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성기자 |
2026.04.13 10:37:33
경북형 작은정원·정주여건 개선사업, 3년간 단계적 추진 결실
청년 머무는 생활 인프라 구축…지방소멸 대응 현장 모델 주목
경북 봉화군이 인구 감소와 지방 소멸이라는 구조적 위기 속에서 ‘사람이 돌아오는 농촌’이라는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단순한 주거 공급을 넘어 생활과 정착, 지역 경제까지 이어지는 정책이 실제 인구 유입으로 이어지며 현장에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봉화는 인근 영주 등 외지에서 출퇴근하는 생활권에 머무는 경우가 많았다. 공공기관과 학교 종사자들조차 지역에 정착하지 못하고 오가는 구조가 이어져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분위기가 달라졌다.
봉화군이 추진한 정주여건 개선사업을 통해 조성된 임대주택 51동이 모두 입주를 마치면서 총 55명이 봉화로 주소를 옮겼다. 전입자 가운데 일반 주민은 29명, 국립백두대간수목원 등 공공기관 종사자는 26명이다. 외지에서 출퇴근하던 인구가 지역에 머무는 ‘정착 인구’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 같은 변화는 3년에 걸친 사업 추진의 결과다. 2022년 공모사업으로 시작된 ‘경북형 작은정원’은 물야면 일대 약 2만5천㎡ 부지에 조성됐으며, 임대주택 21동과 커뮤니티센터, 주말농장 등을 갖춘 복합 정주 공간으로 완성됐다. 입주자 모집 당시 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수요도 확인됐다.
봉화읍과 춘양면에 추진된 정주여건 개선사업도 속도를 냈다. 생기마지구와 서벽지구에 총 30동의 임대주택이 들어섰고, 도로와 상하수도 등 기반시설까지 함께 구축됐다. 주거와 생활 인프라를 동시에 갖춘 정착형 모델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이 같은 성과는 외부에서도 관심을 끌고 있다. 경북 도내 다른 시·군의 벤치마킹이 이어지고 있으며, 경북도 인재개발원 교육 과정에서도 인구구조 변화 대응 사례로 소개되고 있다.
봉화군은 단순히 집을 짓는 데 그치지 않고 생활 여건 개선에도 힘을 쏟았다. 전기차 충전소 설치, 풀옵션 주거 환경, 커뮤니티 공간 조성 등 젊은 세대의 생활 방식을 고려한 요소들이 반영됐다. ‘잠만 자는 공간’이 아닌 ‘살고 싶은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실제 입주민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생기마지구 임대주택에 입주한 한 직장인은 “외지에서 출퇴근하며 쓰던 시간을 줄이고 생활 여유가 생겼다”며 “주거 여건이 안정되면서 봉화에 계속 머물 계획을 세우게 됐다”고 말했다.
임대주택 공급은 지역 경제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청년층이 지역에 머물며 소비가 늘어나고, 한때 적막했던 농촌 마을에도 생활의 온기가 더해지고 있다.
봉화군 관계자는 “입주민 만족도가 높은 만큼 앞으로도 정주 여건을 꾸준히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머물고 싶은 지역 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인구 감소라는 흐름 속에서 봉화의 시도는 아직 진행 중이다. 다만 사람이 떠나는 지역에서 머무는 지역으로의 변화가 현장에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