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신호 켜진 비결도
적신호 켜진 원인도
신작 활약에서 비롯
올해 희망도 신작에
게임업계를 안팎에서 입체적으로 들여다본다. 게임사와 게임, 게임업에 몸담은 사람들을 다양한 시선으로 조명한다. 내외부의 목소리와 시시각각 변하는 시장을 두루 포착해 게임 산업의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조망한다. <편집자주>
지난해 4분기 실적이 발표된 가운데 국내 게임사들의 표정이 엇갈렸다. 야심차게 선보인 신작의 성적에 울고 웃는 모습이다.
우선, 역성장을 거듭하던 엔씨소프트는 ‘아이온2’ 출시로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이 회사 지난해 4분기 매출은 4042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12% 증가했다. 특히 PC 온라인 매출이 7년 만에 분기 최대치를 갈아치우며 침체 국면에 빠졌던 엔씨의 실적 곡선을 반전시켰다. 4분기 PC 온라인 게임 매출은 지난해 11월 19일 출시한 아이온2의 흥행으로 2017년 이후 분기 최대 매출인 1682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분기 대비 92%, 전년 동기 대비 80% 증가한 수치다.
넥슨은 이미 국내외 시장에서 주요 IP들이 안착한 상태다.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한 넥슨은 4분기 실적 전망치가 전년 동기 대비 45~62% 증가할 것으로 자체 집계했다.
크래프톤은 여전히 ‘배틀그라운드’ IP를 기반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같은 기간 매출은 9197억 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성수 신사옥 이전을 대비해 향후 4년간 사용할 재원으로 공동근로복지기금 816억 원을 출연하는 등 일회성 비용이 일시에 반영되며 24억 원을 기록했다.
넷마블은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 7976억 원, 영업이익 1108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14.8% 증가했다. 이 기간 해외 매출은 6143억 원으로 전체 매출 가운데 77%를 차지했다. 지난해 연간 해외 매출은 2조 704억 원으로 전체 매출 가운데 73%다. 해당 기간 기준 국가별 매출 비중은 북미 39%, 한국 23%, 유럽 12%, 동남아 12%, 일본 7%, 기타 7% 순이다.
해당 기간 장르별 매출 비중은 RPG 42%, 캐주얼 게임 33%, MMORPG 18%, 기타 7%다. 해외 자회사의 계절성 업데이트 효과와 더불어 ‘세븐나이츠 리버스’ 등 기존 작의 지역 확장 성과 반영 등으로 인해 전반적인 매출이 상승했다. 대형 IP 기반 게임과 자체 개발작이 고르게 매출을 만들며 특정 타이틀 의존도가 낮아졌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카카오게임즈는 실적에 적신호가 켜진 상태다. 회사는 지난해 4분기 매출이 약 98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26% 감소했으며, 영업손실은 약 131억 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는 신작 출시 공백 및 글로벌 투자 확대 영향이 실적에 반영됐다. 회사는 비핵심 사업을 축소하고 핵심 사업인 ‘게임’ 중심으로 사업 방향을 재정비, 구조적 기반을 강화해 왔다고 설명했다.
펄어비스는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이 955억 원, 영업손실 84억 원, 당기순손실 143억 원을 기록했다. 해당 기간 매출은 전 분기 대비 10.6%, 전년 동기 대비 0.2% 감소했다.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84억 원, 143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연간 매출은 3656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6.8% 증가했고,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148억 원, 75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반전 대 속도전’ 다른 셈법
올해는 주요 게임사들의 신작 라인업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장르와 플랫폼을 넘나드는 다양한 신작들이 게이머들의 이목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에 적극적인 국내∙외 투자를 통해 미래 성장 기반 마련에 주력했다. 올해는 ▲아이온2의 글로벌 서비스와 신더시티, 타임 테이커즈, 리밋 제로 브레이커스 등 ‘글로벌 신작 출시’ ▲스핀오프 게임 출시 및 지역 확대 등 ‘Legacy IP 확장’ ▲M&A를 통한 ‘모바일 캐주얼 플랫폼 생태계 구축’ 등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기업 가치 제고에 집중한다.
홍원준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가 턴어라운드의 해였다면, 올해는 본격적인 고성장을 이루는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넥슨은 지난해 10월 출시된 ‘아크 레이더스’가 글로벌 시장에서 흥행에 성공했고, 11월 방치형 RPG ‘메이플스토리 키우기’도 예상치를 넘기는 성과를 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같은해 역대 최대 실적 경신이 예상되는데,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이며 2년 연속 ‘매출 4조 클럽’이 유력하다.
다음 달 진행하는 좀비 생존 신작 ‘낙원: 라스트 파라다이스’ 참가 신청을 시작했다. ‘낙원’은 좀비 아포칼립스 이후의 서울을 배경으로 생존자들이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멀티플레이 PvPvE 좀비 생존 장르 게임이다.
크래프톤은 올해 핵심 사업인 게임을 토대로 장기 수명 주기(이하 PLC)를 갖춘 프랜차이즈 IP 확장과 AI 기반 미래 혁신을 선도하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우선, PUBG IP 프랜차이즈는 견조한 트래픽과 강력한 라이브 서비스 역량을 근간으로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회사는 지난 5일 펍지 스튜디오에서 개발 중인 신작 ‘PUBG: 블라인드스팟(이하 블라인드스팟)’의 ‘스팀’ 글로벌 얼리액세스(Early Access)를 시작했다. ‘블라인드스팟’은 탑다운 뷰 기반의 5대5 대전(PvP) 슈팅 게임으로 실내전 위주의 전장에서 빠른 페이스의 슈팅 액션을 통해 CQB 전술과 전략 플레이를 직관적으로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넷마블은 신작 게임으로 멀티형 오픈월드 RPG ‘일곱 개의 대죄: Origin’이 꼽힌다.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1일까지 대만에서 열린 타이베이 게임쇼 2026(Taipei Game Show 2026)에 소개됐다.
김병규 넷마블 대표는 “지난해에는 다장르 신작 3종의 흥행과 라이브 서비스 역량 강화 및 비용구조 효율화 등을 통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며 “올해는 그간 심혈을 기울여 개발해 온 8종의 신작들을 1분기부터 순차적으로 선보이면서 의미 있는 성장을 지속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모바일 게임 부문 부진과 퍼블리싱 중심 구조의 한계로 실적이 크게 위축됐지만, 올해는 9종에 달하는 신작을 투입하며 반전을 노리고 있다. 퍼즐, MMORPG, 액션RPG, 오픈월드, AAA급 콘솔 타이틀까지 장르와 플랫폼을 넓혀 글로벌 개발사로 체질을 바꾸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회사는 자사가 서비스하고 크로노스튜디오가 개발 중인 액션 MMORPG ‘크로노 오디세이’의 4차 개발자 노트를 공개한 바 있다.
펄어비스는 최근 붉은사막의 골드행을 발표하고 출시 단계에 돌입했다. 오는 3월 출시 예정인 ‘붉은사막’이 향후 실적을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 업계에 따르면, 붉은사막이 올해 매출과 이익의 상당 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출시 이후의 후속 라인업 가시성이 낮은 점은 부담 요인으로 남아 있다고 밝혔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올해 국내 게임사들은 MMORPG와 슈팅, PC와 콘솔, 모바일 등 어느 한쪽에 편중되지 않은 신작 게임들을 국내외 시장에 서비스할 예정”이라며 “지난해를 달군 키워드인 ‘서브컬쳐’ 강세는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CNB뉴스=김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