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업부문 연1조 달성한 차세대 리더
기업이미지 회복 위한 구원투수로 등극
부동산 침체·수주 둔화 등 난제 수두룩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정면돌파 택해
허윤홍 GS건설 미래혁신대표(사장)가 위기에 처한 GS건설의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지난 20일부로 최고경영자(CEO)를 맡아 GS건설 경영의 전면에 나서게 된 것. 위기를 맞아 오너경영인 체제로의 변화를 선택한 GS건설이 기업 이미지 쇄신과 세대교체를 통한 도약에 성공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CNB뉴스=정의식 기자)
허윤홍 사장은 1979년생(44세)으로,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 겸 GS건설 회장의 장남이다. 2002년 GS칼텍스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사원 기간을 거치고, 2005년 GS건설에 입사해 재무, 경영혁신, 플랜트사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무 경험을 쌓았다.
특히 허 사장은 2019년 신사업추진실장을 맡으며, 해외시장개발, 수처리사업, 모듈러사업 등 미래 전략사업 발굴과 투자를 적극 추진했고, 2022년 신사업부문 매출 1조원을 달성하는 성과를 거두며 촉망받는 차세대 리더로 떠올랐다.
다만, 도급 순위 5위(2023년 기준)의 거대 건설사 수장 자리를 맡기에는 조금 이른 감이 있는 44세의 젊은 나이에 GS건설 CEO로 선임된 것은 지난 4월 인천 검단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 이후 회복되지 않고 있는 기업 이미지 훼손 상황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GS건설 측도 이번 허 사장의 신임 CEO 선임에 대해 “최근 각종 이슈로 훼손된 기업 이미지를 회복하고, 새로운 도약을 위한 세대교체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오너 일가 전면 나서 책임경영 추구
업계에서는 이번 허윤홍 사장의 CEO 선임의 가장 큰 의미를 지난 10여년간 이어졌던 ‘전문경영인 체제’가 ‘오너경영인 체제’로 변화한 것에 있다고 분석한다.
아파트 브랜드 순위에서 줄곧 최상위권을 유지하던 ‘자이(Xi)’ 브랜드의 이미지가 검단아파트 사고 이후 급락하고 있고, 이를 만회하기 위한 입주예정자 보상, 전면재시공 추진 등 다양한 난제를 빠르게 처리해야 하는 상황인데, 운신의 폭이 제한될 수밖에 없는 기존 전문경영인 체제보다는 빠른 의사결정과 과감한 결단이 가능한 오너경영인 체제가 유리하기 때문이다.
GS건설의 최대 주주인 허창수 회장(8.28% 지분 보유)의 장남이자, 이미 신사업 분야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뤄낸 ‘차세대 리더’ 허 사장의 조기등판은 사실상 유일한 선택지였다는 얘기다.
허 사장은 건설업의 기본인 현장의 인력관리, 공사관리, 안전·품질관리에 경주하여 GS건설과 자이(Xi)의 명성을 회복하고, 새롭게 도약시키기 위해 최고경영자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트폴리오 재편, 수평적 조직문화 정착”
하지만 허 사장의 앞날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업 이미지 회복과 실적 상승이라는 성과를 얻어낼 경우 GS건설의 안정화는 물론 GS그룹 4세 경쟁구도에서 유리한 입지를 차지할 수 있지만,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당장 검단아파트 붕괴사고 수습 과정에서 예상외의 지출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고, 브랜드 이미지 하락으로 주택부문 수주가 급락할 가능성도 있다. 부동산 경기가 반전의 계기를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국토부와 서울시가 GS건설에 각기 8개월·2개월의 영업정지처분을 예고한 상황이라 여러모로 수주 둔화는 피하기 어렵다. 건설현장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했을 때 최고경영자가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개정된 ‘중대재해처벌법’도 부담이다.
이처럼 켜켜이 쌓인 난관을 극복하고 GS건설의 재건을 이루기 위해 허 사장이 취임 일성으로 제시한 해법은 ‘포트폴리오 재편’과 ‘수평적 조직문화 정착’이다.
그는 CEO 선임이 확정된 지난 20일 사내 게시판 서면을 통해 “최근 불미스러운 사고와 경영환경의 급격한 악화로 창사 이래 어느 때보다 도전적인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수익성과 성장성이 높은 영역을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명확히 재편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수평적 조직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사내 호칭을 재편하고 자유로운 소통공간을 만들겠다”며 “업무효율을 높이기 위해 유연한 근무형태 도입도 적극 고려하겠다”고 덧붙였다.
(CNB뉴스=정의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