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 가운데서도 신한금융그룹은 2008년 이래 6년 연속 국내 금융권 순이익 1위라는 기록을 이어나갈 정도로 실적이 좋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은 아직도 목이 마르다.
한 회장은 최근 “목표 달성의 과정을 중시하는 ‘등로(登路)주의’에 입각해 고객에게 더 큰 가치를 제공하는 것, 이것은 바로 신한에게 주어진 생존의 문제”라며 “올해에도 금융인으로서 업(業)에 대한 진지한 사명감과 도전정신을 가져달라”고 직원들에게 당부했다.
최근 금융권에서 일어난 각종 사고에서 한발 비껴서 있는 신한의 자신감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브랜드 가치 높여라”
신한금융그룹은 2014년 1분기 실적발표(IR)에서 그룹의 순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16.1%, 전분기 대비 62.7% 증가한 5584억원을 시현했다.
신한 측은 규제 확대 등 국내외 경제의 각종 어려운 상황에서도 우량 대출 중심의 적정 자산성장 지속과 유동성 예금 확대를 통한 순이자마진(NIM)의 안정을 실현하는 한편, 카드 등 비은행그룹사들의 실적 방어, 그룹 차원의 중장기적인 비용 감축 노력이 빚어낸 결과라고 설명했다.
특히, 신한이 자랑하는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 및 차별화된 건전성을 바탕으로 한 은행의 대손비용 감소가 올해 1/4분기부터 나타나면서, 앞으로도 그룹의 안정적인 이익실현은 이어질 전망이라는 것.
신한금융그룹의 위상은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평가에 있어서도 높아지고 있다. 세계적 권위의 금융전문지 ‘더 뱅커’지는 지난 2월 신한금융그룹을 ‘글로벌 500대 금융브랜드’에서 국내 1위, 글로벌 43위로 선정했다. 2012년 57위, 2013년 51위에 이어, 2014년에는 전년보다 8계단 상승해 신한은 3년 연속 국내 1위 금융 브랜드를 고수하고 있다.
또한, 지난 1월에는 다보스 포럼에서 발표한 ‘글로벌 지속가능 경영 100대 기업’중 2013년 보다 56위 오른 30위를 차지, 삼성·포스코 등을 제치고 국내 기업으로는 가장 높은 순위에 오르기도 했다.
신한측은 장기간에 걸쳐 고객에게 보여 준 상품, 서비스, 사회공헌활동, 재무실적 등 다양한 기업활동이 총체적으로 평가를 받은 결과라고 전했다.
리스크관리는 기본…다양한 포트폴리오 ‘눈길’
금융권 순익 1위를 지속 유지하는 신한의 저력에 대해 시장에서는 리스크 관리 역량, 다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비결로 꼽고 있다. 실제로 신한의 탁월한 실적에는 ‘차별화된 리스크 관리 역량’이 근간이 되고 있다.
정통 금융맨이자 신한 기업문화의 산파 역할을 했던 한 회장은 평소 금융회사에서의 리스크는 ‘관리’하는 것이지, 무조건 ‘회피’하는 것은 아니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리스크를 잘 통제하는 것이야말로 수익의 원천이며 금융회사 건전성의 척도라는 것이 한 회장의 경영철학이다. 이는 최근 경영실적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의 2013년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전년보다 0.08%p 하락한 1.26%로 4대 금융그룹 최저 수준이다.
카드사업의 부실채권을 상각하며 건전성 강화에 힘쓴 결과다. 특히 고정이하여신에 대한 커버리지 비율도 2013년말 기준 163.5%로 89%~125.5%인 타 경쟁사들과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즉 보수적인 충당금 적립 정책을 일관되게 시행해 온 결과로, 향후 부실기업이 정상화되면 손익으로 환원될 재원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의미다.
한편, 2013년 신한금융의 자산 증가율은 2.0%로 다른 금융그룹보다 비교적 낮다.
신한측은 무리한 영업으로 부실한 자산을 유입하기 보다는 비록 자산 성장이 약간 더디더라도 우량자산 위주의 성장을 통해 튼튼한 자산구조를 만든다는 리스크 관리 전략이 반영된 결과라고 밝혔다.
더불어 신한금융그룹은 은행, 비은행 부문의 역할분담이 잘 되는 모범적인 지주회사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신한은지주사 설립 이후 M&A 등을 통한 비은행 부문 사업 강화로 국내 금융그룹 가운데 은행의 의존도가 가장 낮은 균형있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신한카드는 업계 1위 사업자로 그룹의 비은행 부문에서의 캐시카우 역할을 담당하고 있고, 보험과 증권, 자산운용도 경쟁 금융그룹 대비 높은 이익기여를 보이며 그룹 이익기반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데 큰 역할을 했다.
2013년말 기준 신한의 당기순이익 비중은 은행부문 62%, 비은행부문 38%(카드 29%, 금융투자 3%, 생명 4%, 신한캐피탈 등 2%)다.
신한측은 은행의 수익성이 기대에 못 미치더라도 카드·증권·생명 등 비은행부문에서 이를 만회해 그룹이 매년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상호보완의 구조가 만들어져 있다고 덧붙였다.
(CNB=이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