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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성균관대, 박테리오파지 기반 항바이러스 플랫폼 개발

부산대 유소영·성균관대 정우재 교수팀, ‘가짜 수용체’로 바이러스 유인…면역 균형까지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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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손혜영기자 |  2025.07.10 13:40:51

(왼쪽부터)유소영 교수, 성균관대 정우재 교수.(사진=부산대 제공)

우리가 아는 감기 바이러스 중 일부는 코로나바이러스 계열이다. 그중 ‘OC43’은 코로나19의 친척 격으로, 감기 증상뿐 아니라 폐렴이나 뇌염까지 유발할 수 있어 면역이 약한 사람에겐 위험하다.

국내 연구진이 흔히 생각하는 약이 아닌 ‘박테리오파지’라는 좋은 바이러스를 이용해 OC43의 감염을 막고 염증까지 줄일 수 있는 치료제를 개발했다. 박테리오파지는 박테리아를 감염시키는 바이러스로, 사람에게는 무해하며 생명공학·의료 분야에서 다양하게 활용된다.

부산대학교는 나노바이오융합연구소 유소영 연구교수팀이 성균관대 융합생명공학과 정우재 교수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감기처럼 퍼지는 코로나바이러스 ‘OC43’의 감염을 차단하고 염증까지 억제할 수 있는 착한 바이러스 ‘Ac-SLPhage’ 치료제, 즉 박테리오파지 기반 항바이러스 치료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OC43’는 사람 코로나바이러스의 일종으로, 감기 증상부터 중증 폐렴·뇌염까지 유발할 수 있으며, 숙주를 감염시킬 때 ‘시아산’이라는 물질을 인식해 세포로 침입한다.

치료제 개발에 나선 연구팀은 시아산 계열 리간드(세포 표면 수용체에 결합해 생물학적 반응을 일으키는 분자)인 9-O-acetylated sialic acid를 박테리오파지 표면에 다중으로 결합시켰다. 그러자 코로나바이러스가 이 가짜 수용체를 진짜로 착각해 달라붙으면서 결국 숙주 세포에 침입하지 못하고 무력화됐다. 실험 결과, 감염 억제율 99.5%, 세포 손상 최소화, 생존율 향상 등의 효과가 나타났다.

또한 이 Ac-SLPhage 치료제는 면역세포를 회복형(M2)으로 바꿔 염증을 줄이고 손상된 조직 회복을 돕는다.

감염이 일어나면 면역세포가 과잉 반응하면서 몸에 해로운 염증이 생긴다. M1은 ‘싸우는 면역세포’, M2는 ‘회복하는 면역세포’인데, Ac-SLPhage는 M2형 분화를 유도해 과잉 염증을 완화하고 손상된 조직 회복을 촉진했다. 이로써 감염으로 인한 염증성 사이토카인(IL-6)의 분비가 줄고, 세포 내 항산화 시스템(HO-1, NQO1)도 강화됐다.

생후 5일령 마우스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Ac-SLPhage는 감염 전·후 모두 생존율 증가, 폐 조직 염증 감소, 바이러스 농도 저하를 유도했다.

특히 정맥·비강·복강 투여 모두에서 폐 조직에 선택적으로 축적됐다. 이는 약물이 호흡기 질환 치료의 목표 장기인 폐에 잘 도달했다는 의미로, 감염 부위에 정확하게 작용하는 ‘표적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면역반응이나 항체 생성도 거의 유발되지 않아 반복 투여가 가능한 치료제로서의 안정성도 확인됐다.

유소영 부산대 연구교수는 “이번 연구는 바이러스가 세포에 침투할 때 사용하는 열쇠구멍(리간드)을 속여 감염 자체를 원천 차단하고, 동시에 우리 몸의 면역 시스템이 스스로 회복하도록 유도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며 “특히 ‘착한 바이러스’라 불리는 박테리오파지를 기반으로 설계해, 인체에 무해하면서도 면역 회복 효과까지 겸비한 치료 전략을 구현했다. 이는 기존 약물이 도달하지 못한 감염 초기 단계와 숙주 회복 과정을 동시에 공략할 수 있는 기술로, 박테리오파지를 임상 치료제로 활용할 수 있는 실질적 가능성을 제시했을 뿐만 아니라, 비슷한 감염 메커니즘을 가진 다른 경우에도 적용 가능해 코로나바이러스 계열 팬데믹 대응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한다”고 말했다.

해당 연구 성과는 부산대 나노바이오융합연구소 유소영 연구교수 팀과 성균관대 정우재 교수팀이 공동으로 수행했으며, 세계적 학술지 '저널 오브 컨트롤드 릴리즈(Journal of Controlled Release' 온라인 6월 30일자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보건의료기술연구개발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견연구지원사업 등의 지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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