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 물가 끝 모를 오름세에
편의점 간편식 인기 치솟아
도시락, 김밥 등이 매출 견인
대학가는 ‘혼밥 청년’ 안식소
[유통통]은 통통 튀는 유통업계 소식을 빠르고 간결하게 정리해서 전해드리는 코너입니다. 놓치면 아쉬울 뉴스만을 모아 독자께 배달합니다. <편집자주>
맘 놓고 밥 한 끼 먹기 어려운 시대다. ‘서민 음식’의 가격이 만만치 않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기준, 냉면의 평균 가격은 1만 2115원, 비빔밥은 1만 1000원, 칼국수는 9462원, 김치찌개 백반은 8500원, 자장면은 7500원이다. 멈출 줄 모르는 ‘런치플레이션(점심과 물가 상승의 합성어로, 점심값이 오르는 상황을 이름)’에 소비자는 다름 아닌 편의점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수치로도 드러난다. GS25, CU,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3사의 지난해 전년 대비 매출 신장률은 ▲GS25 38%, ▲CU 32%, ▲세븐일레븐은 20%이다. 이 가운데 도시락과 김밥, 주먹밥, 삼각김밥 등 간단히 먹을만한 밥 종류가 상위를 차지하며 호실적을 견인했다.
실제로 지난 14일 오후 12~1시쯤 신촌 대학가 편의점을 방문했을 땐 2~30대 청년이 도시락과 삼각김밥, 샌드위치 등이 놓인 매대에서 점심 메뉴를 고르고 있었다.
이날 만난 20대 대학생 한모 씨는 삼각김밥 여러 개와 컵라면, 탄산음료를 들고 계산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는 “적은 돈으로 이것저것 먹을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며 “혼자 와도, 물건을 조금 사도 눈치 주지 않아 이곳에 자주 온다”고 전했다.
발걸음을 옮겨 홍대입구역 인근 편의점에서 만난 30대 취준생(취업준비생) 윤모 씨는 “밥 먹고 바로 공부를 하러 가야 하는데, 여기선 사서 바로 먹을 수 있고, 시끄럽지 않아 좋다”고 말했다. 이렇듯 주머니가 가볍거나 혼자 빨리 한 끼를 해결해야 할 때, 편의점 간편식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편의점에 한계란 없다
간편식 전성시대. 매출 상승에 힘입어 편의점 3사는 계속해서 관련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엔 3사 모두 유명 요리 프로그램 ‘흑백요리사’의 스타 셰프와 협업해 간편식을 출시했다. GS25는 지난해 10월부터 조광효, 임태훈, 장호준, 김미령 셰프와 협업해 ‘흑백요리사 만찢남 라즈지’, ‘흑백요리사 장호준 소고기우동’, ‘흑백요리사 철가방 마라샹궈’ 등 간편식 10여 종을 공개했다.
CU는 권성준 셰프와 협업해 ‘맛폴리 알리오올리오’, ‘트러플 머쉬룸 누들’ 등을 선보였다. 세븐일레븐도 최강록, 박은영, 정지선, 안유성 셰프와 함께 ‘최강록 진심 시리즈’, ‘세븐셀렉트 박은영유산슬탕면’, ‘정지선 동파육’, ‘안유성 나폴리탄파스타’ 등을 출시했다.
계속 잘 팔리니 단종된 상품까지 재정비해 출시한다. GS25는 지난 2021년 단종됐던 ‘바삭 김밥’을 지난 2월 다시 선보였다. 또 혜자 도시락을 ‘혜자롭게 돌아온 시리즈’로 새롭게 공개한다. 이번 달 출시했던 ‘혜자)돌아온등심돈까스’가 대표적이다.
CU는 RMR(Restaurant Meal Replacement, 외식 레스토랑의 인기 메뉴를 집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한 것) 제품에 주력한다. 서울 노포 떡볶이 맛집 ‘애플하우스’와 협업해 ‘애플하우스 즉석 라쫄볶이’를 출시했다. 지난해엔 삼성역 해장국 맛집 ‘중앙해장’과 양해장국밥을 내놓기도 했다. RMR이 포함된 가정간편식의 전년비 매출 신장률은 ▲2022년 21.4%, ▲2023년 24.0%, ▲2024년 20.2%으로 최근 3년간 꾸준히 늘어왔다.
세븐일레븐은 빵순이·빵돌이를 위해 식사 대용으로 먹는 ‘식사빵’ 시리즈를 선보인다. 지난 2월엔 ‘촉촉한입’ 샌드위치를, 이번 달엔 버터스노우롤을 공개했다. 세븐일레븐의 전년 대비 베이커리 매출 신장률도 2023년 30%, 지난해 20%로, 매해 매출이 우상향 곡선을 그린다.
누가 누가 더 싸나…가격 경쟁도
신제품 출시와 더불어 편의점 3사는 고물가 속 ‘저가’라는 편의점의 기본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3사 모두 자체브랜드(Priavate Brand, 이하 ‘PB’)를 활용해 원가 우위 전략을 펼친다.
타 제조업체 제품과 달리 PB상품은 마케팅 비용을 줄이고 중간 벤더를 통하지 않은 100% 직거래 시스템을 통해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GS25는 착한 가격 시리즈로 ‘혜자로운’ 시리즈를 만들어 3000원 대의 햄구이 도시락과 경양식왕돈까스, 치킨마요 도시락 등을 내놨다.
CU도 지난 2021년 PB로 ‘득템 시리즈’를 만들어 1000원 대 김치볶음밥, 만두, 2000원 대 순살치킨 등을 출시했다.
세븐일레븐은 이번 달 3000원 대 버터치킨카레덮밥, 사천식마파두부덮밥 등을 내놨다. 또 롯데마트와 ‘자체브랜드(PB) 개발 협의체’를 구성해 지난달 100ml에 300원인 대용량 커피를 출시했다.
(CNB뉴스=홍지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