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출마설·尹사저정치·후보들 간 탄핵 공방에 경선 흥행 ‘적신호’
주자들 "韓침묵 도움안돼"…‘反이재명’ 경쟁 일변도에 지지율 ‘역풍’
국민의힘이 오는 6월 3일 치러질 조기 대선에 출마할 후보 선출을 앞두고 외부적으로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대선 출마설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사저 정치’ 등의 변수가, 내부적으로는 경선 토론에서 탄핵 찬반 공방에다 ‘반(反) 이재명’을 부르짖는 선명성 경쟁 일변도로 흘러가는 등 당 안팎의 여러 악재들과 맞닥뜨리면서 경선 흥행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당초 국민의힘은 두 자릿수에 육박하는 후보자들이 대거 경쟁에 뛰어들면서 경선 과정에서 이른바 ‘컨벤션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기대했으나 시간이 흘러갈수록 주목도가 떨어지면서 지지율이 지지부진해 본선 경쟁력에도 의구심이 커지는 상황이다.
특히 당초 한 대행의 출마설에 경선 흥행에 호재라는 일각의 반응도 있었지만, 당 경선이 한창인 와중에 경선을 거치지 않은 외부 인사와의 단일화설 자체가 열기를 떨어뜨리는 요소로 작용한다는 지적도 나오는 것은 물론, 한 대행이 대선 출마에 대한 한 외신의 질의에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노코멘트”라고 답해 사실상 출마 가능성을 열어놓은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면서 더욱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한 원내 핵심 관계자는 21일 국회에서 CNB뉴스 기자와 만나 “한 대행이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출마하지 않는다는 얘기를 안 한 것은, 상황에 따라서 출마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뜻일 것”이라며 “대선판 전체에서도 큰 지각변동을 가져올 수 있는 중요한 변수 중 하나기 때문에 그 얘기는 계속해서 나올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또한 계속해서 한 대행의 대선 출마를 요구해 온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 대행의 출마 가능성에 대해 “50대 50 아니겠느냐”라며 “(경선 과정에서 후보가) 계속 압축이 되는 과정이라 아마 그런 면에 있어서 발언을 자제한 게 아닌가 보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2차 경선 진출자 발표를 하루 앞둔 21일 국민 여론조사가 한창인 대선 주자들은 “극히 비상식”(홍준표),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도 않는다”(한동훈), “정말 바람직하지 않다”(안철수), “당당하지도 정직하지도 못하다”(나경원) 등등 일제히 볼멘소리를 터져 나왔다.
한편 지난 20일 윤 전 대통령이 자신의 탄핵심판 사건 변호를 맡았던 김계리 변호사와 배의철 변호사를 사저로 초청해 같이 식사한 사진이 SNS에 올라오면서 ‘사저 정치’도 도마 위에 올랐다.
‘윤 어게인’이라는 ‘윤석열 신당’ 창당을 추진하던 두 변호사가 윤 전 대통령이 만난 것을 두고 대선 판도를 좌우할 중도층 표심에 악영향을 줄 수 있고, 자칫 보수진영도 분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대선 주자들은 물론 당 지도부에서도 공개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또한 후보들간 지난 19∼20일 두 차례에 걸쳐 열린 대선 1차 경선 후보자 토론회에서 후보 8명은 각각 ‘찬탄파’(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찬성)와 ‘반탄파’(탄핵 반대)로 갈려 공방을 벌이는 것은 물론, 더불어민주당의 가장 유력한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선 후보를 겨냥해 ‘반명’ 프레임을 내세우면서 저마다 자신만이 승리할 수 있는 후보라고 주장하는 데 주력하는 등 이 과정에서 국가 차기 비전과 지도자상(像)을 제시하는 메시지는 사실상 실종됐다는 지적이 뒤따르고 있다.
뿐만 아니라 흥행 차원에서 도입한 ‘성격유형검사(MBTI) 자기소개’, ‘밸런스 게임’ 등 예능 요소도 별다른 효과 없이 오히려 희화화 논란만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지적이 뒤따르면서 대선 후보들은 물론, 당 지지율도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어 이를 어떻게 극복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