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혜신기자 | 2024.08.21 17:07:26
경상국립대학교는 자연과학대학 화학과 고(故) 이준화 교수가 유전자 발현 조절의 핵심 전사인자인 ‘메이스원(MEIS1)’의 디엔에이(DNA) 염기서열 인식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연구에서 중요한 성과를 이루며 과학계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고 밝혔다.
고 이준화 교수는 서울대 이주용 교수, 한국과학기술연구원 김낙균 박사,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류경석 박사와 함께 전사인자 MEIS1이 어떻게 특정 DNA 염기서열을 인식하고 결합하는지를 규명해 논문을 발표했다.
화학과 최서리 박사(2023년 8월 졸업)가 제1저자로 참여하고 서여진 연구원, 진호성 박사과정, 안혜빈 연구원, 고유연 박사과정 학생이 공동연구원으로 참여한 이 연구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IF: 14.7)에 게재돼 생명과학 분야에서 매우 중요한 발견으로 평가받고 있다.
고 이준화 교수 연구팀은 최첨단 핵자기공명(NMR) 분광기와 등온 적정 열량계 실험을 통해 MEIS1이 표적 DNA를 인식하는 두 가지 결합 모드—선택적 결합과 비선택적 결합—을 규명했다.
특히 표적 DNA와의 상호작용을 결정하는 열역학적 파라미터를 밝혀내고 이를 통해 MEIS1의 염기서열 인식 메커니즘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MEIS1이 비선택적 결합을 통해 DNA와 초기 접촉을 하고 이후 α3 부위의 결합으로 표적 DNA에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과정을 밝혀냈다.
이 연구 결과는 생명과학 전반에서 DNA-단백질 상호작용 연구의 해석 오류를 방지하는 데 중요하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암과 유전자 발현 관련 질환 연구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나아가 효과적인 치료법 개발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 이준화 교수는 지난해 11월 말 갑작스럽게 폐렴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아오던 중 올해 1월 안타깝게도 영면에 들었다.
연구원들은 “고 이준화 교수는 자연과학대학장으로서 대학 발전에 헌신했을 뿐만 아니라 왕성한 연구 열정으로 동료 연구자들과 제자들로부터 깊은 존경을 받아왔다”며 “그의 업적은 앞으로도 수많은 연구자에게 영감을 주고 후학들에게는 든든한 길잡이가 될 것이며 이준화 교수의 뛰어난 연구 성과는 과학계에서 영원히 빛날 것”이라고 말하며 안타까워했다.
이 연구는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우수신진지원사업 및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