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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현장] ‘누리봄’을 말하다…KT&G ‘광복 80주년 사진전’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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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손정호기자 |  2025.01.23 09:33:12

흑백사진 속 창덕궁, 600년 민족史 함축
일제강점기와 광복…역사의 질곡 느껴져
누리봄은 ‘세상을 희망차게 가꾸는 사람’
인정전·낙선재·주합루 등 생생한 사진기록

 

KT&G가 서울 본사 빌딩에 있는 대치갤러리에서 광복 80주년 기념 사진전 ‘언제나 누리봄’을 개최하고 있다. (사진=손정호 기자)

올해 광복 80주년을 맞아 우리 역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케이티앤지(KT&G)가 600여년 전 건립돼 가장 오랫동안 법궁의 역할을 해온 창덕궁의 모습을 담은 사진 전시회를 열고 있어 주목된다. CNB뉴스가 전시회 현장을 다녀왔다. (CNB뉴스=손정호 기자)




KT&G가 서울 본사 빌딩에 있는 대치갤러리에서 광복 80주년 기념 전시인 ‘언제나 누리봄’(2월 27일까지)을 진행하고 있다. 조선시대인 1405년에 건립된 창덕궁의 모습을 흑백사진에 담아 재조명한 전시회다.

기자는 지난 20일 오후 이곳을 찾았다. 서울 지하철 삼성역에서 내려 인근에 있는 KT&G 타워를 찾아가면, ‘언제나 누리봄’ 사진전을 알리는 대형 포스터가 건물 정면에 설치돼 있다. 광복 80주년, KT&G의 문화공간인 상상마당 2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라는 설명이 눈길을 끌었다.

KT&G의 대치갤러리는 강남 본사 빌딩 1층에 자리해 있다. 건물 앞에서 감상할 수 있는 대치갤러리의 윈도우 공간에 창덕궁 인정전 내부를 흑백사진으로 촬영한 모습이 비단에 프린트되어 걸려 있었다. KT&G 상상마당의 제8회 한국 사진가 지원 프로그램(Sangsangmadang Korean Photographer’s Fellowship·SKOPF)에서 올해의 작가로 선정된 김성수의 사진 작업이라는 설명이 적혀 있다.
 


강남 타워 대치갤러리, 창덕궁 흑백사진전



회전문을 지나서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갤러리의 전시 공간이 나온다. 하늘거리는 천에 프린트되거나, 액자에 담긴 창덕궁의 흑백사진이 가지런히 자리해 있었다. 모두 김성수 작가가 창덕궁 여러 곳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흑백사진으로 정리한 작품들이다.

 

KT&G 대치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김성수 작가의 사진전 ‘언제나 누리봄’. (사진=손정호 기자)

전시장 벽면에 창덕궁에 대한 설명이 적혀 있었다. 창덕궁이 한국의 궁궐 중 유일하게 유네스코에 등재된 국가 유산으로, 조선 시대에 가장 오랜 기간 동안 실질적인 법궁의 역할을 했지만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많은 부분이 훼손되고 서양식으로 변화했다는 글이 마음을 뭉클하게 했다. 현재도 그 당시 변화된 모습을 일부 간직하고 있다고 한다.

창덕궁의 지도도 볼 수 있다. 이중 김성수 작가가 주목한 인정전은 일제 강점기에 내부의 마루와 전등, 커튼, 유리창문 등이 서양식으로 개조된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공간이라는 설명이 이해를 도왔다. 낙선재는 광복 이후에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실 가족이 생활하다가 생을 마감한 곳이었다. 후원은 유네스코 유산에 등재될 수 있도록 결정적인 역할을 했으며, 주변 지형과 조화가 뛰어난 곳으로 소개하고 있었다.

공중에 걸린 하늘거리는 쉬폰 천에는 희우루 담장의 모습이 반투명하게 프린트되어 있었다. 쉬폰 천에 비치는 희우루 담장의 흔적 너머로 액자에 담긴 사진들이 보여 독특한 울림을 주었다.

 

창덕궁의 여러 모습을 흑백사진에 담은 작품들. (사진=KT&G)

이 작품 옆에는 ‘창덕궁 안에 가뭄 끝에 단비가 내려 기뻐하다’는 뜻을 담은 희우루가 있는데, 정조 1년(1777년) 날이 매우 가물었는데 누각을 중건하는 공사를 시작하자 비가 내렸다는 글이 적혀 있었다. 누각이 완성되어 정조가 행차하자 다시 비가 내렸는데, 그래서 정조가 누각의 이름을 희우루라고 지었다고 한다.

액자에 담긴 사진들은 건축물별로 정리되어 있었다. 전각(궁궐의 주요 건축물)으로는 낙선재, 인정전의 여러 모습을 아련한 흑백사진으로 기록하고 있다. 후원(궁궐 안에 있는 정원)으로는 주합루, 부용지, 관람정, 존덕정, 펌우사 등을 여러 계절과 각도에서 흑백사진으로 담아 액자를 통해 감상할 수 있었다.

 


건축으로 ‘누리봄’ 정신 구현…사진에 담아



대치갤러리의 전시 공간을 천천히 걸어가며 흑백사진들을 살펴보니, 일제 강점기와 광복이라는 역사의 질곡을 거쳐 궁궐 안으로 들어온 기분이 들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형태가 일부 변화하고, 주인이 바뀌면서도 여전히 우리 곁에 머물고 있는 건축물을 통해 민족의 역사와 미래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다.

갤러리에는 ‘언제나 누리봄’ 전시를 알리는 종이 팸플릿이 놓여 있다. 누리봄은 ‘우리 모두 세상(누리)을 희망차게 가꾸는 사람이 되기’라는 의미의 순우리말이다. ‘한 국가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국가유산인 창덕궁을 통해 광복 80주년의 의미를 되새기길 바란다’는 글도 적혀있다.

 

김성수 작가의 창덕궁 흑백사진 작품들을 보여주는 스크린(왼쪽), 창덕궁 공간들에 대한 설명. (사진=손정호 기자)

KT&G의 이번 전시회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일환이다.

KT&G는 기업과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사회공헌 사업 비전으로 정하고 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2007년 홍대를 시작으로 논산, 춘천, 대치, 부산 등 5곳에서 복합 문화공간인 상상마당을 운영하고 있다. 상상마당은 연간 방문객이 약 300만명에 이르며, 매년 3000여개의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 예술 후원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2008년부터 KT&G 스코프(SKOPF)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꾸준히 우리나라 신진 사진가를 발굴해 양성하고 있다. 매년 올해의 사진가 3명을 선정해 지원금과 멘토링, 전시 기회 등의 혜택을 지원한다. 이번 전시도 이런 맥락 속에서 기획됐다.

KT&G 관계자는 CNB뉴스에 “ESG경영실 문화공헌부에서 상상마당을 운영하며 사진, 영화, 음악 등 다양한 문화예술 분야를 후원하고 있다”며 “올해는 광복 80주년을 맞아 누리봄 정신을 지켜온 창덕궁의 모습을 알려 그 의미를 되새기고자 한다”고 말했다.

(CNB뉴스=손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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