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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르포] 故 서성환 창업주 ‘100년史’…오산 ‘아모레퍼시픽 뷰티파크’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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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민영기자 |  2024.07.22 09:24:29

식물원에선 ‘미의 원료’를 찾다
일제시대 동백기름 제조로 출발
실제 화장품 생산 과정도 공개

 

아모레퍼시픽 팩토리 전경. (사진=김민영 기자)

아모레퍼시픽 창업자인 서성환 선대회장(1924~2024)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오산 아모레 뷰티파크에서 ‘아모레퍼시픽 서성환 100년’ 전시가 열리고 있다. 뷰티파크는 아모레퍼시픽이 걸어온 모든 발자취를 엿볼 수 있는 공간이다. 식물과 미술, 역사가 조화를 이룬 이 공간을 CNB뉴스가 찾았다. (CNB뉴스=김민영 기자)


 


경기도 오산시 가장산업단지에 위치한 아모레 뷰티파크. 이곳에서는 서성환 100주년을 기념해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전시를 개최하고 있다. 정문을 통과해 팩토리 입구에 들어서면 야외에 설치된 높이 5m, 폭 9m의 파란색 대형 조각상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현대미술가 자비에 베이앙의 ‘스케이터’라는 작품으로, 한 손으로 바닥을 짚고 질주하는 쇼트트랙 선수의 역동감이 인상적이다.

기자는 이날 관계자의 안내에 따라 원료식물원, 아카이브, 팩토리 순으로 투어를 진행했다. 1층 팩토리 스테이션에는 포장 공정에서 포착한 이미지를 영상화해 보여주는 미디어 월이 있다. 2층 팩토리 아카이브에서는 1945년 ’태평양화학공업사‘의 설립 초기부터 현재까지 어떻게 흘러왔는지 발자취를 살펴볼 수 있다. 3층 팩토리 워크에서는 화장품이 어떻게 제조·생산되는지 과정을 볼 수 있다.

먼저, 원료식물원으로 향했다. 이곳은 18개의 주제 정원으로 구성돼 있다. 식물원에서는 아모레퍼시픽 대표 브랜드 설화수의 원료인 인삼, 감초, 작약 등을 비롯해 화장품 원료로 쓰이는 수많은 식물종들을 만나볼 수 있다. 16개 주제 공간에 1640여종의 식물이 전시됐다.

식물원을 거닐다 보면 ‘미의 원료’로 시작된 아모레퍼시픽만의 분위기를 체감하게 된다. ‘이니스프리’, ‘마몽드’ 등 화장품이 탄생하기 위해 수준높은 재료가 필요한 것과 같은 이치다.

 

(왼쪽부터 시계방향) 원료식물원 전경. 서 선대회장과 그의 어머니인 고 윤독정 여사가 함께 그려진 부조 모습. 원료식물원에서 나고 자란 식물들이 드라이플라워 종자로 보관되고 있다. 아카이브(전시관)로 가는 길 계단 전경. (사진=김민영 기자)​​​​​​

서성한 선대회장은 어릴적 인삼을 활용하는 지혜에 일찍 눈을 떴다고 한다. 식물이 주는 편안함과 신비감에 빠지기도 했으며, 1969년 첫 프랑스 방문길에 들렀던 남프랑스 그라스의 라벤다 밭에서 받은 감동이 지금의 아모레퍼시픽을 만들었다는 일화가 있다. 서 회장은 당시 세계적 향수 산지인 그라스에서 식물이 경제, 나아가 문화와 만나는 것을 목격했다고 한다. 그곳에서 식물의 가치를 느끼면서 수목원과 녹차 밭 조성을 향한 꿈을 키웠다는 것.

이 정원은 지난 2019년 탄생했다. 처음 개원할 당시, 식물이 갖는 고유한 가치에서부터 출발한 공간이었지만, 현재는 다양한 활용 가능성을 연구하고 교육하는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중앙으로 걷다보면, 서 선대회장과 그의 어머니인 고 윤독정 여사가 함께 그려진 부조를 볼 수 있다. 정면에는 관람객이 빈 자리에 앉아, 서 선대회장과 차를 나누는 장면을 연출할 수 있다. 앞에는 식물을 보존하고 연구하는 작업공간이 있다. 원료식물원에서 나고 자란 식물들이 드라이플라워와 종자로 보존돼 있다.
 


‘태평양’ 역사 보여주는 다양한 전시물



정원의 길이 끝날무렵 ‘아카이브’로 향하는 작은 팻말과 계단이 보였다. 아카이브 입구에 들어서자 서 회장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거대 포스터가 걸려있다.

실내에는 아모레퍼시픽이 그동안 생산한 화장품을 비롯해 기계 설비, 광고물, 직원 유니폼 등 8만여 건의 기업 자료가 소장돼 있다. 기업 활동의 결과물인 소장 자료들을 확인할 수 있는 전시형 수장고도 운영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도착한 곳은 팩토리 워크다. 생산 시설을 관람하거나 제조 공정 현황 등을 살펴 볼 수 있다. 하지만 보안문제로 촬영은 불가능하다. 그래도 각종 화장품을 제조·생산하고 포장 및 감수를 거쳐 고객에게 전달하는 모습을 유리 벽 너머로나마 확인할 수 있었다.

 

설록차는 서 선대회장이 한국의 차 문화를 되살리고자 1979년 제주 황무지에 차나무를 심으며 시작된 녹차 사업의 첫 브랜드다. 아카이브 내 전시된 세트 모습. (사진=김민영 기자)

생산 시설은 연 1만 5000톤 제조와 연 1500만 박스의 출하 능력을 갖췄다고 한다. 설계부터 시공까지 공조나 위생 등 생산에 관계된 모든 기준을 의약품 공장에 준하여 적용했다는 것. 현재는 디지털 기반의 자동화 공정이 구축되는 등 매번 소비자의 수요에 대처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돼왔다.

다음으로 만나볼 수 있는 것은 실제 사용됐던 제품표준서와 이 문서의 처방으로 생산된 표준품이다. 유리장 안쪽에 전시돼 있는데 보관장 역시 공장에서 사용됐던 가구다. 아모레퍼시픽은 1954년 한국 장업계 최초의 연구실을 개설했다고 한다. 수많은 원료, 제품 제형, 천연 성분에 대한 이점을 연구해왔다.

 

또한 상영관 내에서는 창업자인 서성환 선대회장의 일대기를 통해 아모레퍼시픽 역사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 상영된다. 영상은 동백나무 씨앗을 짜서 이를 고운 베로 걸러내 동백기름을 만들어 팔았던 개성상인 윤독정 여사의 이야기부터 시작된다. 윤독정 여사는 서성환 선대회장의 어머니로 당시 개성에서 태평양 상회를 운영하며, 품질좋은 동백기름을 제조해 판매했다. 당시 서 회장은 어머니로부터 좋은 품질에 관한 영감을 배우기도 했다. 스크린 감상을 끝으로 이번 투어를 마치게 됐다.

 

(왼쪽부터) 1954년에 출범한 서울 후암동의 연구실이 1978년에 태평양기술연구소로 발족된 모습. 1974년 소비자 공장 견학, 당시의 아모레 팩토리 투어와 같은 모습. (사진=김민영 기자)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CNB뉴스에 “뷰티파크는 단순히 제품을 생산하는 공간을 넘어 기업의 이야기와 생태적 자원, 지적 자산을 생산하고 있다”며 “팩토리투어를 통해 세상을 아름답고 건강하게 만들어 온 아모레퍼시픽의 미의 여정을 더욱 많은 이들이 경험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CNB뉴스=김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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