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IT)야기] 영화 클리셰처럼…포탄 파편 막은 이 ‘소지품’

선명규 기자 2025.06.19 09:32:31

전장서 방탄복 역할 한 갤럭시 울트라
포탄 파편 막은 덕에 해당 병사 무사해
앞서 총알도 여러 번 막으며 군인 살려
울트라 강점인 내구성 다시 한 번 입증
최근에는 북극 얼음물에 빠져도 작동돼

 

자신을 우크라이나군 병사라고 밝힌 이가 올린 사진 속 갤럭시 S25 울트라 스마트폰. 화면에 큰 구멍이 보인다. (우크라이나 삼성전자 홈페이지)

“대한민국은 IT강국”이란 말은 이제 잘 쓰지 않습니다. 당연하게 여기는 이유가 가장 클 텐데요. 그만큼 국내 정보통신산업은 급속도로 성장하며 세계에 이름을 날려 왔습니다. 날로 고도화되는 기술, 이를 바탕으로 탄생한 혁신적인 제품들이 증거입니다. 그리고 그 수많은 결과물에는 반드시 이야기가 숨어 있습니다. ‘IT 이야기’, 줄여서 [잇(IT)야기]에서 그 설을 풀어봅니다. <편집자주>


 


총포가 등장하는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클리셰가 있습니다. 아니 있었습니다. 요즘은 뻔해져서 보기 어려운데요. 주인공 무리와 적들이 최후의 일전을 벌이는 장면을 떠올려 보시길 바랍니다. 총알이 빗발치고 폭발음도 간간이 들리는 긴박한 상황을요. 선(善)이 이길 것을 알고, 그렇게 믿지만 그럼에도 긴장감은 고조됩니다. 영화가 이렇게 끝날 리가 없으니까요. 뭣보다 고난 없는 승리는 싱거우니까요.

승전이 눈앞에 다가온 순간 지금껏 활약한 주인공이 적의 총탄에 쓰러집니다. 보통은 가슴을 맞고요. 아군은 절망하고 기세가 역전되는 순간, 별안간 주인공이 벌떡 일어나 사격합니다. 적장은 “아니 어떻게 네가….” 이러면서 픽 고꾸라지고요. 이때 주인공은 씩 웃으며 품속에서 무언가를 꺼내 보입니다. 보통 두꺼운 책이나 인식표가 나타나는데 알고 보니 총탄이 그곳에 박혀 무사했다더라, 이런 이야기 입니다.
 


“휴대전화가 갑옷이 됐다”



그런데 이런 영화 같은 일이 현실에서 일어났습니다. 전장에서 한 병사가 ‘소지품’ 덕에 목숨을 구한 건데요. 과거 영화에서는 책 등이 총알 막았다면 지금은 누구나 지니고 있는 휴대전화가 방어막이 됐습니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의 병사가 주인공입니다.

지난 6일 우크라이나 IT 전문 매체 메자(Mezha)에 따르면 해당 병사는 “포격을 당하던 중 큰 파편이 내 삼성 갤럭시 S25 울트라에 직접 맞았다”며 “화면은 뚫렸지만 티타늄 케이스에 박혀 몸으로 들어가진 않았다”고 했습니다. “휴대전화가 갑옷이 됐다”면서요. 그러면서 파편에 화면이 뚫린 갤럭시 S25 울트라 사진도 올렸습니다.

생사를 넘나드는 와중에도 유감스러웠던 게 있던 모양입니다. 그는 이 제품을 “3주밖에 사용하지 못해 안타깝다”는 말을 덧붙였는데요. 현지 삼성전자 쪽이 무상 수리하기로 했다니 아쉬움을 덜 수 있겠네요.

 

스웨덴 키루나 지역의 야생 투어 가이드 미카엘 크레쿨라는 칼릭스 강에서 갤럭시 S23 울트라를 얼음낚시용 구멍에 빠트린 뒤 약 5시간 만에 회수했다. 고장이 우려됐으나 기기는 정상 작동했다. (사진=삼성전자 뉴스룸)

 


도전을 부르는 내구성



이번 사례로 증명된 게 있습니다. 갤럭시 S 시리즈 중 가장 강력하다고 알려진 울트라의 내구성인데요. 삼성전자는 ‘또’ 미소 지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울트라 모델이 앞서 2022년과 2023년에 두 번이나 ‘갑옷’이 된 적 있거든요. 마찬가지로 러시아군의 총알이 우크라이나 군인의 울트라 모델에 박힌 겁니다. 역시나 그들은 무사했고요. 이런 일화는 당시 국내외에서 크게 화제가 됐었습니다.

울트라는 가장 탄탄하기에 많은 수모를 겪었습니다. 그동안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IT 관련 유튜버들이 얼마나 강한지 파악하기 위해 모진 실험을 해왔는데요. 그런 영상들이 제법 많습니다.

올 초에는 IT 유튜버 채널 ‘PBKreviews’가 갤럭시 S25 울트라를 여러 높이에서 떨어트리는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갤럭시 S25 울트라에는 티타늄 프레임이 적용됐기 때문인데요. 충격으로부터 기기를 안전하게 보호하는, 일종의 갑옷을 입은 셈이라서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해당 영상을 보면 실험자가 서서 허리, 머리 등 다양한 높이에서 기기를 낙하시킵니다. 콘크리트 바닥에요. 그런데 기기에는 작은 흠집만 날뿐, 정상적으로 구동됐습니다. 호기롭게 덤벼들었다가 괜히 내구성만 입증해준 셈이 됐습니다.

울트라의 시련은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더 혹독한 상황에 맞닥뜨리기도 했습니다. 최근 북극권 얼음물에 빠졌다가 멀쩡히 돌아온 건데요. 사연은 이렇습니다.

스웨덴 야생 투어 가이드가 꽁꽁 언 강에서 장비 테스트를 하던 중 갤럭시 S23 울트라를 얼음낚시용 구멍에 빠트렸는데 깊이가 약 3미터였습니다. 구출하는 시간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그는 5시간 동안 얼음에 구멍 8개를 뚫어가며 기기를 찾았고 마침내 뜰채를 이용해 건지는데 성공했습니다.

관건은 작동 여부였는데 고장 없이 멀쩡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말했습니다. “이젠 뜰채를 겨울 장비에 꼭 챙기고, 스마트폰을 더 단단히 쥐고 다닌다”고. 아무리 튼튼해도 주의를 기울이는 것보다 더 단단한 ‘갑옷’은 없다는 이야기 입니다.

(CNB뉴스=선명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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