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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식콜콜] ‘신라면 툼바’는 ‘짜파구리’의 아성을 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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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선명규기자 |  2024.10.17 09:44:00

레시피 조합 인기에 ‘신라면 툼바’ 등장
레스토랑 ‘투움바 파스타’ 특징 구현해
고명 아쉽지만 ‘꾸덕 식감’ 제대로 살려
농심, 국내 판매량 급증에 해외시장 노크
모디슈머 대명사 ‘짜파구리’ 넘을까 기대

 

농심이 모디슈머 레시피로 인기를 끈  '신라면 투움바'를 제품화한 '신라면 툼바 큰사발면' (사진=선명규 기자)

시대의 지성 이어령 선생은 “한국인은 무엇이든지 먹는다”고 했다. 마음, 나이, 겁, 심지어 욕까지. 그러나 먹는다고 하면 으뜸으로 떠오르는 것은 음식이다. 우리는 뭣보다 음식을 먹는다. 궁금해서 알아봤다. 뭐든 먹는 한국인을 유혹하는 먹을거리는 지금 뭐가 있을까? CNB뉴스 기자들이 하나씩 장바구니에 담고 시시콜콜, 아니 식식(食食)콜콜 풀어놓는다. 단, 주관이 넉넉히 가미되니 필터링 필수. <편집자주>


 


다수의 취향이 일치하면 상품이 되는 시대. 2016년부터 입소문을 탄 레시피가 급기야 판매대에 올랐다. 농심이 용기면으로 내놓은 ‘신라면 툼바 큰사발면’(이하 신라면 툼바)이다. 이 회사 신라면에 기초해 치즈, 버섯, 마늘 등을 조합한 제품이다.

이른바 ‘모디슈머’의 유행이 파생상품을 만들었다. 모디슈머는 ‘modify’(수정하다)와 ‘consumer’(소비자)의 합성어로 소비자 취향에 따라 레시피를 조합하는 것을 뜻한다. 대표적 사례는 짜파게티와 너구리가 만난 짜파구리. ‘신라면 툼바’가 모디슈머의 대명사인 짜파구리의 벽을 넘을 수 있을지 내돈내산으로 먹어봤다.

 

'신라면 툼바' 구성품.  면과 ‘매콤한 전첨분말’을 먼저 넣고 기다렸다가 ‘부드러운 후첨스프’를 첨가하면 완성된다. (사진=선명규 기자)

 


다 넣으면 짜요…수프 조절 필수



‘투움바 파스타’는 원래 한 레스토랑 브랜드의 대표 메뉴다. 끈기 있는 면발에 매운 맛을 더했는데, 이게 대중적 입맛에 맞아떨어지며 유명세를 탔다. ‘신라면 툼바’ 역시 이 개성을 특징으로 내세운다. ‘매콤 꾸덕한’이란 소개 문구를 용기 전면에 박았다.

내용물은 간단하다. 면, ‘매콤한 전첨분말’, ‘부드러운 후첨스프’다. 면에 ‘전첨분말’을 넣고 끓는 물을 부어 익히는 게 먼저. 그러나 여기까지 따라했을 때 의아할 수도 있다. 전혀 ‘꾸덕’하지 않기 때문이다. ‘후첨스프’를 넣어야 익히 아는 투움바가 된다. 곧장 되직해진다. 비빌 때마다 찌걱 찌걱 소리가 날 정도다.

무엇보다 눈이 가는 것은 전자레인지 조리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본인 생각인데,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끓는 물을 넣고 익히는 것보다 면이 훨씬 차진다. 확실한 근거는 없지만 물에 불리는 게 아니라 지속해서 열을 가하기 때문이라고 넘겨 짚어본다.

면 얘기는 이쯤에서 그만하고 수프를 넣기 전에 명심할 것이 있다. 설명서는 과연 금과옥조란 점이다. 이렇게 쓰여 있다. ‘나트륨 섭취를 조절하기 위하여 기호에 따라 적정량의 스프를 첨가하여 조리하십시오’ 이런 권장사항을 건너뛰고 전부 넣었더니 정말 짰다. 좋게 말하면 간이 셌고 막말하면 그냥 짰다. 물론 이건 개인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혀를 자극해야 진정한 맛이라고 느낀다면 전부 넣는 것이 좋다.

아무튼 용기면이니만큼 포장을 뜯고 조리하는 데까지 3분이면 충분하다. 전자레인지에는 2분, 끓는 물 조리시에는 3분이 걸린다. 완성된 맛은 기대하는 딱 그 정도다. ‘투움바 파스타’와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생크림, 체다치즈, 파마산치즈를 써서 투움바 고유의 풍미가 산다. 부족한 고명이 부족하게 다가왔지만 전체적인 향과 맛만큼은 익숙한 ‘투움바 파스타’와 일치했다.

약간의 차이가 있다면 어쩐지 기시감이 든다는 점. 아는 맛이 자꾸 어른거리는데 그게 우연은 아니다. 농심 측은 “신라면 투움바는 신라면의 맛있게 매운맛, 고소하고 진한 풍미, 부드러운 식감을 한번에 즐길 수 있는 인기 레시피”라고 했다. 신라면의 기운이 입안 어딘가에서 자꾸만 어슬렁거리는 이유다.
 

‘신라면 툼바’는 출시 18일만에 210만개가 판매됐다. 편의점에서는 같은 기간 농심 용기면 중 매출액 1위를 기록했다. (사진=선명규 기자)

 


 

18일 만에 210만개 판매…해외 진출도 노린다



‘신라면 툼바’는 출시 직후 순항하고 있다. 18일 만에 210만개가 팔렸다. 편의점에서 같은 기간, 이 회사 용기면 중 매출액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시장 반응이 뜨겁자 농심은 가속도를 붙였다. 이 제품을 봉지면으로도 출시한 것이다. 농심 측은 “현재 신라면 툼바 큰사발면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 용기면 공급 확대를 준비하고 있으며, 봉지면을 요청하는 소비자 의견이 이어져 봉지면 출시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의 성공을 발판으로 이제 해외 시장을 노린다. 이미 출시 전 해외법인에서 실시한 현지 시식 평가서 “풍부하고 진한 소스와 매운맛의 조화가 완벽하다”, “크림 같은 부드러운 식감, 고소하고 매운 소스 풍미가 균형을 이루는 훌륭한 맛” 등 호평을 얻은 상황이다.

농심은 해외 현지 공장 생산 및 국내 수출을 병행하며 연말부터 주요 국가 유통채널을 통해 ‘신라면 툼바’를 선보이고 프로모션에 나설 계획이다.

농심 측은 “해외에서도 다양한 마케팅을 통해 신라면 툼바를 ‘한국형 크림파스타’ 대표 브랜드로 키워갈 것”이라고 했다.

(CNB뉴스=선명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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