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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사사(社史)⑧] ‘국민 소울푸드’에서 ‘K푸드 주인공’으로…농심 라면史(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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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이성호기자 |  2024.06.05 09:36:34

“한국적인 게 세계적인 것”…글로벌 승부수
‘신라면’ 앞세워 전세계 100여국 진출 성공
미주 이어 유럽에 총력…‘수출전용공장’ 검토

 

농심이 1960년대 국내에서 처음으로 라면을 생산한지 60여년이 흐른 현재, 농심 신라면은 전 세계 100여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사진=농심)

급변하는 경제환경 속에서도 꿋꿋이 한길을 걸어온 기업들이 있다. 이에 CNB뉴스가 국내 대표적 장수(長壽) 기업들의 태동기부터 현재에 이르는 과정을 짚어보고 미래 비전을 소개하는 <미니사사(社史)> 시리즈를 연재 중이다. 이번 편은 ‘한국의 맛’을 알리며 식품 외교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농심의 ‘라면’ 이야기다. 상(上)편에서 시대별 라면사(史)를 다룬 데 이어, 이번에는 ‘K푸드’ 열풍의 주인공으로 도약한 신라면 얘기를 펼친다. <편집자주>


 

 


농심은 ‘인생을 맛있게, 농심’이라는 슬로건 하에 대한민국을 넘어 인류의 행복에 기여하는 글로벌 식품기업으로의 도약을 꾀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 안주하지 않고 세계시장의 치열한 경쟁에서 앞서 나가기 위해 R&D, 생산, 마케팅, 영업 등 전 분야의 경쟁력을 끌어 올리며 미래에 대응하고 있는 것.

국민라면 ‘신라면’을 앞세워 국내 라면시장을 선도해 왔으며,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브랜드로 제품을 키워왔다. 전 세계 100여개국에 수출하는 신라면은 이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먹거리로 자리매김했다.

앞서 한국 라면은 1970년대부터 세계시장의 문을 꾸준히 두드려왔다. 특히, 1971년 최초로 미국 LA지역에 라면을 수출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에 나선 농심은 1990년대부터 중국과 일본, 미국 등에 판매법인과 생산공장을 설립하며 해외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했다.

대표제품은 한국인이 좋아하는 매운맛을 담은 라면, 국내 시장에서 가장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신라면’이었다. 농심은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철학으로 신라면의 맛을 그대로 들고 세계무대로 나가 승부수를 뒀다.

현재 신라면은 세계 100여개국으로 수출하는 대표적인 글로벌 K푸드 브랜드로 성장했다. 반세기 만에 국민소울푸드(영혼을 흔들 정도의 선호음식)에서 K푸드의 주인공이 된 것.

신라면은 가깝게는 일본, 중국은 물론 유럽의 지붕인 스위스 융프라우 정상, 중동 및 아프리카, 네팔 히말라야 트레킹 코스, 지구 최남단 칠레 푼타아레나스까지 세계 방방곡곡에서 민간 외교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2020년대 접어들어서 코로나19를 거치며 집에서 간편하게 한 끼 식사를 해결하는 홈쿡(Home cook) 트렌드가 생겨남에 따라 신라면은 세계인에게 더욱 큰 사랑을 받게 됐다. 간편하게 조리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식품으로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신라면은 각종 미디어로부터 ‘세계 최고의 라면’이라는 평을 받으며 브랜드 경쟁력이 더욱 키워나가고 있다. 2020년 미국 3대 일간지 뉴욕타임즈와 글로벌 여행 전문 사이트 더 트래블은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라면으로 ‘신라면블랙’을 꼽았다.

2021년에는 뉴욕매거진이 신라면을 최고의 라면으로 선정했다. 미디어의 호평 속에 신라면은 세계인이 함께 즐기는 식품으로 자리매김하며, 한국의 대표 라면으로서 글로벌 시장에서 영역을 날로 넓혀가고 있다.

더군다나 2020년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상을 수상하며, 영화에 등장했던 ‘짜파구리’(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섞은 요리)가 세계인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짜파구리는 세계 각지에서 영화가 개봉할 때마다 요리 사이트와 현지 SNS를 뜨겁게 달구며 인기를 이어갔고, 짜파게티와 너구리가 글로벌 시장에서 제2의 신라면으로 각광받게 됐다. 이에 농심은 ‘짜파구리’를 실제 제품으로 개발해 출시하기도 했다.

 

(사진=농심)

 


프랑스 대형유통사 입점…유럽시장 공략 ‘속도’



농심의 가장 대표적인 시장은 미주시장(미국+캐나다)이다. 농심은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이후 미국 현지에서 라면 수요가 급증했으며, 제1공장 생산능력이 포화상태에 달해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상황에 놓이게 됐다.

이에 농심은 2022년 5월, 제2공장을 가동하며 미주시장 내 공급량을 늘려 큰 폭의 성장을 이뤄낼 수 있었다.

제2공장 가동 첫해인 2022년 미주지역(미국+캐나다) 매출은 4억9000만 달러로 1년 만에 약 24% 증가했고, 2023년은 5억3800만달러로 전년 대비 약 10% 늘었다. 공장 가동 2년 만에 매출이 36% 이상 확대되는 뛰어난 성과를 거둔 것.

올해 2주년을 맞이한 농심 미국 제2공장은 이르면 오는 10월 신규 용기면 고속라인 가동을 시작할 계획이다. 신규라인은 기존 원형 용기면인 큰사발면, 사발면과 함께 미국 현지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형태인 사각용기면도 생산이 가능하다. 라인 가동이 시작되면 미국법인의 연간 생산가능량은 8억5000만식에서 10억1000만식으로 약 20% 증가하게 된다.

 

농심 미국 제2공장 외경. (사진=농심)​​​​​

또한, 농심은 프랑스를 중심으로 유럽 시장 공략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농심은 이달부터 프랑스 Top2 유통업체인 ‘르끌레르’와 ‘까르푸’에 기존 신라면 외에 너구리, 순라면(채식라면) 등 주요 라면과 스낵 제품의 공급물량을 대폭 늘려 공식 입점했다.

이어, 농심은 올해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맞아 ‘코리아 엑스포 2024’에 참가했고 앞으로 ‘K-스트리트 페스티벌’, ‘매장 내 팝업스토어’ 등을 추진해 고객 접점의 마케팅을 강화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농심은 이번 프랑스 대형유통업체 입점을 계기로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 유럽 서남부 전역을 함께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스웨덴과 덴마크 등 북유럽 국가 역시 현지 유력 거래선을 통해 유통망을 확대할 복안이다. 유럽 전역의 트렌드 분석, 현지 최적화 마케팅 활동 전개를 위한 유럽 판매법인 설립도 추진한다.

농심은 최근 적극적인 세계시장 확대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공급능력 강화도 병행한다. 유럽 및 아시아 지역 공급확대를 위한 국내 수출전용공장 설립을 검토 중이다.

농심 측은 CNB뉴스에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K라면 수요에 걸맞는 마케팅 활동과 글로벌 생산능력을 갖춰 앞으로도 K푸드 대표기업 명성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CNB뉴스=이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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