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이라는 주제로 뭉친 각 분야의 작가들은 동, 서양화와 일러스트레이션, 공예 등 다채로운 구성의 작품 50여 점을 통해 이 땅에서 오랫동안 삶의 터전을 함께해온 인간과 동물이 지혜롭고 행복하게 공존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고, 우리가 보다 '인간답게' 동물을 대할 수 있는 길은 무엇인지 함께 고민하는 시간을 마련한다.
곽수연, 김현정, 김혜정, 박세연, 백은하, 백종훈, 오윤주, 조가희, 조나라 등 9인의 작가들은 전시를 통해 마련된 기부금을 유기동물 구호활동에 사용해 전시의 취지를 살리는 운동도 함께 펼친다.
곽수연 작가는 개를 통해 인간의 자화상을 볼 수 있는 수단이며 주인의 심리상태를 집약해주는 매개체로 현대인의 모습과 본질적인 생각을 자연스럽게 엿보고 그림 속에 표현한다.
말없이 눈빛으로 또는 몸짓으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고양이에 주목한 김현정 작가는 말을 못하는 동물이지만 그 표정들을 볼 때마다 마음 전하는 것에는 대화가 반드시 필요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일깨운다.
박세연 작가는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동물이 가지고 있는 가죽과 무늬가 인간의 탐욕을 자극하며 잔인하게 찢겨 나가는 것을 그려낸다. 공존이라는 생명의 법칙을 깨뜨린 인간이 멸종의 차례가 스스로에게도 다가오는 것을 알지 못함을 경고한다.
조나라 작가는 앞 뒷면의 구분을 명확히 하지 않는 작업을 통해 어떤 것이 진실이고, 어떤 것이 거짓인지 어떤 것이 정답인지 오답인디 스스로 확신 할 수 없기 때문에 모든 것이 자신의 작업으로 들어 왔을 땐 정확히 단정 짓지 않는다.
모든 관념을 깨버리고 구체화된 이미지를 추상적으로 표현함으로써 그 어떤 것에도 답이 없는 형상으로 바꾸는 과정을 화면을 통해 선보인다.
CNB=왕진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