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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예기] 전기차 시장 ‘캐즘’은 기회…포스코·LG전자의 정공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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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선명규기자 |  2024.06.27 09:27:10

휘발유차 등록 느는데 전기차는 감소
‘일시적 수요 정체기’ 대 ‘장기화 국면’
위기론 불어도 정면 돌파 택한 기업들
포스코그룹, 이차전지사업 경쟁력 강화
LG전자, 전기차 충전인프라 구축 속도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지난 18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글로벌 철강 콘퍼런스에서 '초격차 미래 경쟁력을 향한 혁신'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포스코홀딩스)

[내예기]는 내일을 예비하는 기업들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시계제로에 놓인 경제상황에서 차근히 미래를 준비하는 기업들을 다룹니다. 불확실성이란 이름 아래 전망은 힘을 잃고 있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필요한 것은 만반의 대비입니다. 그 진행 과정을 만나보시죠. [내예기]를 들려드립니다. <편집자주>


 


뜨겁게 성장하던 전기차 시장이 식어가고 있다. 이른바 캐즘(Chasm·대중화 이전 일시적 수요 정체기)에 접어든 것이다. 이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가 자동차 등록 대수 추이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국내 휘발유차(하이브리드차 미포함) 신규 등록 대수는 2022년 80만 2410대에서 2023년 82만 4570대로 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기차는 16만 4324대에서 16만 2507대로 다소 떨어졌다. 내연기관 자동차 대비 비싼 가격, 부족한 충전소로 전기차 수요가 감소하는 사이, 휘발유차의 선호도가 높아진 것이다.

이러한 전기차 시장의 침체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시각도 나오는 가운데, 정공법을 택한 국내 기업들이 있어 주목된다. 외려 정면 돌파를 택해 새로운 기회를 잡으려는 시도다.

 

아르헨티나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에서 뽑아올린 리튬 염수를 저장하는 포스코그룹의 염수 폰드(pond) 전경 (사진=포스코홀딩스)

 


남미서 가능성 ‘캐는’ 포스코



“자동차 시장은 결국 전기차로 전환될 것이다. 캐즘의 시기를 내실을 다지기 위한 기회로 삼아 신규 투자 기회를 지속 발굴해 나가겠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지난 18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열린 WSD(World Steel Dynamics) 주관 글로벌 철강 콘퍼런스에서 한 말이다. 필립 엥글린 WSD 회장이 전기차 시장 전망을 묻자 장 회장은 이러한 답변을 내놓았다.

공염불이 아니었다. 포스코그룹은 지난 3월 장인화 회장 취임 이후 전기차 핵심부품인 이차전지소재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전기차 시장의 캐즘 및 광물 가격 하락 시기에 오히려 미래 성장가치가 높은 리튬 염호·광산 등 우량자산을 저가에 매입할 기회로 활용해 경쟁력 있는 이차전지소재사업의 ‘Full Value Chain’을 완성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매진 중이다.

이달 들어 아르헨티나와 칠레를 잇달아 찾아간 것도 이차전지용 리튬 사업 경쟁력 강화와 추가 리튬 자원 확보를 위한 차원이었다.

정기섭 포스코홀딩스 전략기획총괄(대표이사 사장)이 선봉장으로 나섰다. 그는 12일 아르헨티나 수도인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루이스 카푸토 경제부 장관을 만나 이차전지용 리튬 사업 협력을 논의했다.

정 사장은 아르헨티나 정부가 추진 중인 ‘대규모 투자에 대한 인센티브’ 지원 대상에 포스코그룹의 리튬 사업이 포함되도록 현지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과 도움을 요청했다.

이에 루이스 카푸토 장관은 인프라 및 인허가 지원을 비롯해, 우호적인 투자 및 사업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화답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기섭 사장의 다음 행선지는 리튬 매장량 세계 1위 국가 칠레였다. 그는 14일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 광업부 고위 인사와 면담하고 칠레 리튬 염호(鹽湖) 개발 관련 협의를 했다.

정 사장은 면담에서 포스코그룹이 리튬자원 개발 등 대규모 투자가 가능한 재무건전성을 갖추고 있고, 아르헨티나 염수 리튬 및 호주 광석 리튬 사업 등을 통해 검증된 리튬 생산공장 건설 및 운영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친환경·고효율 리튬 추출 기술역량에 강점이 있어 칠레 염호 개발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할 최적의 사업 파트너임을 강조했다.

이에 칠레 광업부 인사는 현재 입찰이 진행 중인 마리쿤가 염호와 알토안디노스 염호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했다. 포스코그룹의 리튬 사업 역량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이 인사는 또 포스코그룹에 칠레 내 이차전지소재사업 공급망 확장 투자를 제안하며 정부 차원의 지원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LG전자가 최근 북미 최대 전기차 충전사업자 '차지포인트'와 '전기차 충전사업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캠벨 소재 차지포인트 본사에서 열린 협약식에서 LG전자 서흥규 EV충전사업담당(왼쪽)과 차지포인트 릭 윌머 CEO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LG전자)

 


글로벌 진출 교두보 마련한 LG전자



전기차의 약점 중 하나로 지적돼 온 충전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는 쪽은 LG전자다.

이 회사는 지난 3월 열린 ‘EV트렌드코리아’에서 주택, 상업 공간, 충전소 등 다양한 쓰임새에 최적화한 전기차 충전 솔루션을 선보였다. 당시, 국내에 판매 중인 전기차 충전기 전체 라인업(7kW 완속 충전기, 100kW·200kW 급속 충전기 2종)을 처음으로 전시했다.

최근에는 글로벌 무대로 보폭을 넓혔다. LG전자는 19일 최근 북미 1위 전기차 충전사업자 차지포인트(ChargePoint)와 ‘전기차 충전 사업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차지포인트는 미국, 캐나다를 비롯해 유럽 16개국과 인도 등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 충전사업을 하고 있다. 앞으로 LG전자는 차지포인트에 전기차 충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협약은 일종의 도약대다. 지난 1월 미국 텍사스 공장에서 전기차 충전기 생산을 시작한 LG전자는 이번에 차지포인트와 손을 잡으면서 북미, 유럽 등 글로벌 시장으로 전기차 충전사업을 확대할 길이 더욱 크게 열렸다.

양사가 이번 협약으로 기대하는 점은 또 있다. 공공기관의 충전 인프라 확충사업 등에서 수주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다. 미국 정부 사업의 경우 ▲자국 내 생산 여부 ▲품질/보안 수준 등을 고려해 사업자를 선정한다. 미국 텍사스에서 생산되는 LG 전기차 충전기는 ‘UL’로부터 충전 안정성을 인증 받았고, 차지포인트 충전 관제 소프트웨어는 미국 연방정부 보안인증(FedRAMP)을 획득했다.

 

북미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LG전자 11kW 완속 전기차 충전기 (사진=LG전자)

두 회사의 협력은 새로운 충전사업 기회 발굴에서도 시너지를 낼 전망이다.

LG전자는 북미 지역에서 호텔TV/디지털 사이니지/로봇 등 여러 B2B 사업을 운영하며 비즈니스 파트너들과 신뢰를 쌓고 있다. 양사는 호텔·병원·쇼핑몰 등 LG전자와 네트워크를 맺고 있는 B2B 파트너사를 비롯한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충전사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밖에 LG전자의 ThinQ를 차지포인트의 가정용 전기차 충전 솔루션인 홈플렉스(Home Flex)와 연동하는 데에도 협력한다. 이를 통해 ThinQ는 가전제품을 제어하는 것은 물론, 충전 상태 관리와 충전 스케줄 조정 등 홈디바이스와 전기차 충전기를 통합 관리하는 스마트홈 플랫폼으로 확장될 전망이다.

예견된 강력한 추진이다. 당초 조주완 LG전자 CEO는 2030년 매출 100조원의 비전 달성을 위한 신성장 동력 중 하나로 전기차 충전기 사업을 지목하고, 조(兆) 단위 사업으로 빠르게 육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자동차 시장의 전기차 전환은 시간문제”라며 “보조금 확대, 충전 인프라 확충 등 직면한 문제만 개선된다면 ‘캐즘’에서 빠르게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CNB뉴스=선명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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