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상공회의소가 지난 1일 지역 거점 항공사인 에어부산의 존치를 위한 즉각적인 논의 착수를 강력히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최종 승인한 이후 지역 상공계를 중심으로 커져가는 우려와 분노를 담은 것이다.
부산상의는 성명서를 통해 합병 과정에서 부산 거점 항공사의 존치를 요구한 지역사회의 목소리에 무관심과 미온적으로 대응해온 산업은행, 국토교통부, 대한항공을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대한항공 조원태 회장이 “통합 LCC 본사를 지역에 두겠다”는 약속을 뒤집은 점을 지적하며, 에어부산의 분리 매각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부산상의는 에어부산 문제를 기업의 자율적 결정으로 치부하는 정부와 대한항공의 태도를 비판하며, 이는 두 항공사의 합병 승인을 위해 지역사회를 기만한 행위라고 강조했다. 성명서에는 산업은행과 국토교통부가 합병 승인 과정에서 “에어부산 분리 매각이 승인을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이유로 지역의 요구를 외면했으며, 이제 와서는 “기업의 문제”로 책임을 회피한다고 비판했다.
또한, 지역 상공계는 에어부산과 진에어, 에어서울 등 자회사 통합 문제 역시 국가 기간산업으로서 공적 책임을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산업은행이 정책 결정의 중심에 있는 만큼 공적 책임과 정책적 판단에 기반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양재생 부산상의 회장은 “에어부산은 지역 기업과 시민들의 노력으로 성장한 부산의 자랑”이라며, “정부의 잘못된 산업 정책으로 부산이 거점 항공사를 잃는다면, 이는 2029년 개항 예정인 가덕도신공항 활성화뿐 아니라 지역 민심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양 회장은 산업은행과 국토교통부, 대한항공, 부산시 등 이해 당사자들이 즉각 논의의 장을 마련하고, 부산 거점 항공사 존치에 대한 지역 요구를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지금은 정부의 전향적인 정책적 고려와 적극적 지원이 필요한 때”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