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심제’ 현실화 되나? 위헌 논란 속 ‘재판소원법’ 법사위 통과

범여권, 2월 임시국회 처리 가능성…조희대 대법원장 “국민에 큰 피해, 충분히 숙의돼야” 반발

심원섭 기자 2026.02.12 12:57:14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11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법원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개정안’과 대법관 수를 현재 14명에서 26명으로 늘리는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범여권 주도로 의결했다. (사진=연합뉴스)

법원 판결을 심사하는 소위 ‘4심제’인 ‘재판소원 도입법’과 ‘대법관 증원법’이 법원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조국혁신당 등 범여권의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문턱을 넘어 향후 ‘법왜곡죄’를 포함해 그동안 범여권이 추진해왔던 ‘사법개혁 3법’이 본격적으로 본회의 처리 수순에 들어갔다.

앞서 국회 법사위는 11일 법안심사 오후 제1소위원회와 전체회의를 잇달아 차례로 열어 법원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개정안’과 대법관 수를 현재 14명에서 26명으로 늘리는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범여권 주도로 의결했다.

특히 지금까지는 현행법상 대법원판결은 헌법소원 대상에서 제외됐으나 ‘재판소원법’이 국회 본회의를 거쳐 국무회의를 통과할 경우, 대법원에서 확정된 판결이더라도 기본권 침해 소지가 있을 때에는 헌법재판소의 헌법소원 대상으로 삼는 제도가 가능하게 된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재판소원’이 사실상 ‘4심제의 길’을 열어 준다는 점에서 기존 사법 체계와 어긋난다는 비판은 물론, 헌법상 최고법원은 대법원인 만큼, 법원이 아닌 헌법재판소에서 재판을 거듭하는 건 위헌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12일 오전 범여권 주도로 국회 법사위 전체 회의를 통과한 ‘재판소원법안’ 및 ‘대법관증원법안’을 두고 “국민에게 엄청난 피해가 가는 문제로서 공론화해서 충분히 순이를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와 관련 조희대 대법원장은 12일 오전 범여권 주도로 국회 법사위 전체 회의를 통과한 ‘재판소원법안’ 및 ‘대법관증원법안’을 두고 “국민에게 엄청난 피해가 가는 문제로서 공론화해서 충분히 숙의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조 대법원장은 이날 오전 9시 7분께 대법원 청사로 출근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대법관증원법과 재판소원법 법사위 통과 관련 입장’을 묻는 질문에 “여러 차례 말씀드린 것처럼 이 문제는 헌법과 국가 질서의 큰 축을 이루는 문제”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조 대법원장은 “(저는) 공론화를 통해 충분한 숙의 끝에 이뤄져야 한다고 누누이 얘기해왔다”면서 “결과가 국민들에게 엄청난 피해가 가는 문제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대법원이 국회와 협의하고 설득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조 대법원장은 ‘본회의 통과를 막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아직 최종 종결된 것은 아니라 그사이에도 최종 대법원의 의견을 모아서 전달하고 협의해 나가겠다”고 답했으며, 민주당의 법왜곡죄 본회의 처리 방침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사법 질서나 국민들에게 큰 피해가 가는 중대한 문제라 계속해 협의해나가겠다” 강조했다.

아울러 조 대법원장은 ‘새 대법관 후보 제청 시점’에 대한 질문에는 “다음에 말씀드리겠다”고 말은 아끼면서도 “(사법개혁안에 대해) 필요하면 여러분들 모시고 정식으로 다시 말씀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전날 비공개로 진행된 법안심사 1소위에 참석한 기우종 법원행정처 차장도 “헌법 101조는 주권자인 국민이 스스로를 위해 둔 장치”라며 “이를 허물겠다는 법안은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했다.

즉 대법원을 넘어서서 재판을 거듭하는 건 대법원을 ‘최고 법원’으로 명시한 헌법 101조 위반이라는 취지로서 기 차장은 “재판소원은 대법원까지 3심의 재판을 거친 패소 당사자에게 새로운 불복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라며 “당사자들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계속 다투어야 하고, 분쟁 해결을 통한 법적 안정성은 극히 저하될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분쟁의 실질적 종결은 늦어지지만, 별 소용도 없는 고비용, 저효율, 비생산적인 제도”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오늘 법사위 회의장은 이재명 재판 뒤집기 사법 폭거와 졸속 부실 민생의 아수라판이었다”며 “범죄자가 사법 정의를 논하고, 거짓 부실 정책이 민생을 어지럽히는 일을 국민과 함께 끝까지 막아내겠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소속 의원들을 이끌고 범여권 주도 법안 처리에 반발해 표결에 참석하지 않고 퇴장했다.

반면,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시간표대로 차질 없이, 타협 없이 처리할 것”이라고 말해 ‘재판소원 도입법’·‘대법관 증원법·법왜곡죄’ 등 이른바 ‘사법개혁 3법’을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겠다는 구상인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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