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동 가로수길.(사진=장해순 기자)
각종 소호 매장들과 카페가 즐비해 연인들의 데이트코스로 인기를 모았던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을 찾아가봤다. 오랜만에 찾아간 가로수길은 변해도 너무 변했다.
아기자기한 옷가게와 먹을거리로 사랑받던 가로수길 풍경은 사라지고 대형 브랜드 매장들이 들어서면서 본격적인 상업화 거리가 됐다. 길에는 끊임없이 밀려드는 자동차와 쇼핑객이 넘쳐나고 외국인도 부쩍 늘어난 모습이다.
신사동이란 동명은 이 지역에 있던 한강 새말과 사평리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들었다고 한다. 새말은 한남대교 남쪽에 새로 형성된 마을이라서 붙여진 이름이고, 사평, 즉 모래벌은 한강변에 모래가 펼쳐져 붙여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상업화 거리로 물든 가로수길은 2000년대 초반 화랑과 디자이너 숍이 많았던 소호거리였다. 여기에 다양한 카페와 액세서리점, 개인 의류점이 유명해지면서 이곳을 찾는 이들이 늘기 시작했다. 유동인구가 많아지면서 개인 가게는 사라지고 대형 패스트패션 의류 브랜드가 거리를 점차 점령하고 있다.
가로수길에서 만난 김지은(28)씨는 “가로수길을 오는 이유 중 하나가 친구들과 작은 볼거리와 먹을거리를 즐기며 걷는 것이었는데 이제는 일반적인 상업거리와 다를 바가 없어 실망감이 크다”며 “이미 변할 대로 변해버려 거부감까지 생긴다”고 말했다.
▲신사동 가로수길.(사진=장해순 기자)
오래전부터 가로수길에 자리 잡았던 작은 가게나 갤러리도 점점 뒤로 밀려나거나 아예 문을 닫은 곳이 많았다. 가로수길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지만 그 만큼 올라가는 임대료를 감당하기에는 벅찬 현실이라고 한다. 가로수길은 이미 지금의 변화를 예상하고 만든 길이라는 얘기도 있다.
가로수길에서 만난 한 갤러리 대표는 “가로수길 상권이 인기를 끌면서 비싼 집세를 감당할 수 있는 대기업과 대형 프랜차이즈만 생존이 가능하게 됐다. 건물주가 임대료를 턱없이 올리니 갤러리와 개인 매장들은 문을 닫거나 점점 뒤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며 “문화와 패션의 거리였던 가로수길이 이제는 그냥 쇼핑 거리로 퇴색하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아기자기한 고유의 멋과 맛이 사라져 옛 가로수길의 꿈과 낭만을 찾아볼 수 없이 변한 현재 가로수길은 이미 추억속 거리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