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부기자 | 2023.09.27 17:08:33
"내가 고양상공회의소 회장이 되는 것보다 고양시기업경제인연합회(고경연)와의 통합이 최우선 가치다."
고양상공회의소 홍흥석 회장은 지난 1월 취임하면서, 자신의 공약인 '고양시기업경제인연합회(고경연)와의 통합'을 가장 큰 가치로 언급했다. 자신의 임기 내에 꼭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고경연과의 통합은 과거 고문중 회장이 처음으로 야심차게 추진했지만 진행 도중 여러 문제에 부딪쳐 결국 아쉽게 불발됐다. 이후 5대 회장인 권영기 회장도 이를 공약으로 내세워 추진위를 구성하는 등 노력을 했지만, 결국 통합을 이뤄내지 못했다. 과연 고양시에서 고양상공회의소와 고양시기업경제인연합회와의 통합을 이뤄낼 방법은 없는 걸까?
고양상공회의소 6대 회장인 홍흥석 회장은 가장 중요한 첫번째 공약으로 '고경연과의 통합'을 발표했다. 홍 회장은 이 통합을 과연 이뤄낼 수 있을까? 이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CNB뉴스는 홍흥석 회장과 만나 통합의 의미과 방법, 그리고 통합 후 방향 등을 주제로 인터뷰했다. 다음은 홍 회장과의 인터뷰 내용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한 것이다.
그동안 수차례 시도에도 이뤄내지 못한 고경연과의 통합을 어떻게 만들어 내겠다는 것인가? 묘안이 있나?
나는 일을 할 때 늘 '중요성의 원칙'에 의거해 일의 우선순위를 정한다. 고양시기업경제인연합회(고경연)와의 통합은 고양상공회의소를 이끌어 가는 회장으로서 우리 상의의 최우선 가치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이 통합은 내 임기 내에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 그래서 지난 9월 6일 이상헌 고경연 회장과도 큰 틀에서 통합에 대한 합의를 봤다. 통합을 하려면 실질적인 통합 방안이 필요하다. 통합과정에서 여러 문제점들이 적은 쪽으로 통합을 해야 통합에 대한 공감대가 더 넓어질 수 있다.
그래서 고경연이 선택한 후보를 회장으로 지지해 주기로 했다. 나는 이번 통합에서 회장 후보로 나오지 않을 생각이다. 고경연 후보가 앞으로 통합된 고양상공회의소의 새로운 회장이 될 것이다. 이것이 이번에 통합을 반드시 이뤄낼 방안이다.
고양상의와 고경연 통합을 위해 회장직을 고경연 후보에게 주겠다는 폭탄발언이다. 그렇게 결정한 이유는 무엇인가?
고양시 경제발전을 위해 나뉘어 있던 두개의 경제단체가 고양상공회의소 하나로 통합되는 것은 이 시대에 무엇보다 큰 가치라는 것에 모두 동의한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 회장들도 통합을 위해 노력해왔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통합을 실질적으로 이뤄내려면 두가지 문제점을 최소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첫째로 통합과정에 회원사들이 많이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고 둘째는 불협화음 없이 통합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고양상의와 고경연과의 통합은 사실상 흡수통합이다. 따라서 고경연에 있는 기업인들이 참여하지 않을 리스크가 커진다. 당연하지 않은가? 이 문제를 최소화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회장을 고경연에 주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사무국은 고양상의 국장 중심으로, 모든 것을 고양상의 사무국장 밑으로 다 넣기로 했다.
이렇게 진행하는데 정관 상 법적인 문제는 없나?
없다. 사실적 영역과 법적 영역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사실적 영역은 고경연 회원사들과 고양상의 회원사들이 판단하는 것이다. 중지가 모아지면 그것을 가지고 법에 맞게 진행하면 된다.
고경연 이상헌 회장은 고양상의 당연회원 기업의 대표이므로 3년치 회비를 내면 즉시 피선거권을 갖게 된다. 물론 회원이 되는 순간 의원 자격도 얻게 된다. 따라서 내가 사임하고 이상헌 회장이 출마해 당선되면 아무런 법적 문제가 없다.
이번에는 반드시 통합이 이루어지겠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통합이라는 더 큰 가치를 위해 자신의 회장 자리를 던지는 과감한 모습이 다소 생소하지만 존경스럽다. 오늘날 정치도 경제계의 이런 모습을 닮았으면 한다. 질문을 하나 더 하겠다. 통합을 이룬 후에 고양상공회의소의 방향은 어디로 어떻게 가야 하는가? 통합 이후에 대한 생각을 말해달라.
이번 통합은 고양상의 발전을 위한 디딤돌을 놓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 디딤돌을 바탕으로 고양상의가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고양특례시에 걸맞는 조직으로 발전해 나가야 한다.
지난 7월 고양상의 회장 자격으로 대한상의 제주포럼에 다녀왔다. 가보니 각 지역 상의는 그 지역 행정기관 크기의 순서대로 대접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물론 대한상의를 겸하고 있는 서울상의가 전국적인 것이고, 그 다음은 부산상의, 대구상의, 인천상의, 광주, 울산 등 광역시가 대접을 받고 있었다.
그래서 그 다음은 특례시라고 생각했다. 고양특례시, 수원, 창원 등 이러한 도시들이 다음 주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고양특례시의 위상, 즉 그 그릇의 크기는 많이 커졌다.
문제는 역량이다. 외적인 그롯의 크기만큼 내적인 역량도 큰 지를 살펴봐야 한다. 하지만 알다시피 고양상공회의소의 경우 다른 도시에 비해 역량 차이가 많이 나는 것이 사실이다. 고양시에는 잘모르시는 분들이 많은데 당연회원사에 해당하는 기업이 2000개나 있다.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다. 이 기업들이 회원사로 들어온다면 고양특례시 상공회의소는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조직력을 갖출 수 있다.
이후 방향성은 어떻게 가져가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산업정책은 기업이 수립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고양특례시가 미래 비전, 즉 산업정책을 세워야 한다. 기업지원정책도 필요하지만 실제로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미래시점의 산업정책이다.
결국 고양특례시가 미래 어떤 산업정책을 펴나가느냐에 따라 고양상의 개별기업들이 컨센서스가 되어서, 마치 용인의 반도체처럼 하나의 군이 되어야 한다. 이러한 문제들을 고양특례시와 고양상의가 논의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공무원들도 변화할 필요가 있다. 지난 15일 고양특례시 6급 공무원들을 상대로 강연을 한 적이 있다. 거기에서 나는 사업가와 공무원의 차이에 대해 이야기했다.
사업가에게는 시간이 비용의 함수여서 시간이 지나는 동안 인위적으로 미래 이익을 만들지 않으면 기업은 망하게 되어 있다. 사업가는 끊임없이 이익을 창출하려는 노력을 하면서 산다. 그러나 공무원에게는 시간이 수익의 함수다. 즉 시간이 지나면 월급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모습은 사업가나 공무원이 비슷할 지 모르지만 뇌구조가 전혀 다르다.
지자체들은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만들겠다고 공언하지만 기업들이 원하는 영리성 즉, 어떻게 (정책을) 구성해 줬을 때 고양시 기업이나 외지에서 온 기업이 영리성을 갖을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하지만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사업가와 공무원들의 뇌구조가 달라서 고양상공회의소 회원사들과 많은 논의를 해나갈 필요가 있다.
(CNB뉴스= 경기 고양/ 김진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