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부기자 | 2025.01.24 10:19:05
페이토갤러리(PEYTO GALLERY, 서울 중구 동호로 220)는 지난 21일 김현식, 윤상현, 하태임 3인전 "집적과 확장(ASSEMBLE AND EXPAND)"을 오픈했다. 이번 전시는 2월 22일까지 열린다.
한화그룹 미술관 큐레이터 출신인 권아름 디렉터의 이번 기획은 군더더기가 없다. 직선과 곡선, 입체의 하모니를 아무런 방해없이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3인전을 기획했다.
반복적인 행위를 바탕으로 확장된 세계를 선보이는 작가 김현식, 윤상현, 하태임의 3인전의 제목은 "집적과 확장"이다. 실제로 전시장에서 작가들의 작품을 천천히 감상하다보면 기획자의 의도를 통해 각 작가들의 깊숙한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다.
권아름 디렉터는 "김현식은 반복적인 수천 번의 선 긋기를 통해 평면에 보이는 색면 속에 입체적 공간을 창출합니다. 또한 윤상현은 달항아리의 정제되고 날렵한 라인과 은하수의 빛을 담은 달항아리를 선보입니다. 그리고 하태임은 몸을 축으로 그리는 행위를 통해 리드미컬한 색의 감각적 구성으로 화면을 확장해 왔습니다."라고 설명했다.
3인전 "집적과 확장"의 미학적 개념
권아름 디렉터의 이번 전시 키워드는?
이번 3인전 '집적과 확장'의 바탕을 이루는 미학 개념은 무엇일까? 전시를 관람하기 전에 관련된 개념들을 정리해 두는 것은 기획 의도에 따라 전시를 관람하는 방법 중 하나다. 권아름 디렉터가 제안하는 몇가지 개념은 다음과 같다.
먼저 퍼포먼스(PERFORMANCE)다. 리처드 셰크너는 "퍼포먼스는 두 번 행해진 행동이다"라고 말했다. 즉 퍼포먼스는 반복과 변형의 창조적 과정이다. 반복은 단순 복제가 아니라, 현재의 맥락 속에서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창조적 행위라는 것이다.
두번째 개념은 쥬디스 버틀러(Judith Butler)의 수행성(Performativity)이론이다. 즉 이 반복적 행위가 정체성과 의미를 형성하고, 그 수행적 반복은 재연이 아니라,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 내는 생성적 과정이라는 것이다.
세번째는 리추얼(RITUAL)이다. 반복적이고 규치적인 행위, 주로 종교적이나 문화적인 맥락에서 특정 목적을 수행하기 위해 행해지는 행위를 뜻한다. 최근 MZ세대들의 유행어인 '마이크로 리추얼'과 맥락은 다르지만, MZ세대들이 관심 갖을 만한 감상 포인트라고 할 수도 있겠다.
권아름 디렉터는 "반복적인 행위는 단순히 과정 일부가 아니라 작품의 본질이 되기도 합니다. 이는 리추얼(Ritual)적이고 수행적인 성격을 띠며 행위를 통해 관람자와 상호작용을 하거나 의미를 축적하는 방식을 보여줍니다."라고 설명했다.
마지막 네번째 개념은 리좀(Rhizome)이다. 이는 철학자 들뢰즈가 제시한 관계 맺기, 확장의 한 유형이다.
권아름 디렉터는 "미학에서 반복을 통한 집적의 행위는 '감각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확장합니다. 반복을 통해 기존 구조를 복제하는 것이 아닌, 새로운 연결과 확장을 생성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레이어링은 화면과 공간의 경계를 흐리고 다중적인 차원을 드러내는 리좀(rhizome) 적 확장을 보여줍니다. 반복적 행위로 쌓인 레이어는 물리적 구조를 넘어, 공간적 경험과 시간적 서사를 형성합니다. 이는 공간과 시간, 물질의 상호작용을 통해 새로운 차원을 형성하려는 예술적 시도와 연결되는 것입니다. 이는 관람자가 물리적 한계를 넘어 작품을 체험하도록 만들고, 감각적, 정신적 깊이를 제공합니다."라고 설명했다.
페이토갤러리의 김현식, 윤상현, 하태임 3인전 "집적과 확장(ASSEMBLE AND EXPAND)"은 작가들의 작업을 위한 행위의 집적, 그리고 공간과 시간, 물질의 상호작용을 통해 관람자들에게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게 할 것이다.
(CNB뉴스= 김진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