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학술지급 건축 월간지인 SPACE(공간)의 출판 브랜드 공간서가가 신간 ‘나이층 : 청파동 주택 리모델링 기록’을 출간했다.
공간서가는 청파동 주택이 1930년 일본인에 의해 서울시 용산구 청파동에 지어진 지상 2층, 지하 1층의 목조주택으로, 일제 식민지기였던 당시 용산구에 일본 가옥과 서구 주택이 접목된 화양절충식 주택이 다수 지어졌다고 6일 밝혔다.
공간서가 측에 의하면 청파동 주택도 전형적인 화양절충식 주택 중 하나다. 청파동 주택은 광복과 문화 및 기술의 변화 등 90여년 간 시대의 흐름을 지나오며 당대의 삶에 맞춰 조금씩 변용됐고, 그 흔적을 고스란히 품고 있다는 점에서 고유한 가치를 지닌다.
건축가 정이삭(동양대학교 교수, 에이코랩건축사사무소 대표 건축가)은 청파동 주택을 한반도 풍토에 맞춰 변용된 화양절충식 주택을 뜻하는 ‘한반도 화양절충식 주택’이라 명명했다. 이 책의 제목인 나이층은 1층 바닥면에서 발견된 15개의 재료층을 묘사하는 단어인데, 이런 시간의 층위에서 아궁이, 연탄, 기름보일러 등 바닥 난방 방식의 변천을 확인할 수 있다.
2017년 리모델링 의뢰를 받고 청파동 주택을 방문한 정이삭 건축가는 이 주택의 문화재적, 주택문화사적 가치를 알아보고 이에 공감하는 협업자들을 모았다. 모인 사람들은 지연순(공사 관리 및 설계 협조, 공간모색연구소 대표), 조재량(목구조 자문, 송련재 대표)이다. 건축 사진가 노경(로스페이스 대표)은 청파동 주택의 리모델링 전후 과정을 사진으로 기록했다.
정이삭 건축가는 책 속에서 “이 집은 무엇인가. 이 집은 일본의 것인가, 한국의 것인가, 일본도 한국도 아닌 서구 문명의 편린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여러 전문가의 자문과 조사를 거친 정이삭 건축가는 일식과 서양식, 한식이 가져다준 특성 모두를 긍정하며 작업에 착수한다. 작업자들은 최초 건축물로의 원형 복원 혹은 리모델링 전 온전한 상태로의 보수와 같이 특정한 시점을 기준으로 잡지 않고, 건축주의 의견, 실사용자에 맞춘 기능적 보수, 현시점 기술적인 여건에 더해 주택이 가진 특유의 미감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리모델링을 진행했다.
저자인 정이삭은 동양대학교 교수이며 에이코랩건축사사무소 대표 건축가다. 주요 건축 작업으로 철원 선전마을 예술가 창작소, DMZ 평화공원 마스터플랜, 연평도 도서관, 서울시 전통시장 공간개선 연구, 연남동 적벽돌 집, 노란 평상, 씨타델 카&페, 청파동 아흔살 집(킷테), 있기에 앞서, N작가 주택 등이 있다.
그는 제15회 베니스 비엔날레(한국관 큐레이터 및 작가), 2016 베이징디자인위크(한국관 큐레이터), 캠프2020(총감독), 서울은미술관(작가), 한강예술공원(작가), MMCA 예술버스쉼터(작가) 등의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그의 작업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아르코미술관, 부산현대미술관, 수원시립미술관, 두산아트센터 등에 전시되어 있다. ‘예술이 말하는 도시미시사’ ‘하이퍼폴리스’ ‘동시대 예술과 변이하는 계획들’ ‘할 수 있을 때까지, 원인동’ 등의 책을 집필했다.
지연순은 공간 디자이너, 전시 기획자, 변역가이며 공간모색연구소 대표다. 서울시립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건축 잡지 ‘플러스’ ‘월간 디자인’에서 기자와 편집자로 일했다. 주요 공간 작업으로 제주도 차농부집, 광주 갤러리 혜윰, 광주 DM홀 등이 있다. 서울 청파동 주택(현 킷테)의 공사 관리 및 설계 협조를 했다. ‘가정방문 전시프로젝트, 송씨할아버지댁’ ‘셋방살이 내집마련’ ‘나이층’ 등의 전시를 기획했다. 번역서로 ‘근대건축론집’ ‘세계도시사’ ‘색채-명화이야기 시리즈’, 편저로 ‘미술공예운동과 건축’ ‘구성주의 건축’ 등이 있다.
조재량은 국가무형유산 대목장 이수자이며 현재 송련재 대표다. 1996년 경복궁 동궁 복원공사를 시작으로 경회루, 근정전 중수, 광화문 복원 등 20년 동안 경복궁과 창덕궁, 창경궁 복원 및 보수공사 현장에서 보냈다. 2002년부터 부편수로 일했고, 2016년 시작된 경복궁 흥복전 권역 복원공사에서 도편수를 맡았다. 2011년 구룡포에 있는 근대문화역사관을 시작으로 옛 서울시장 공관, 조선식산은행 충주지점 등을 수리하면서 근대건축물의 구조적인 합리성과 목조 구법의 변화, 재료와 디자인의 시대성에 주목해왔다.
노경은 서울 출생으로 사진을 전공했다. 도시 속 변화하고 멈춰 있는 것들과 동시대 건축가들의 작업을 기록한다. 로스페이스 스튜디오를 운영하며 ‘SPACE(공간)’의 전속 사진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CNB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