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캄보디아·베트남 속속 진출
내수 감소, 중국·동남아서 ‘만회’
출산율 높아 장밋빛 미래 ‘기대’
분유업계가 국내 저출산 현상에 따른 수요 감소로 해외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특히 최근 수입 규제가 완화된 중국을 비롯해 한국 대비 출산율이 높은 베트남·캄보디아·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집중 공략해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CNB뉴스=전제형 기자)
매일유업은 알리바바그룹 헬스케어 자회사인 알리건강과 파트너십 협약을 체결하고 특수분유 ‘앱솔루트 엠피에이 1,2단계’ 제품을 현지에 공급할 계획이다. 또 매일유업 아산공장에서 생산하는 일반분유 제품 3개 브랜드를 추가로 수출하기 위해 중국 정부로부터 수입 허가 절차를 밟는 중이다.
앞서 중국은 지난 2021년 ‘영유아 조제분유 기준·규격’을 개정해 비타민, 미네랄 등 성분이 변경된 배합 비율로 제조한 유제품만 수입을 허가한 바 있다. 지난해 2월부터는 중국 정부의 현지 실사를 통해 해당 사실을 확인한 제품만 수입하도록 하는 등 규제를 강화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한창 유행하던 팬데믹 기간 동안 중국 정부의 현지 실사가 어려워지면서 국내 분유업체들의 수출량이 급감했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중국 정부에 현장 실사대행 방안을 제시, 2023년 10월부터 국내 분유기업들의 수출이 재개됐다. 올 5월에는 국내 분유업체들이 새로운 배합비 기준에 부합하는 분유 상품을 등록하면서 실적이 회복되는 추세다.
남양유업은 올해 캄보디아를 필두로 중국·대만·베트남·말레이시아 등에 수출 물량을 늘리며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2007년부터 캄보디아에 진출해 ‘제품 이원화’ ‘현지 맞춤형 마케팅’ 전략을 펼쳐오고 있는데, 최근 국내·해외 스테디셀러 제품 ‘임페리얼 XO’를 발매하는 동시에 캄보디아 전용 분유 제품 ‘스타그로우’를 내놨다.
이에 더해 한류에 관심이 많은 젊은 세대를 겨냥해 라디오, 온라인, TV CF 등 다양한 채널과 현지 인기 예능 프로그램 등에서 자사 제품들을 소개했다. 남양유업 현지 직원 200여 명은 자사 분유 제품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한 병원, 조리원 대상 영업·판촉 활동과 산모·임산부를 위한 ‘임신육아교실’ 등 문화 마케팅도 실시했다.
그 결과 남양유업은 지난해 캄보디아에만 분유 100억원 어치를 수출했으며, 같은 기간 캄보디아 내 조제분유 시장 점유율을 20% 가까이 끌어올렸다.
일동후디스도 베트남 영유아식품 시장에 아동용 건강기능식품 ‘하이키드’ 등을 선보이며 해외에서 활로를 모색 중이다.
이처럼 분유업계가 앞다퉈 중국과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이유는 명료하다. 저출산 현상으로 내수 분유 매출이 떨어지고 있는 한국과 달리 이들 지역은 수요가 상당 부분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조제분유 수출량은 3709만 달러(한화 약 505억원)로 전년 동기 3543만 달러(약 482억원) 대비 4.7%가량 증가했다. 나라별로는 캄보디아 수출 물량이 681만 달러(약 93억원)로 지난해 392만 달러(약 53억원)와 비교해 2배 가까이 늘었고, 중국은 2511만 달러(약 342억)를 기록하며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4% 증가하며 회복세를 나타냈다.
중국은 최근 출산율이 지속 하락하고 있지만 최근 규제 완화 등에 힘입어 수출이 호조세를 띠고 있으며, 향후 소비자들의 생활 수준 향상에 따른 고품질·유기농 등의 프리미엄 영유아식품 시장 성장이 예상된다.
동남아시아의 경우 높은 출산율이 장밋빛 미래를 전망케 한다. 일례로 지난해 베트남의 출산율은 1.96명, 캄보디아의 출산율은 2.26명을 기록, 같은 기간 한국의 0.72명에 비해 2.5~3배 가까이 높다.
동남아시아 최대 시장을 보유한 인도네시아도 지난해 말 기준 출산율이 2.20명으로 높은 수준이다. 인도네시아 영유아식품 시장은 지난해 24억4000만 달러(약 3조3208억원)에서 오는 2028년까지 27억8000만 달러(약 3조7836억원)로 커질 것으로 점쳐진다.
이 같은 현황에 따라 분유기업들의 해외시장으로의 시장 다변화 전략이 지속 추진될 전망이다.
분유업계 관계자는 CNB뉴스에 “기존 분유 수출 핵심국인 중국과 함께 한국에 비해 높은 출산율을 보이는 동남아시아 국가 진출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며 “한류 열풍으로 인해 한국 친향적인 소비자들이 많은 만큼 다채로운 마케팅을 통해 이들의 소비를 유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CNB뉴스=전제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