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국내에서 보기 힘들었던 법정 전염병 ‘홍역’이 국민대와 광운대에서 집단 발병한 것으로 확인돼 보건당국은 물론 전 국민의 관심과 우려를 낳고 있다.
13일 질병관리본부는 국민대 학생 10명과 광운대 학생 1명 등 총 11명이 홍역 확진 판정, 전날 기준으로 의심 환자는 49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최초 홍역 환자는 지난달 8일 확진되었고 현재까지 확진 환자들은 모두 자택 격리 치료 중이다.
전세계적으로 유행하는 급성 발진성 바이러스 질환인 홍역은 오직 인간을 통해서만 전염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홍역 예방 백신이 개발된 이후에는 발생률이 급격히 줄었으나 일부 후진국에서는 아직도 흔히 발생하고 있는 전염병이다.
홍역에 감염될 경우 10여일간의 잠복기를 거친 후 3∼5일간 열이 심하게 나고 불쾌감과 기침, 콧물, 결막염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홍역에 의한 피부 발진은 홍반성 구진형태로 앞머리에서부터 생긴 후 얼굴, 목, 팔, 몸통, 대퇴부, 발까지 퍼진 다음 발진이 나타났던 순서대로 없어진다. 발진 후 2∼3일간은 40℃이상의 고열이 나는 등 증상이 가장 심하고 5일 정도가 지나면 발진 부위의 껍질이 벗겨지면서 사라진다.
증상만으로도 홍역 진단이 가능하지만 홍역이 의심될 경우 혈청검사와 바이러스 분리 검사를 시행해서 확진을 하게 된다. 홍역 바이러스는 실온에서 비교습도가 낮은 경우에만 몇 시간 동안 살아있으면서 감염성이 유지되기 때문에 주로 봄, 겨울에 유행하기 쉽다.
흔히 홍역을 영유아나 소아에게만 나타나는 전염병으로 오해하지만 최근 일부 대학교에서 집단 발병한 것처럼 성인이 된 이후에도 전염이 될 수 있다. 홍역은 아직 치료약이 개발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증상을 치료하는 대증요법을 시행한다. 홍역은 중이염, 기관지염, 폐렴 등의 호흡기계 합병증과 드물게 뇌염이나 설사같은 장염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치료과정에서 합병증 발생을 주의해야 한다.
홍역은 한번 걸리고 나면 평생 면역이 생기기 때문에 재감염이 되지 않지만 세계적으로 연간 약 100만명의 아이가 홍역으로 사망할 만큼 위험한 질병이다. 따라서 미리 홍역 예방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홍역 예방 접종은 생후 12∼15개월, 만 4∼6세 사이에 총 2회에 걸쳐 맞는다. 만약 접종시기를 놓쳤다면 최소 4주 간격으로 두 번 맞으면 된다. 홍역 예방 접종으로 면역이 생기면 홍역에 걸리지 않거나 혹시 걸린다하더라도 약하게 앓고 지나가게 된다.
감염된 환자와 접촉한 사람의 90% 이상에서 발병할 정도로 전염력이 강한 홍역은 환자와 접촉하거나 홍역에 걸린 사람에게서 나온 침이나 콧물 속 바이러스가 공기를 떠돌아다니다가 다른 사람에게 옮겨서 감염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확진 환자는 반드시 격리해서 치료를 해야한다. 또 기관지 폐렴, 중이염, 부비강염 등의 합병증을 예방하려면 환자의 비강 및 구강을 항상 청결하게 유지시켜 주어야 하고 감염원이 될 수 있는 환자의 배설물이나 오염물은 철저하게 소독해야 한다.
온 종합병원 소아청소년과 안혜성 과장은 “홍역뿐만 아니라 비슷한 열성 발진 질환이 많기 때문에 만약 발열과 함께 피부 발진이 있을 때는 신속히 가까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며, “소아뿐만 아니라 성인도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홍역 환자와 접촉으로 감염 가능성이 있다면 지체없이 병원을 찾아 예방적 조치를 취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