’
LG생활건강은 2012년 긴자스테파니, 2013년 에버라이프를 연이어 인수했고, 지난 2월에는 LG생활건강의 일본 내 자회사인 긴자스테파니가 일본 내 Placenta(돈 태반) 부문 건강기능식품 2위 업체 R&Y를 인수하며 해당 부문의 확고한 기반을 확충하고 일본 내에서의 화장품 및 이너뷰티(Inner Beauty) 사업 확대에 적극 나섰다. 일본 화장품 시장은 한국의 6배에 달하는 약 41조원으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규모이다.
한편, 긴자스테파니는 최근 R&Y를 흡수합병하기로 확정했다. 흡수합병 목적은 일본 내 화장품 및 건강기능식품 사업의 시너지 제고 및 경영효율성 증대를 위해서다. 또한 고객 라이프 사이클의 체인화 구축을 통해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가기 위해서다.
더페이스샵은 지난 2004년 싱가포르 진출을 시작으로 현재 해외 28개국에 1400여 개 매장을 효과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갈수록 경쟁이 심화되는 국내시장의 포화상태를 해소하고 매출 등 양적 성장 및 글로벌 브랜드로 발돋움하기 위해 해외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2013년 해외시장에서 1284억원 매출을 달성했으며, 전년인 2012년 774억 대비 약 70% 가까이 가파르게 성장했다. 이는 더페이스샵 전체 연간 매출의 약 25% 비중에 달하는 성과로 업계 1위 브랜드로서 해외시장 개척의 청사진을 제시했으며,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고도 성장 추세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특히 싱가포르 및 베트남,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기존에 꾸준히 안정적으로 매출을 올리고 있는 동남아시아 시장을 넘어, 향후 최대 규모의 화장품시장으로 부상 가능성이 높은 중국을 거점국가로 선정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더페이스샵은 지난 2007년부터 중국에서 사업을 진행해온 기존 마스터 프랜차이즈 중 한곳인 포샨(Fo Shan)과 지난해 9월 합자법인(J/V)을 설립, 보다 적극적으로 중국 사업을 전개 하고 있다. 기존 마스터 프랜차이즈에서 관리해온 매장 등 약 200개에 달하는 매장을 합자법인에서 통합 관리하고 있으며, 향후 보다 신속하고 효율적인 관리를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중국 내 매출은 약 441억원이며, 올해에는 공격적인 매장 확대와 대대적인 마케팅 행사, 신제품 런칭 등을 진행해 중국 내 매출을 약 700억 원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이밖에도 2011년부터 컬러 믹스(Colour Mix)와 계약을 체결해 홍콩과 마카오 지역까지 중국시장을 확대했으며, 4월 말 기준 홍콩 65개, 마카오 5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성장가능성 및 입지적 특성을 고려해 중동시장을 공략하는 등 리딩 브랜드로서 전방위적인 해외시장 공략 행보를 보이고 있다.
더페이스샵은 지난 2006년 요르단, 2007년 아랍에미리트 진출을 시작으로 현재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등 4개국에 약 3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기준 중동시장에서만 매출 약 300만달러를 달성하는 등 주요국가를 중심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올해 내 카타르와 쿠웨이트, 바레인 등 주변국가까지 시장을 확대하고 북아프리카 및 유럽시장 진출의 교두보가 되는 터키 등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LG생활건강은 이 같은 해외사업 확대를 위한 다양한 시도를 통해 2013년 연간실적은 매출 4조3263억원, 영업이익 4964억원, 순이익 3657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각각 11.0%, 11.4%, 17.2% 증가하며 사상 최대의 연간 실적을 기록했다.
전 사업부문에서 성과를 고루 창출했고, 특히 해외사업에서 높은 성장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LG생활건강 차석용 부회장은 임직원들 대상의 CEO메시지를 통해 “리스크 분석을 한 후 감수해 볼 만한 위험이라면 일관성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도전해야 한다”며 “설령 실패하더라도 가치 있는 도전을 했다고 칭찬해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새로운 시도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CNB=이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