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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고양시 국제무용제의 대만 무용가 '친린이'...빠삐용 같은 자유란?

제9회 고양국제무용제에서 "억누를 수 없는, 자유를 향한 갈망"을 현대무용으로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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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진부기자 |  2023.10.11 09:30:09

제9회 고양국제무용제에 참여한 대만 무용가이자 안무가인 '친린이' (사진= 김진부 기자)

제9회 고양국제무용제(조직위원장 임미경)에서 대만 무용가이자 안무가인 '친린이'는 등에 '나비 문신'을 한 채, '억누를 수 없는 자유를 갈망하는 마음'을 현대무용으로 잘 표현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번 국제무용제는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고양아람누리 새라새극장에서 개최됐다.

이 현대무용 작품의 제목은 Mr. Pappillon(미스터 빠삐용)이다. 빠삐용은 1974년 한국에서 처음 개봉돼 당시 큰 주목을 받은 영화 제목이다. 이 영화는 가슴에 나비(빠삐용) 문신을 한, 누명쓴 죄수 '앙리 샤리에르(스티브 맥퀸)'가 젊은 시절부터 끝없이 탈옥을 시도하다 결국 노년이 돼서야 탈출에 성공한다는 내용이다. 이번 친린이의 현대무용 작품에도 그러한 '자유에 대한 갈망'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관객들에게 '인간의 자유'라는 근본적인 물음을 던진 무용가 '친린이'는 이 작품을 만들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 지난 6일 고양예술고등학교 무용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는 '친린이'를 CNB뉴스가 만나 인터뷰했다.

 
미스터 빠삐용 작품의 안무가 상당히 인상적이다. 어떻게 이 작품을 만들게 됐는지 그 배경을 설명해 달라.

-미스터 빠삐용은 '인간의 근본적인 자유에 대한 갈망'을 담은 작품이다. 빠삐용은 영화에서 차용한 제목으로, 자유를 갈망하는 주인공 앙리의 나비 문신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했다.

자유를 억압하는 껍질 속에서 고치를 부수고 나오는 나비를 통해 인간의 자유를 향한 갈망을 표현했다. 나비가 12.42도의 온도에서 고치를 부드럽게 열고 자유를 향해 날개를 펼치 듯, 옷을 찟고 진실된 자신으로 돌아가는 자유를 작품에 담았다.

왜 '인간의 자유'와 그 갈망에 대한 작품 '미스터 빠삐용'을 제작하게 됐나?

-수년전 코로나가 유행하기 전에는 유럽 등을 자유롭게 다니면서 해외 공연을 했는데, 코로나가 발생한 이후로 공연을 전혀 하지 못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고향인 '카오슝'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었다. 부자유스런 시간이었다.

 

대만 무용가 친린이 (사진= 김진부 기자)


2020년 당시 친구들이 나에게 "이러한 코로나 상황에서 네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라고 물었을 때, 갑자기 '나비의 몸짓'이 영감으로 떠올랐다. 그래서 미스터 빠삐용이라는 작품을 만들게 됐다.

내 작품 속에는 큰 동작이 많고, 마치 날아오르려는 듯한 동작이 많다. 그 이유는 이 작품에 마치 화산이 폭발하듯 자유를 갈망하는, 코로나 3년의 속박을 벗어버리려는 강렬한 욕망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의 부자유스런 경험이 이 작품을 만드는 계기가 됐다.

현대무용은 이해하기 어렵다고들 한다. 현대무용에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이 있나?

-일반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현대무용을 이해하는데 여려움을 느끼는 것이 사실이다. 대만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현대무용 공연을 많이 보면 그 작품들을 통해 많은 것을 느끼게 될 수 있다. 즉 현대무용은 안무가들마다 다양하게 표현하는 부분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다양한 많은 작품들을 감상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의 경우는 '순수하고 진실된 자아'를 현대무용을 통해 표현하려고 한다. 더 나아가서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상상 이상의 내용들도 현대무용으로 표현하고 싶다. 진정한 자신, 자기만의 문화를 표현하는 것을 추구하고 있다. 과거 전통도 새롭게 표현한다면 그것도 새로운 것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고양예고 학생들과 워크숍을 하고 있는데,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

-고양예고 학생들의 실력이 아주 훌륭하다. 함께 워크숍을 할 수 있어서 기쁘다. 학생들에게 이런 얘기를 해주고 싶다. "자기의 문을 열어라"라고. 무용을 하면서 자신의 문을 활짝 여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이를 위해 나도 열심히 노력할 것이다. 고양예고 학생들도 그렇게 하기를 바란다.

 

고양예고에서 학생들과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는 대만 무용가 친린이와 임미경 고양국제무용제 조직위원장 (사진= 김진부 기자)


고양국제무용제가 올해로 9년째다. 올해 참여하면서 어떤 점을 느꼈나?

-고양국제무용제에 참여하면서 정말로 훌륭한 국제무용제라고 생각했다. 횟수를 거듭할수록 참여하는 무용단체들이 많아지고 다양해지는 것을 보면서 특히 그렇게 느꼈다.

여러 장르의 작품들을 다양하게 구성해서 국제무용제를 개최할 수 있다는 것은 우리 안무가나 무용가 입장에서 정말 고맙고 행복한 일이다. 특히 오늘처럼 고양예고 학생들과 워크숍을 통해 교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고양국제무용제에 마련돼 있어서 너무나 기쁘다.

고양시에 와보니 어떤가? 무엇이 제일 좋았나?

-제일 좋았던 것은 '찜질방'이다. 내가 너무나 편안하게 즐길 수 있어서 가장 좋았다. 찜질방에서 먹는 삶은 달걀과 식혜도 너무나 맛있었다. 나는 샤워를 하는 동안 안무 영감이 떠오른다. 그래서 편안한 찜질방이 좋다.

고양시에 와서 특별하게 느낀 것은 이곳이 평화롭다는 것이었다. 사람들도 평화로워 보였고, 모든 것이 평화로웠다. 또한 음식도 맛있었는데, 맛있는 음식들이 많았지만 특히 갈비탕이 너무나 맛있었다. 고양시에서 고양국제무용제를 통해 공연을 할 수 있어서 기쁘다. 고양시와 고양시민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임미경 고양국제무용제 조직위원장에게도 감사드린다.

친린이는 대만의 무용가이자 안무가, 무용평론가다. 일본무용단 NOISM(2013~2016)과 HUNG DANCE(2017~2019)에서 무용수로 활동했으며, 다수의 국제 안무상을 수상한 LAI HUNG CHUNG의 작품 "BIRD AND WATCHER"에 참여했다. 현재 01DANCE 예술감독으로 세계 각국에서 초청받으며 국제적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CNB뉴스= 경기 고양/ 김진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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