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뷰티업계 영업이익 1위
양강 체제 흔들며 ‘다크호스’로
차별화된 브랜드 경쟁력이 비결
미국 등 해외시장에서도 순항중
[내예기]는 ‘내일을 예비하는 기업들’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시계제로에 놓인 경제상황에서 차근히 미래를 준비하는 기업들을 다룹니다. 그 진행 과정을 만나보시죠. 이번에는 국내 화장품 업계 신흥 강자로 해외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에이피알 이야기입니다. <편집자주>
에이피알(APR)이 뷰티업계 ‘빅2’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오랜 양강 구도를 깨고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지난해 영업이익 기준 아모레퍼시픽(3358억원)과 LG생활건강(1707억원)을 제치고 업계 1위로 올라서며 ‘K-뷰티’ 대세임을 입증한 것이다.
에이피알은 지난해 매출액 1조 5273억원, 영업이익 3654억원, 영업이익률 24%를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이 회사 대표 화장품 브랜드 ‘메디큐브’가 해외시장 성과에 힘입어 1조 400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이 컸다.
입소문에는 치밀한 전략이
노림수가 통한 덕분이다. 에이피알은 우선 화장품과 뷰티 디바이스를 함께 사용하는 트렌드를 만들어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렸다. 이로 인해 자연스럽게 소비자 충성도와 재구매율이 높아지는 선순환 구조가 구축됐다.
기본기 다지기에도 공들였다. 상장 이후 연구개발(R&D)과 생산 인프라에 집중 투자했고, 가산과 평택생산 캠퍼스를 중심으로 ‘연구–개발–제조–검증’까지 뷰티 R&D 전 과정을 내재적으로 완성하는 데 주력했다.
유명인과 함께한 홍보도 주효했다. 블래핑크 리사, 아이브 장원영 등 국내 연예인들을 비롯해 세계적 셀럽들을 활용한 SNS 마케팅 전략이 큰 효과를 거뒀다.
지난 2023년 미국 모델 헤일리 비버가 틱톡에 에이지알(AGE-R) 디바이스를 사용한 영상을 올린 이후, ‘킴 카다시안 패밀리’ 카일리 제너도 에이지알의 핑크색 ‘부스터 프로’로 피부 관리하는 영상을 공개하자 인기가 확산됐다. 이러한 셀럽 마케팅에 힘입어 메디큐브 에이지알의 글로벌 누적 판매량은 올해 1월 기준 600만대를 돌파했다.
또한 미국의 톱 모델 켄달 제너가 지난해 10월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 메디큐브 팝업 스토어를 찾은 모습이 포착되면서 화제가 됐다. 약 열흘간 개최된 뉴욕 브로드웨이 팝업스토어에는 1만 2000명이 넘는 방문객이 몰리며 인기를 끌었다.
해외시장 공략 박차
이러한 글로벌 시장의 공략이 에이피알의 급성장을 이끌었다. 창립 초기부터 해외시장별 유통망을 체계적으로 관리·확대하는 전략을 내세웠는데, 결국 안정적인 글로벌 매출 기반을 구축하는 기틀이 됐다.
지난해 에이피알의 해외 매출은 1조 2258억원으로 전년 대비 207% 급증했고, 전체 매출(1조 5273억원)에서 해외가 차지하는 비중은 80%에 달하며 전년 대비(55%) 큰 폭으로 확대됐다.
특히 미국 매출은 5727억원으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으며, 전체 매출의 약 37%를 차지했다. 미국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 아마존에서는 메디큐브의 스킨케어 제품 ‘제로모공패드’가 1년 넘게 ‘토너 & 화장수’ 카테고리에서 1위를 기록 중이다. 또한 지난해 8월부터 미국 대형 뷰티 전문 편집숍 ‘울타 뷰티’ 온라인 몰과 오프라인 1500여개 매장에 입점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일본에서는 2017년 현지 법인 설립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진출에 나섰다. 지난해 4분기 일본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 큐텐(Qoo10) 재팬의 할인 프로모션 ‘메가와리’ 행사에서 약 2주간 25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다수의 온라인 채널과 버라이어티숍, 드럭스토어 등을 통해 일본 내 브랜드 접점을 넓히고 있다.
홍콩은 지난해 3월 팝업스토어를 여는 등 소비자 경험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당시 2주간 운영한 팝업 스토어에 3만명이 방문하면서 성공적인 안착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에이피알은 지난해 유럽 및 동남아를 중심으로 100여개 이상 지역에 진출하며 온라인 중심 유통을 오프라인까지 확장하고 있다. 특히 남미, 유럽, 중동 등지에서 판매 채널 확대를 적극 모색하며, 현지 총판·대리점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에이피알은 향후 B2B 유통망 확대와 해외시장 진출을 가속화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또한 신규 뷰티 디바이스와 에너지 기반 장비(EBD 제품), 화장품 라인업 등 제품 포트폴리오를 한층 고도화할 방침이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에이피알은 시장 트렌드와 고객 반응을 빠르게 읽고 트렌드를 주도해온 기업”이라며 “제품력 뿐 아니라 틱톡 등 글로벌 마케팅을 잘 활용하는 기업이라 귀추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CNB뉴스=김보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