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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가야무덤 옥전고분군'…합천박물관, 11월 개편 재개관

금 한돈 50만원시대, 황금칼의 나라 '다라국' 품은 합천군…'개관 20돌' 합천박물관, 상설전시실 개편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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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최원석기자 |  2024.10.22 09:45:10

합천 옥전고분군 전경. (사진=합천군 제공)

경남 합천을 떠올리면 '팔만대장경'과 '해인사'가 가장 먼저 생각날 것이다. 그러나 합천군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가야 연맹체의 하나인 다라국의 역사가 숨겨져 있다. 현재 금 한 돈이 50만 원에 달하는 시대에, 과거 황금 칼을 제작했던 다라국의 흔적이 바로 이곳에 남아 있는 것이다.

합천군 쌍책면에는 가야인의 무덤인 세계유산 옥전고분군이 있으며, 이곳에서 출토된 유물들을 전시하는 합천박물관이 자리하고 있다. 방문객들은 “합천에 가야가 있었다는 사실도 놀라운데, 이렇게 많은 가야 유물이 출토되다니 대단하다”며 신기해한다.

1600년 전 다라국으로 추정되는 가야 소국의 존재를 처음 알린 옥전고분군은 올해로 개관 20주년을 맞이한 합천박물관의 바로 위에 위치해 있다.

◇합천의 가야 '다라국'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7개의 가야고분군 중 하나인 옥전고분군은 합천의 주요 교통로였던 황강과 낙동강이 합류하는 지점에 위치해 있다. 1985년 경상국립대학교박물관이 합천댐 수몰지구에서 실시한 지표조사 과정에서 가야의 생활유적이자 방어거점인 성산성과 함께 발견됐다.

지표조사 당시 수십 개의 대형 고분이 발견되었고, 왕릉급 고분의 도굴 구덩이에서 많은 토기, 갑옷과 투구, 금동제 유물을 수습하면서 그 중요성이 드러났다. 이후 2021년까지 9차례 발굴조사가 이루어지며 옥전고분군은 문헌에 기록된 '다라국'의 지배 묘역으로 추정되기 시작했다.

'다라'라는 이름은 쌍책면 다라리라는 지명으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중국과 일본의 문헌에서도 다라국의 이름이 확인된다. 예를 들어, 중국의 외교문서인 양직공도(6세기)와 일본서기(8세기)에서 다라라는 이름이 등장하며, 조선시대 문헌에서도 이 지역의 이름이 기록돼 있다.

우리나라 문헌에서는 1470~80년대 밀양박씨 족보와 1789년 조선시대 호구 총서에서도 확인되고 있어, 오래전에 형성된 지역 이름으로 지속적으로 사용된 지명임을 알 수 있다.

 

옥전고분군 금귀걸이. (사진=합천군 제공)

◇세계유산으로 빛나는 '옥전고분군'

옥전고분군은 황강가의 해발 50~80m의 구릉지에 위치하며, 27기의 대형 무덤과 약 1000여 기의 무덤이 분포돼 있다. 이곳에서 발견된 무덤들은 4~6세기에 걸쳐 덧널무덤, 돌덧널무덤, 앞트기식 돌방무덤 등 다양한 형태를 보여준다.

특히 ▲23호분에서 출토된 금동관모 ▲M6호분의 은관과 금동관 ▲보물로 지정된 금귀걸이 ▲20련 이상의 목걸이 ▲M3호분의 장식고리자루큰칼과 금동제 안장 및 투구 ▲121점의 덩이쇠 등은 다라국의 강력한 지배집단을 증명하는 유물들이다.

또한 ▲M1호분에서 출토된 로만글라스는 가야고분군 중 유일하게 완형으로 출토된 유물로, 신라 금령총에서도 같은 형태의 유물이 발견되어 당시 다라국의 대외교섭 능력을 보여준다.

이처럼 옥전고분군에서 출토된 유물들은 가야의 토목기술, 금속공예기술, 철기문화를 입증할 뿐만 아니라, 한반도 남부 지역에 여러 연맹체로 이루어진 가야가 존재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다. 이로 인해 옥전고분군을 포함한 7개의 가야고분군은 동아시아 고대 문명의 다양성을 증명하는 중요한 유적으로 평가받아 2023년 9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옥전고분군 출토 유물. (사진=합천군 제공)

◇개관 20주년 맞이 다양한 준비 중인 '합천박물관'

옥전고분군을 형상화한 합천박물관은 올해 개관 20주년을 맞아 상설전시실 개편을 진행하고 있다. 박물관은 2021년 국가귀속유산 보관관리 위임기관으로 지정돼 옥전고분군에서 출토된 유물을 보관·관리하고 있으며, 최근 발굴된 998점의 유물을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한 수장 공간을 확충하고 있다.

박물관은 11월 재개관을 목표로 관람동선을 정비하고, 새롭게 인수한 유물을 포함해 상설전시실을 확장할 예정이다. 1층에는 가야를 포함한 합천의 선사·고대 유물을 전시하며, 2층에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옥전고분군의 특색 있는 유물들을 선보일 계획이다.

또한 '살아있는 박물관'을 목표로 박물관 내에 증강현실(AR) 기술을 도입하고, 본관의 중앙 원형홀에는 합천의 역사를 담은 미디어아트 콘텐츠를 설치해 관람객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재정비를 마친 합천박물관은 오는 11월 재개관해 방문객을 맞이할 예정이다.

합천박물관 관계자는 “합천박물관은 방문객들이 쉽고 즐겁게 합천의 역사를 배울 수 있도록 재정비하고 있다”며 “옥전고분군의 세계유산적 가치를 널리 알리는 역사문화 관광거점 박물관으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합천박물관 본관은 11월까지 휴관 중이나, 별관 역사관과 옥전고분군은 정상적으로 관람할 수 있다. 자세한 문의는 합천박물관으로 가능하다. 그 외 문의사항은 합천박물관 전화, 홈페이지, 공식밴드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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