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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우사진상 '올해의 주목할 작가' 윤지선, 바느질로 자신만의 얼굴 창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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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왕진오기자 |  2014.05.14 11:44:40

▲일우스페이스에 전시죈 윤지선 작가의 '누더기 얼굴'.(사진=왕진오 기자)

얼굴에 수많은 색채의 실을 이용해 꿰매거나 누벼서 본래의 이미지가 아닌 새로운 형태의 얼굴이 드러나는 작품이 전시장 벽면에 걸렸다.

사진과 재봉을 이용한 수공예적 노력이 돋보이는 작업으로 국내외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젊은 작가 윤지선(40)이 자신의 얼굴 사진을 바탕으로 재봉질을 통해 만들어낸 '누더기 얼굴'이다.

회화를 전공한 윤지선 작가는 자신의 얼굴 사진에 천을 덧대고 그 위에 수없이 반복하는 재봉작업을 통해 수십개의 다른 모습으로 변형시킨 '누더기 얼굴'시리즈는 사진을 거울처럼 이용해 자신의 내면에 감춰진 표정과 욕망의 자화상을 촬영하고, 실과 바늘이라는 도구를 통해 원래의 모습을 제거하면서 자신이 원하는 전혀 다른 얼굴로 재탄생시킨다.

▲일우스페이스 전시장에서 자신의 누더기 얼굴 작품과 함께한 윤지선 작가.(사진=왕진오 기자)

얼굴에 재봉작업을 시작한 계기가 아일랜드에서 유학 중 현지 도서관에서 발견한 신문이라고 전한다. 시민운동가가 체포된 기사였는데, 그 인물의 입과 눈 그리고 얼굴에 바느질로 꿰맨 상태의 사진이 보도된 것이라고 한다.

윤지선 작가는 "저항에 대한 표현을 위해 자신의 입과 눈을 꿰맨 그 운동가의 모습에서 충격을 받았다. 말보다 더 무서운 것이 침묵이라는 사실에 그 신문을 몰래 가지고 나온 기억이 있다"며 "내 얼굴 사진에 재봉질을 통해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 세상에 향해 말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녀의 작업에 대해 일우재단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신수진 연세대학교 교수는 "작가의 작품은 자신의 얼굴 사진을 바늘로 찌르고 실로 꿰매는 다소 과격한 실행을 통해서 완성된다. 자기애가 자화상의 중요한 심리적 기반이 되는 점을 고려하면, 카메라를 거울 삼아 적극적으로 자신을 드러낸 초상을 집요하게 메워낸 작업과정은 이율배반적으로 보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또 "완성된 작품 속에서 그녀의 얼굴은 타인에게 보여주기 위한 외현적 기능을 지닌 페르소나를 배제하고, 스스로 창조해낸 얼굴이 되었다. 오랜 시간 동안 공을 들여야 하는 세공적 작업과정을 통해 부모로부터 물려받거나 사회적인 관계 속에서 주어진 얼굴이 아닌 자신만의 얼굴을 창조해낸 것이다"며 윤지선의 독창적인 작품에 대해 설명했다.

▲서울 서소문로 대한항공 1층 일우스페이스에 전시된 윤지선 작가의 누더기 얼굴 작품들.(사진=왕진오 기자)

5월 8일 막을 올린 윤지선의 '누더기 얼굴'전은 제4회 일우사진상 수상자의 출판 기념전이다. 세계적인 아트북 전문 출판사인 독일 '핫체칸츠'에서 단독 작품집을 출판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

윤지선 작가는 한남대학교에서 학사와 석사를 마쳤다. 사진과 재봉을 이용한 초상화 작업에 담긴 수공예적 노력과 독특한 표현 방식, 강렬한 작품의 완성도로 일우사진상 심사 당시 국제심사위원단의 주목과 찬사를 받은 바 있다.

다양해진 사진의 표현방법을 보여주는 전시로 재봉을 이용한 수공예적 노력이 돋보이는 사진 작품 38점이 전시되는 윤지선의 '누더기 얼굴'전은 7월 2일까지 서울 서소문로 대한항공 사옥 1층 일우스페이스에서 진행된다.

한편 일우사진상은 뛰어난 재능과 열정을 지닌 유망한 사진가들을 발굴해 국제적 경쟁력을 지닌 세계적인 작가로 육성하고자 2009년에 처음 제정되었으며, '일우'는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의 호다.

왕진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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