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6곳에서 대대적 체험마케팅 진행
해변 분위기 등 다양한 포토존 인상적
기자가 직접 새 갤럭시 제품들 써보니
Z플립5는 쉬워지고 Z폴드5는 가벼워져
밈(Meme)은 어렵지 않다. 이 도입부만 기억하자. “온 세상이~.” 이 뒤에 현재 가장 주목받는 현상의 이름을 붙이면 완성된다. 입에 제일 잘 붙는 것은 4세대 걸그룹 아이콘 ‘뉴진스’. 이제 여기에 또 하나 어른거리는 명사가 생겼다. 삼성전자가 최근 출시한 새로운 시리즈 ‘갤럭시’다. 제조사야 당연히 띄우고 있고, 편의점 같은 이종 업계 역시 갤럭시 열기에 올라탄 모양새니 지금은 그야말로 “온 세상이 갤럭시”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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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지난달 말 갤럭시 Z플립5·폴드5, 탭S9 시리즈, 워치6 시리즈 등 신제품을 대거 공개(공식출시는 8월11일)하면서 체험존인 ‘갤럭시 스튜디오’를 여럿 열었다. 국내에 총 6곳이나 된다. 오는 20일까지(더현대 서울은 19일까지) 서울 성수, 부산 광안리 등에서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방문객을 맞는다. 거리낌 없이 와서 신제품을 마음껏 써보라는 것이 취지다.
이례적인 시도를 했다. 이전과 달리 개성있는 주제 하나를 더했다. 삼성전자는 새로운 기기를 선보일 때마다 갤럭시 스튜디오를 운영해 왔는데, 이번엔 ‘플립 사이드 마켓’이란 부제를 달았다. 라이프 스타일을 판매(Market)한다는 의미로 지은 것이다. 체험공간에 신제품이 생활에 얼마나 가까워질 수 있는지에 관한 체험존이 많은 이유다. 정식 출시를 앞두고 서울 성수동, 더현대 서울에 마련된 ‘플립 사이드 마켓’에서 신작들을 씹고 뜯고 즐겨봤다.
불편 지우고 편의 더하고
지난 2일 여의도 더현대 서울 5층. 서핑보드를 잇대어 만든 듯한 청량한 민트색 탁자가 광장 가운데를 크게 차지하고 있었다. 상판 테두리에는 Z플립5·폴드5 등 신제품들이 바투 붙어 진열되어 있었다. 그 주위를 에워싼 수십 명의 군중은 사진을 찍거나 새로운 기능을 실행해보며 저마다 평가를 내놨다. 가장 많이 언급된 것은 두 형용사. “가볍다”와 “편하다”이다.
무게를 먼저 검증 당한 쪽은 Z폴드5다. 전작들은 화면이 커서 보기엔 좋으나 무겁다는 것이 약점으로 꼽혔다. 신작은 역대 Z폴드 시리즈 중 가장 가볍다. Z폴드4가 263g이었는데 253g으로 줄었다. 10g 차이지만 스마트폰을 손에 오래 쥐고 생활하는 현대인에겐 꽤 크게 느껴질 수 있다. 실제로 이날 긴 시간 이 제품을 다뤘음에도 손목에 가해지는 부담은 전혀 없었다.
날씬해진 덕분이다. 폴드4의 두께가 14.2~15.8㎜(재는 위치에 따라 상이)인데 비해 폴드5는 13.4㎜다. 다이어트 성공 비결은 새로 적용된 ‘플렉스 힌지(경첩)’이다. 이를 통해 화면을 맞닿게 만들었다. 접으면 일체형이 아닌가란 생각마저 들 정도다. 그만큼 깔끔하게 포개진다.
우려되는 것은 접촉하며 발생할 수 있는 화면의 파손 여부. 삼성전작 측은 “외부 충격을 분산시키는 구조로 설계돼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편하다는 건 Z플립5를 두고 한 말이다. 접은 상태에서 할 수 있는 게 많아졌기 때문이다. 크기의 차이가 크다. 전작은 커버 디스플레이가 1.9인치였다. 손가락 두개를 붙인 정도였다. 신작은 3.4인치로 전면 전체를 차지할 만큼 커졌다. 플렉스 윈도우(Flex Window)란 이름처럼 창이 시원시원해졌다.
그릇이 넓어진 만큼 여기에 담는 요리도 많아졌다. 플립을 닫은 채 메시지를 보내거나 사진촬영을 하는 것은 기본. 음악, 날씨 등 위젯(Widgets)을 필요에 따라 배치해 입맛대로 사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 편리한 것은 결제다. 화면을 아래에서 위로 밀기만 하면 ‘삼성페이’가 실행된다.
사진 찍을 맛 나는 포토존
플립 사이드 마켓에서 ‘용모’에 가장 신경 쓴 곳은 포토존이다. 눈길과 렌즈가 쏠리게끔 만들었다. 성수의 경우 ‘피팅룸’이 두개 있다. 한쪽에는 꽃 장식이, 다른 방에는 거울이 내부를 감싸고 있다. 어느 각도로 찍어도 ‘인생샷’에 근접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어 인기가 높다. 촬영을 위해 긴 대기를 감수하는 방문객이 많은 이유다.
더현대 서울에는 ‘라커룸’을 닮은 공간이 있다. 내부에 캐비닛 10개가 늘어섰다. 각각의 문을 열면 여름철 휴양지의 정취를 담은 개별적 세트가 모습을 드러낸다. 등나무 줄기로 만든 소품, 시원한 열대 과일음료가 담긴 컵, 푸른 튜브로 꾸민 ‘포토존’들이다. 정면 벽면에는 거치대가 부착되어 있다. 여기에 Z플립5를 얹고 촬영을 하면 이국적인 풍경에 나의 얼굴이 쏙 담긴다.
Z플립5를 내세운 포토존이 두드러지는 이유는 이 기기의 향상된 카메라 기능을 알리기 위해서다.
우선 접은 상태서 셀피를 찍고 플렉스 윈도우에서 쉽게 확인하고 편집이 가능하다. ‘슈퍼 스테디(Super Steady)’란 손떨림 보정 기능이 탑재돼 움직이면서도 안정적으로 찍을 수 있다. 삼성전자의 장기 중 하나인 ‘나이토그래피(Nightography)’도 여전히 탑재돼 야간 촬영 시에도 선명한 화질을 보장한다. 또한 디지털 줌은 10배까지 지원해 원거리 피사체도 당겨 찍을 수 있다.
카드 끼우면 통일된 디자인이 앞뒤로
Z플립 시리즈의 인기 요인 중 하나는 디자인이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예뻐서” 구매했다는 후기가 유독 많다. 삼성전자는 신작에 치장할 요소를 추가해 ‘외모지상주의자’들을 더욱 거세게 공략하고 있다.
플립 사이드 마켓을 돌다보면 별안간 소품가게를 닮은 구역이 나타난다. 얼핏 보면 아기자기한 엽서들을 중점적으로 파는 곳 같다. 비밀은 Z플립5을 만났을 때 드러난다. 이 NFC(근거리무선통신) 기반의 ‘플립수트 카드’를 Z플립5 뒷면에 끼우면 커버 디스플레이가 반응을 한다. 카드와 통일된 디자인이 화면에 뜬다. 일거이득이다. 디스플레이가 없는 뒷면을 꾸밀 수 있고, 앞뒤로 개연성 있는 디자인을 완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요한 방에서 ‘나의 수면 유형’ 확인
시끌벅적한 체험공간에서 유독 차분한 방이 하나 있다. 플립 사이드 마켓 성수 2층에 있는 ‘WELLNESS Side’이다. 수면 유형을 진단받는 곳이다. 몇 가지 질문에 답을 입력하면 결과와 개선 방안이 나온다. 자기 직전이나 기상 직후 스마트폰을 보는지, 잠들기까지 얼마나 걸리는지 등을 묻는다. 갑자기 웬 잠 타령인가 싶지만, 여기는 갤럭시 워치6 시리즈와 관련 있다. 신작에 수면 관리 솔루션이 탑재됐기 때문이다.
보기 좋게 만든 것이 특징이다. 수면 코칭 프로그램은 이전에 갤럭시 스마트폰을 통해 제공했다. 이제 갤럭시 워치로 손쉽게 보게 된 것이다. 수면 점수도 화면 상단에 배치해 바로 확인이 가능해졌다. 매일 아침 수면 시간과 질을 확인해 나의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이 기능을 제대로 쓰는 첫 걸음이다. 이후 자신의 수면 상태를 종합적으로 이해해 개선점과 보완점을 찾으면 된다. 워치6는 손목에서 ‘지피지기’를 부지런히 강요하는 조력자인 셈이다.
신작은 사용자의 꿀잠을 위해 알아서 자기 외형도 바꾼다. 수면모드를 실행하면 잠에 방해되지 않도록 디스플레이 밝기가 자동으로 낮아진다. 워치 하단 센서의 LED 녹색 불빛은 눈에 보이지 않는 적외선으로 전환된다. 사용자 숙면에 진심인 보조자기도 하다.
삼성 측 “폴더블 비중 높인다”
자신감일까 자부심일까. 삼성전자는 올해 폴더블의 존재감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노태문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 사업부장(사장)은 지난달 ‘갤럭시 언팩 2023:Join the flip side’ 행사 이후 “새롭게 출시한 갤럭시 Z 플립5와 갤럭시 Z 폴드5를 앞세워 올해 국내 갤럭시 플래그십 스마트폰 3대 중 1대를 폴더블로 판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롭게 출시한 갤럭시 Z 플립5와 갤럭시 Z 폴드5는 5세대를 이어온 폴더블 혁신 노하우를 바탕으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에서 모두 최고의 혁신을 거뒀다”며 “타협 없는 유연성과 다양한 기능을 갖춰, 혁신적인 폴더블 경험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초반 분위기는 좋다. 삼성전자는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1주일간 진행한 갤럭시 Z 플립5∙폴드5의 국내 사전 판매가 최종 102만대로 집계됐다고 8일 밝혔다. 이는 사전 판매에서 109만대를 기록한 갤럭시 S23 시리즈에 근접한 수치다. 지난해 출시된 플립4∙폴드4의 사전 예약 건수는 1주일간 97만대였다. 신작이 정식 출시 전부터 돌풍을 일으키며 노 사장의 공언에 한 발 더 다가선 모양새다.
기세는 탔다. 2023년이 삼성전자 폴더블에 변곡점이 새겨지는 해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CNB뉴스=선명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