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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 연구팀 "취약계층 청·중년층, 여름·겨울철 응급실 30% 더 찾아"

극한 고온·저온 따른 의료급여수급권자 건강 위험·의료비용 이중 격차 10년치 자료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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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손혜영기자 |  2025.03.31 14:26:21

의생명융합공학부 이환희 교수.(사진=부산대 제공)

지구 온난화 및 기후 위기의 영향이 전 세계적으로 미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에서 여름철·겨울철 극한 온도에 따라 응급실을 찾는 비율이 취약계층인 의료급여 수급권자 청년-중년층(19~64세)이 비수급권자에 비해 30% 이상 많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대응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부산대학교는 정보의생명공학대학 의생명융합공학부 이환희 교수 연구팀이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지구 온난화와 기후 위기와 관련해, 여름철과 겨울철의 극한 고온 및 극한 저온 노출에 따른 건강 위험이 취약계층일 가능성이 높은 의료급여수급권자에서 비수급권자에 비해 청년 중년층(19~64세)의 경우 약 30% 이상 높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31일 밝혔다.

극한 온도에 따른 우리나라 의료급여수급권자의 응급실 방문 자료를 분석해 건강 위험과 비용의 이중 격차를 평가한 이번 논문은 역학 분야의 저명한 국제 학술지인 '인터네셔널 저널 오브 에피데미올로지(국제역학저널, International Journal of Epidemiology)' 온라인 3월 27일자에 게재됐다.

최근 심각해지고 있는 지구 온난화와 기후 위기에 전 세계적인 대응이 촉구되고 있다. 여름철 무더위 및 겨울철 강추위는 조기 사망 및 건강 악화로 인한 응급실 방문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특히 경제적 취약계층은 비취약계층에 비해 극한 온도에 따른 영향에 더욱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러한 차이가 연령-성별-장애여부-응급실 방문 원인에 따라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이중격차에 대한 연구는 세계적으로도 매우 드물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제한점에 주목해 한국건강보험자료를 이용, 2010년부터 2019년까지 10년간의 의료급여수급권자 전수를 대상으로 고온 및 저온 노출에 따른 응급실을 경유한 입원 위험을 분석했다.

경제적 취약계층의 경우, 극한의 온도에 대비할 수 있는 냉난방시설 접근성이 낮고 온도 노출이 많은 실외근로의 가능성이 높으며 경제적 제한으로 인해 의료시설 접근성이 일반적으로 비취약계층에 비해 낮은 경향을 보여 왔다. 하지만 기존의 연구들은 대부분 경제적 취약계층 여부에만 관점을 두고 취약계층과 비취약계층의 정량적 차이에만 주목했을 뿐, 그 차이가 어떤 요인에서 더 두드러지는지 정보를 줄 수 있는 ‘이중 취약성(double disparities)’에 대한 연구는 국내외적으로 부족한 실정이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의 필요성이 여기에 있다고 설명한다.

연구팀의 분석 결과, 비수급권자 대비 의료급여수급권자의 고온으로 인한 응급실 경유 입원 위험도는 18세 이하 연령군에서 50% 이상, 19~64세 연령군에서 30% 이상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의료급여수급권자의 저온으로 인한 응급실 경유 입원 위험도는 18세 이하 연령군에서 약 10%, 19~64세 연령군에서 약 30% 정도 높았다.

또한 장애가 있거나 정신질환으로 인한 입원 위험도에서 수급권자와 비수급권자의 격차는 저온에서는 30% 이상, 고온에서는 20%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온 및 저온으로 인한 응급실 경유 입원 초과의료비용의 경우에도 의료수급권자와 비의료수급권자의 초과비용 격차는 64세 이상 연령군에서 더 두드러졌다. 특히 저온일 때 65~84세 연령군에서 수급자의 초과비용이 2배가량 많았다.

한편 이번 연구는 노년층일수록 극한 온도에 취약할 것이라는 기존의 인식과는 달리, 청년-중년층(19~64세) 인구에서 더 많이 발생할 수 있는 실외 및 직업활동, 음주, 경제활동 취약요인(더 좋지 않은 작업 환경, 더 빈번한 야외근로 및 직장 내 격차로 인한 스트레스 등)이 고온 및 저온의 위험도 격차를 더욱 두드러지게 만들 수 있는 요인일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번 연구는 부산대 이환희 교수가 교신저자, 서울대 보건대학원 김아영 박사과정생이 제1저자로 수행했으며 부산대 정보의생명공학대학 이환희 교수 연구팀과 서울대 보건대학원 김호 교수 연구팀이 국민건강보험 청구 자료를 활용해 공동 연구로 진행했다. 해당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글로벌 기초연구실 및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의 지원을 받았다.

연구 분석 결과는 향후 국가 단위의 기후 위기 대응 수립 시 경제적 취약 집단을 더욱 정밀히 고려할 필요가 있음을 의미하며, 국내외적으로 더욱 포괄적이고 정의로운 기후 위기 대응 정책 수립을 위한 중요한 과학적 근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환희 의생명융합공학부 교수는 “기후변화의 건강영향은 인구에 불균형적으로 작용하며, 이러한 불균형을 해소하는 맞춤형 대응 정책이 필요하다”며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데이터 기반 경제적 취약계층 및 격차 완화를 위한 기후변화 대응 정책이 활발히 논의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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