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라면·마라치킨·마라떡볶이...마라맛 전성시대
잘파세대 입맛 맞춘 '마라 라면류' 신제품 쏟아져
'간편한 한 끼' '개성' 추구하는 소비자 취향 노려
MZ를 넘어 잘파? 집단보다 나만의 개성을 중시하는 새로운 소비 세대가 유통가를 흔들고 있다. 웰빙, 가성비, 가치소비, 1인 문화 등이 이들의 주요 키워드다. 이처럼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생존을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는 유통·식품업계의 뉴노멀을 CNB뉴스가 연속 보도한다. 이번 편은 마라맛에 익숙한 잘파세대(10~20대) 소비자들을 겨냥해 마라맛 베이스의 라면류를 선보이고 있는 식품업계 이야기다. <편집자주>
마라탕은 초피·팔각·정향·회향 등을 넣고 가열해 향을 낸 기름에 두반장과 고춧가루를 담은 뒤 육수(주로 사골 육수)를 부은 후 야채·고기·버섯·두부·완자·푸주·해산물·납작당면 등을 더해 끓이는 중국 요리다. 여기에 마라탕의 복음 요리 버전이 ‘마라샹궈’다.
캡사이신을 포함해 다양한 향신료를 사용하며, 특히 매운맛을 느끼게 해 주는 물질인 캡사이신의 효과와는 다른 종류인 하이드록시 알파 산쇼올이라는 화학 물질로 인해 마파두부처럼 혀가 얼얼한 맛이 특징인 요리 중 하나라는 게 업계 측 설명이다. 대게 국내 마라탕 전문점에서는 본인이 직접 양푼에 원하는 재료를 담은 뒤 매운맛의 강도(1~4단계)를 선택할 수 있다.
마라 맛을 적용한 라면 신제품은 외식에서 맛볼 수 있는 마라 맛 느낌을 구현하기 위해 산초 베이스의 알싸한 마라향을 살리고, 마라탕에 들어가는 식자재를 원물 형태의 건더기로 포함한 것이 특징이다.
잘파세대(10~20대)를 중심으로 외식시장에서 마라탕의 인기가 꾸준히 유지되자 식품기업들은 마라 맛을 기반으로 한 신제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농심은 지난 17일 신제품 ‘마라샹구리 큰사발면’ 용기면을 출시했다.
농심에 따르면, 마라샹구리 큰사발면은 사천식 마라볶음면 ‘마라샹궈’를 자작한 국물로 즐길 수 있는 제품이다. 농심 측은 산초 베이스의 알싸한 마라향, 돈골의 진한 맛을 조합한 마라 맛을 구현했다고 밝혔다. 또 마라맛에 어울리는 청경채, 목이버섯 건더기로 시각적 완성도와 식감을 동시에 살렸다고 덧붙였다. 마라샹구리 큰사발면은 전작인 푸팟퐁구리, 김치짜구리 큰사발면과 마찬가지로 물을 버리지 않고 전자레인지로 조리하는 ‘국물자작’ 조리법으로 진한 소스맛을 즐길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오뚜기는 같은 시기 마라 라면 브랜드 ‘마슐랭’을 론칭하고 신제품 ‘마라탕면’ 용기면을 선보였다.
오뚜기에 따르면, 마슐랭은 회사의 짜장라면 브랜드 ‘짜슐랭’의 뒤를 잇는 브랜드로 젊은 세대 사이에서 대중적인 맛으로 자리 잡은 마라맛을 라면에 접목해 탄생했다. 오뚜기 측은 첫 제품인 마슐랭 마라탕면이 2단계 맵기의 마라탕으로, ‘푸주’ ‘두부피’ 건더기를 넣어 전문점의 맛을 재현했다고 밝혔다. 오뚜기 측은 맛있게 먹는 팁(Tip)으로 패키지에 삽입된 QR코드를 통해 응용 레시피를 제공하고 있다.
앞서 팔도는 지난 3월 신제품 ‘마라왕비빔면’을 내놓은 바 있다.
팔도 측은 신제품 콘셉트가 ‘쿨(Cool)한 마라맛’으로, 팔도 연구진은 차가운 면과 잘 어울리는 한국식 마라 분말스프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산초와 베트남 하늘초를 배합해 평소 향신료에 익숙지 않아도 즐길 수 있다는 것. 마라왕비빔면은 차갑게 헹군 면에 액상 비빔장, 마라 분말스프를 함께 넣어 비벼 먹으면 된다.
이처럼 식품업체들이 마라 맛 신제품을 꾸준히 선보이는 이유는 명료하다. 지난 2010년대 중반부터 20대 여성들을 중심으로 마라탕의 얼얼한 매운맛이 인기를 끌면서 대학가나 주요 번화가에 마라탕 프랜차이즈 식당이 여러 곳 생겨나고 현재까지 마라라면, 마라치킨, 마라떡볶이, 마라닭발, 마라부대찌개 등의 마라맛을 강조한 파생 메뉴·가공식품이 발매될 정도로 큰 인기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잘파세대의 경우 신제품을 접하는 데 거리낌이 없는 특성을 가져 이들을 겨냥한 새로운 제품 출시가 봇물을 이루는 추세다.
이 같은 현상에 힘입어 식품사들의 마라맛 신제품 발매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CNB뉴스에 “마라탕, 마라샹궈 등은 양이나 재료, 매운맛의 다양한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해 젊은 층의 선호도가 높다”며 “여기에 간편한 한 끼를 추구하는 이들의 특성을 반영해 용기면 형태의 추가 제품 출시를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CNB뉴스=전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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