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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영그룹·다산콘텐츠에 인수된 문학사상·이상문학상…어떤 모습으로 부활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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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손정호기자 |  2024.08.13 09:59:13

올해 4월 출간된 ‘문학사상’ 618호(왼쪽), 문학사상에서 운영해 출판한 2024 제47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사진=문학사상)

문학사상의 이상문학상이 새로운 주인을 만나게 되면서 어떻게 재탄생할지 관심을 받고 있다.

13일 문학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문학을 이끌어온 월간지 문학사상이 부영그룹에, 문학사상이 운영하던 이상문학상이 다산콘텐츠그룹에 각각 인수됐다.

최근 건설 사업을 해온 부영그룹은 폐간 위기에 처한 문학 월간지 문학사상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사재를 출연해 만든 우정문고에서 휴간 중인 문학사상을 인수하고, 오는 10월 제2의 창간호를 선보일 계획이다. 새로운 주인을 만난 문학사상의 새 사장에는 고승철 전 동아일보 출판국장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학사상은 1972년 10월 창간된 문예지로, 당시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이 주간으로 참여했다. 1974년부터 신인문학상을 제정해 운영하면서 ‘모순’ ‘천년의 사랑’을 집필한 양귀자, ‘은어낚시통신’ ‘천지간’의 윤대녕 소설가 등을 발굴해 배출했다. 성석제 작가는 문학사상에 시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문학사상은 오랫동안 우리나라 문단을 이끌어온 월간지이지만, 스토리와 콘텐츠 취향, 시대의 변화에 따라 독자가 줄었다. 이를 견디지 못하고 올해 4월 조경란 소설가를 표지 인물로 하는 618호를 끝으로 출간을 중단했고, 신인문학상 운영도 중단했다.

부영그룹 측은 ‘문화는 경제의 산물’이라는 이중근 회장의 신념과 의지에 따라 문학사상을 인수해 운영하기로 했다. 메세나(기업의 공익사업) 활동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중근 회장은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물질적 풍요와 더불어 성숙한 정신적 가치를 공유해야 한다”며 “전통 있는 문학사상 복간을 통해 문화인들의 창작 활동을 장려하고 국민의 문화 수준을 높이며 지식정보화 시대의 길을 밝히는 데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고승철 문학사상 사장은 “독자 중심주의, 문인 예우를 가치로 문학사상의 르네상스를 꾀하겠다”며 “문학이 쇠퇴하는 시대이지만 잠재 독자를 확보해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학사상에서 운영하던 이상문학상은 다산콘텐츠그룹이 인수해 운영하게 됐다. 이상문학상은 1977년 제정되어 우리나라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으로 자리매김했다. 소설 ‘날개’, 시 ‘오감도’ 등을 남겼으며 건축학도이기도 했던 이상 작가를 기리는 문학상이다.

이상문학상 1회 대상 수상작은 ‘무진기행’을 쓴 김승옥 소설가의 ‘서울의 달빛 0장’이었다. 이청준 ‘잔인한 도시’, 박완서 ‘엄마의 말뚝 2’, 이문열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양귀자 ‘숨은 꽃’, 윤후명 ‘하얀 배’, 은희경 ‘아내의 상자’, 박상우 ‘내 마음의 옥탑방’, 신경숙 ‘부석사’, 김훈 ‘화장’, 한강 ‘몽고반점’, 정미경 ‘밤이여, 나뉘어라’, 공지영 ‘맨발로 글목을 돌다’, 김영하 ‘옥수수와 나’, 김숨 ‘뿌리 이야기’ 등이 대상을 받았다.

이상문학상 수상 작품집은 오랫동안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으며 베스트셀러 순위 상위권에 올랐다. 하지만 문학사상사가 수상 작가들에게 불공정한 계약서를 강요했다는 논란으로 작가들의 집단 수상 거부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올해 제47회 대상 수상작으로 조경란 소설가의 ‘일러두기’를 선정한 상태였다.

다산콘텐츠그룹은 조선 시대 실학자인 다산 정약용 선생의 정신을 바탕으로 2004년 창업한 기업이다. 출판과 디지털콘텐츠, 엔터테인먼트, 교육 등 다양한 콘텐츠 사업을 진행하며, 혼불문학상, 신재효문학상 등을 공동 주관했다. 영화로도 제작된 권비영 소설가의 ‘덕혜옹주’를 다산책방에서 출간하기도 했다. 오는 2025년 제48회 이상문학상의 운영과 이상문학상 수상 작품집 발간을 맡기로 했다.

문학사상, 이상문학상이 각각 부영그룹, 다산콘텐츠그룹에 인수되면서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스토리와 콘텐츠가 웹소설, 장르문학, 웹툰, 영화, 게임 등으로 다변화되었고, 민주화가 많이 이뤄진 시대에 문학이 어떤 역할을 해야 대중의 지지를 받을지 고민하는 과정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CNB뉴스=손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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