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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표 교수의 공연예술산책

연극으로 매주 상상을 심는 극단 ‘상상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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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락현기자 |  2014.04.29 16:40:51

▲공연후 배우들의 커튼콜 장면.(사진/김건표 교수)

극단 ‘상상극장’은 매주 토요일 대구 동성로에 마련된 70석 규모 소극장에서 다양한 실험연극 및 뮤지컬 창작 작품을 내놓고 있다.


매주 토요일에는 어김없이 무료로 공연되는 이 극단의 레파토리는 다양하다. 매년 두 편 이상을 무대에 올리는 연극작업이 힘든 일임을 현실적으로 생각했을 때 조 승암 연출에 의해 움직여지고 있고 있는 극단 ‘상상극장’단원들의 연극을 대하는 태도는 진지하다. 


매주 상상극장의 무대를 지키고 있는 단원들은(강석, 신유진, 전진영, 강혜림) 대학에서 뮤지컬 전공자들이다. 연기, 노래, 뮤지컬 춤 등 실력들을 갖추고 있다. 조승암 연출은 서울에서 연극 및 다양한 공연작품에 참여 하면서 일찍 연출능력을 인정받았다.


매주 토요일 공연되는 작품들은 배우들의 워크숍을 겸한 공연이지만, 일반 극단들에 의해 오르는 공연작품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토요일 마다 무대화 되는 연극적인 문법과 배우들의 열정은 관객 시선을 잡아낸다. 주말 공연이 끝나면 이들은 어김없이 연습실에 모인다.


다음 공연 작품인 장 쥬네 작 ‘하녀들’연습 중에 있다. 매주 주말이면 극장으로 찾아오는 소수의 관객을 위해서라도 어김없이 상설 공연을 여는 극단 ‘상상극장’의 쉼 없는 달리기는 시작이다.  
     
▲ 에피소드 뮤지컬 「지킬박사」  

▲배우 강석과 강혜임.(사진/김건표 교수)


극단 상상극장에서 매주 주말(토) 오르고 있는 작품은「지킬박사」다.


5명의 배우들이 이끌어가는 이 에피소드 뮤지컬은 기존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 세계적인 뮤지컬 배우와 그 꿈을 실현하려는 인물들을 담고 있다. 그 안에서 겪게 되는 이야기다. 


정신병에 걸린 아버지를 위해 일상실험을 하다가 악인으로 변해 버리는 미스터 강석, 작곡가 상현,  브로드웨이 뮤지컬 배우가 꿈인 유진, 지킬박사의 약혼녀 진영, 지킬과 사랑에 빠지지만 결국에는 악인에 의해 죽게 되는 배우 역, 혜림 등이 극을 이끌어가는 주 인물들이다.


작은 무대.  60여명이 앉을 수 있는 객석은 배우들의 시선과 가깝게 마주 한다.  배우들의 숨소리, 작은 움직임, 배우들의 감정은 무대 벽면을 통해 반사되고 그 소리들은 그대로 관객에게 전달된다. 작은 무대에서만 맛 볼 수 있는 경험이다. 무대는 간소하다. 최소한의 설정만으로 배우들은 움직이고, 소통한다. 장면 전환의 속도도 빠르다. 배우들의 간소화된 소품은 극을 이끌어가는 데 무리가 없다. 오히려 연극적인 상상을 자극시킨다.


간소화 된 설정과 소품만으로 뮤지컬을 이끌어 간다는 것은 쉽지 않다. 수십 명이 등장하는 배우들을 압축해서 배우 5명이 이끌고 있는 이 작품은 에피소드 뮤지컬로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배우들의 감정과 노래 소리들은 각기 다른 소리가 아닌, 융합되고 앙상블을 이룬다. 이 에피소드 뮤지컬의 가능성은 놀이성이다. 주어진 역할 안에서 철저하게 무대를 좁히고, 늘리고, 감정을 받는 속도들은 배우들이 이 작품을 임하는 태도들이 배우로써의 단점들을 상호 보안하면서 극이 끝날 때 까지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젊은 배우들의 소리와 움직임의 리듬은 맛과 색이 맞물리면서 색다른 에피소드 뮤지컬로 이끌어 내고 있다. 이번 작품에 참여하는 5명의 배우들은 지역에서 나이를 감안해 주어진 역할을 이 작품처럼 소화해 내는 배우는 드물다. 앞으로 뮤지컬과 연극을 이끌어 갈 세대라는 점에서 가능성이 크다. 


이 5명의 배우들에게 상업 뮤지컬 극단에서 오르는 뮤지컬과 연극에서 다른 등장인물로 역할을 맡게 되면, 좋은 배우들로 성장 할 수 있는 재료들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작품은 수확이 크다. 그러나 더욱 성숙된 배우로써의 성장은 끊임없는 고민과 훈련에서 비롯된다. 그런 점에서 좋은 연출자와의 작업은 기대가 크다.

▲배우 강석이 열정으로 노래하고 있다.(사진/김건표 교수)

▲ 5명의 배우들의 소리와 움직임.


여직원 유진에 의해 대중적인 작품을 써 달라는 한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그러나 작곡가는 철저하게 외면하고, 그만의 사유를 담은 작품을 쓰기를 고집한다. 이 역할을 맡고 있는 박 상현(27)은 등장인물의 성격을 뚜렷한 선으로 긋지 못하고 있다.


다양한 배우들을 찾아 그 꿈을 실현 시켜 나가는 과정에서의 단계적 인물의 표현성이 애매하다. 때로는 인물의 감정을 노래로 쏟아내고 언어로 응축 시키는 과정에서 인물이 변화되는 과정을 철저하게 그려내야 한다.


그런 점에서는 아쉽다. 하지만 가능성이 엿보인다. 그에게 맡는 등장인물과 작품을 만나게 되면 이 배우에게 내재 되어 있는 장점들이 좋은 융합으로 만나질수 있다.


실험에 의해 악인으로 변해버린 이중적인 내면의 지킬 박사 강석, 두 사람의 대화와 노래는 시선을 잡아당긴다. 악한 모습과 선한 모습의 두 인물의 경계를 넘어서면서 때로는 노래로 감정과 열정의 시선으로 관객의 시선을 움직이게 만드는 배우 강석은 좋은 재료와 가능성을 보여준다. 더욱 큰 성장을 할 수 있는 무대에서 놀라운 집중력과 초월적인 몰입을 보인다.


그러나 다른 배우들의 에너지를 흡수 하면서 무대를 뚫고 있는 강렬함은 강점이지만, 인물의 내면적 정서가 다소 약하다. 지킬 박사의 약혼녀 역할을 맡고 있는 진영은 극의 흐름으로 인해 인물의 다혈질적인 감정을 쏟아내고 있는데 정서의 조절이 미흡하지만 뮤지컬 노래로 표현되는 감성들은 극을 잘 연결하고 있다.

▲배우 강혜림.(사진/김건표 교수)


배우 지망생이자 작곡가 사무실에 여직원 역을 맡고 있는 유진은 배우로써 좋은 조건에도 불구하고, 인물의 묘사가 잘 들어나질 않고 있다. 에너지 넘치는 배우로 등장하고 있는 혜림은 작은 무대를 넓게 확장 시키는 좋은 힘을 보이고 있다. 순발력과 즉흥성, 등장인물에 몰입하려는 집중은 무대에 열기를 가한다. 노래에 감정을 충분하게 싣고 전달하고 있다.


지킬박사와의 사랑장면도 빈 공간 안에서 충분히 전달시키는 내재된 감성의 힘을 갖고 있다. 극단 ‘상상극장’을 움직이고 있는 조승암 연출과 배우들의 작업이라는 점에서 의미하는 봐가 크다.


그의 연출 작업은 항상 새로움과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철저하게 그것을 무대로 흡수 시키고 무대공간을 통해 배우들로 그것을 어김없이 담아내고 쏟아내는 연출가다.  그런 점에서 장 쥬네의 「하녀들」의 공연은 기대가 크다.      


작은 극장과 객석에서 이루어지는 공연의 맛을 배우들과 연출은 충분히 살려내고 있다. 

 

▲김건표 교수.




● 김건표 교수(대경대학 연극영화방송학부)는 연극·뮤지컬·공연문화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찾아 공연분석을 통한 리뷰를 써오고 있으며, 인터뷰 전문 칼럼리스트다.  방송, 신문언론을 통해 600여명이 넘는 스타, 전문가, 공연예술가들의 인터뷰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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