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원하기
  • 인쇄
  • 전송
  • 보관
  • 기사목록
  • 오탈자제보

[엘도라도를 찾아서③] ‘무풍지대에 일으키는 태풍’…동남·중앙아시아로 진격하는 편의점업계

  •  

cnbnews 홍지후기자 |  2025.03.20 09:41:38

한국 문화 열광하는 베트남 등 적극 공략
한국 음식·현지 음식 조합해 구매욕 올려
상대적으로 안전한 ‘MFC’ 방식으로 진출
가능성 이미 확인…새 도약대 오르는 단계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 중심역 KLCC에 위치한 CU Avenue K점. 한국 라면과 과자, 커피 등을 구매한 현지인들이 매대 옆 휴게 공간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홍지후 기자)

기존 항로를 재조정해야할 때다. 한국 기업들이 신시장 개척이란 과제에 당면했다.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미국 트럼프 2기 정부가 관세를 높이고 있고, 대립각을 세운 미·중 사이에서 중국 이외의 다른 선택지인 제3세계를 발굴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눈 밝은 기업들은 서둘러 다른 지대로 속속 방향타를 돌리며 성공적인 안착을 시도하고 있다. 이들은 황금의 땅, 엘도라도를 찾을 수 있을까? <편집자주>


 


GS25·CU 등 편의점이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몽골과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에 진출해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편의점 업계는 동남·중앙 아시아를 해외 개척지로 삼은 이유로 ‘성장 가능성’을 꼽았다.

국내총생산(GDP) 바탕의 구매력은 미주·유럽 국가 등 선진국과 비교할 순 없지만, 한국 문화를 사랑하는 20대가 편의점의 주 소비층이기에, 앞으로 꾸준한 매출 증가를 이룰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더불어 동남·중앙아시아가 다른 대륙에 비해 한국과 지리적으로 가깝고, 편의점 등 소형 유통 채널이 부족하다는 점도 한몫을 차지했다.
 


훨훨 나는 K-컬처 집약체, K-편의점



해외로 나간 편의점의 주력 제품은 역시 K-푸드다. 즉석에서 조리하는 한국 식품과 PB(자체상표) 상품이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말레이시아 CU에서 가장 잘 팔리는 제품은 떡볶이이며, 전주비빔 삼각김밥, 서울식소불고기 도시락, 인기가요 샌드위치 등 PB상품도 인기가 높다. 몽골 GS25도 PB상품인 치킨25, 오모리김치찌개라면 등이 판매량 상위권을 차지했다.

카자흐스탄 CU에선 ‘한강 라면(전용 용기로 소비자가 직접 끓이는 라면)’도 판매하며, 점포 매출의 65%가 한국 상품에서 나온다.

각국의 음식도 편의점에서 선보인다. 몽골 CU는 몽골식 찐빵 ‘보즈’와 전통 만두튀김 ‘호쇼르’를, 카자흐스탄 CU는 중앙아시아 대표 음식인 ‘쌈사’를, 베트남 GS25는 베트남식 호빵인 ‘반바오’를 판매한다. 한국 식품뿐 아니라, 현지 음식에 대한 수요도 잡겠다는 것이다.

몽골에선 특히 커피가 잘 나간다. GS25는 몽골에 카페 특화형 매장 시티타워점을 열고, 아메리카노부터 라떼류까지 다양한 커피를 판매한다. 몽골 CU에서도 ‘GET 커피’는 점포당 하루 평균 200잔이 팔린다.

동남·중앙아시아에서 음식과 커피의 수요가 높은 이유는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이들 국가에서 편의점이 카페, 음식점의 역할을 대신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젊은 세대에게도 편의점은 물건만 사고 바로 나가는 공간이 아닌, 제품을 사서 먹고 마시고, 음악도 듣는 일종의 ‘놀이터’ 같은 공간이다.

이 트렌드를 따라 GS25와 CU는 해외 점포에도 매대 옆 넓은 시식 공간을 마련했다. 찌는 듯한 더위로 불쾌지수가 높은 동남아시아에서 사람들은 저렴한 가격으로 시원한 에어컨 바람과 흥겨운 음악을 즐길 수 있는 편의점으로 발길을 돌리기 마련이다. GS25 몽골 시티타워점의 경우, 하루 평균 700명 이상 직장인들이 방문해 원두커피를 사간다.

 

(위에서부터) 몽골 CU, 카자흐스탄 CU, 베트남 GS25 (사진=각 사)

이처럼 소비자의 입과 귀는 물론이고, 마음까지 만족시킨 성과는 컸다. 베트남 GS25는 전 지역 편의점 점포 수 2위로 올라섰고, 매출액 또한 2018년 29억 5700만원에서 2023년 855억 3300만원으로 5년간 약 29배의 성장을 이뤘다. 몽골에서도 GS25는 2021년 41억 6700만원에서 2023년 720억 2145만원으로 2년새 약 17배 넘는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CU 또한 몽골에서 460개 점포를 운영하며 편의점 업계 7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현재 150점을 운영 중인 말레이시아와 30점을 운영 중인 카자흐스탄에서도 각각 2028년, 2029년까지 500곳 이상 개점을 목표로 한다.

 


‘로열티’ 주는 국가에서 받는 국가로



GS25와 CU는 해외 진출 방식으로 마스터 프랜차이즈(Master Franchise, 이하 ‘MFC’)를 채택했다. 이는 본사가 현지 기업(파트너사)에 브랜드 사용 권한 및 사업 운영권을 부여하고, 그에 따른 로열티를 받는 방식을 말한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 관계자는 “과거 일본 편의점 ‘패밀리마트’에게 로열티를 주던 시절을 지나 이제 ‘CU’라는 브랜드로 해외 기업으로부터 로열티를 받고 있다”며 “MFC를 체결하는 가장 큰 이유는 리스크 예방 차원”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이 방식은 해외 기업에 직접 투자하는 벤처캐피탈(Venture Capital)에 비해 위험도가 훨씬 낮다. 매장의 매출과 상관없이 한국 편의점 기업은 모기업이 돼 일정한 수준의 브랜드 로열티는 계속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MFC라고 해서 단순히 브랜드 이름만 판매하는 것은 아니다. CU는 MFC를 체결한 말레이시아, 몽골, 카자흐스탄에 전문가를 파견해 부지 선정, 점포 디자인, 상품 레이아웃, 물류 시스템, 접객 등 점포 운영 시스템과 노하우를 전수했다. 편의점 매출이 오르면, 양쪽 기업 모두에게 ‘윈윈’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CU가 말레이시아에서 MFC를 체결한 ‘마이뉴스 홀딩스(Mynews Holdings)’ 같은 경우 사업이 승승장구하며 계약이 체결되기 전보다 주가가 2배 이상 올랐다.

또 카자흐스탄에선 MFC를 체결한 기업 ‘신라인’에게 물류센터, 식품 제조센터 등 유통 인프라와 관련 노하우를 6개월 동안 집중적으로 지원했다. 그 결과 유통사 전용 물류센터를 지음으로써 모든 유통 채널이 제조업체로부터 직접 납품 받는 구조를 만들었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기존 파트너사와 유기적인 교류와 협업을 강화하는 동시에 다른 국가로 추가 진출함으로써 글로벌 편의점 스탠다드로 위상을 높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CNB뉴스=홍지후 기자)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