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부기자 | 2023.07.08 12:14:41
김병수 김포시장이 갑자기 결정한 '소공인복합지원센터' 국도비 32억 5000만원 반납 이유는 과연 타당할까? 경기도에서 화성시 다음으로 소공인이 가장 많은 김포시에서, 패널티까지 감수하면서 중기부, 경기도와 맺은 '소공인복합지원센터 구축사업 협약'을 해지해야 할까?
지난 6월 9일 김포시의회 행정감사에서 민주당 유매희 의원이 '소공인복합지원센터 구축이 중단된 이유'에 대해 질의하자, 김정애 기업지원과장은 중단된 것이 아니라 장비 도입 등 구축 절차가 원활히 진행되고 있다고 공식 답변했다. 그러나 불과 몇일 지나지 않아 김병수 시장은 '센터 구축 포기, 국도비 반납'을 결정했다
김포시는 2020년 '타당성 용역' 등 준비를 통해 2021년 5월 20일 중소벤처기업부 공모에 최종 선정됐다. 이처럼 수년간 공들인 사업을 시의회나 시민과 소통 없이 갑자기 포기해도 될까?
"국도비 반납 이유"...합리적인가?
"5년 69억, 10년 175억"...계산 근거는?
지난 7월 1일 CNB뉴스에서 "사상 초유 김포시 31억 국도비 반납...김병수 시장, 갑자기 결정?"이라는 단독 기사가 나간 후, 김포시는 3일 보도자료를 통해 '국도비 반납 이유'에 대해 해명했다.
김포시가 제시하는 소공인복합지원센터 국도비 반납의 주된 이유는 "기존 협약 금액과 별도로 김포시가 5년간 69억원, 10년간 175억원"의 추가 예산을 투입해야 하므로 재정적으로 우려된다는 것이다. 보도자료 제목도 강조를 위해 "배보다 배꼽"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김포시가 주장하는 근거, "5년간 69억원, 10년간 175억원"이 투입될 것이라는 계산은 어디에 근거한 것일까? 협약 해지 명분을 위해 무리하게 부풀린 건 아닐까?
중앙정부 답변..."10년 175억? 터무니없다"
CNB뉴스는 지난 7일 김포시 기업지원과에 그 계산 근거가 무엇인지 질의했다. 기업지원과는 바로 답변하겠다고 했지만 아직까지 답변이 없다.
따라서 CNB뉴스는 소공인복합지원센터 구축 공모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중앙정부(중소벤처기업부)에 직접 질의했다. 즉 소공인복합지원센터를 운영할 경우, "5년 69억원, 10년 175억원"을 추가로 투입해야 한다는 김포시 주장이 합리적인지 문의했다.
중소벤처기업부 관계자는 "유사한 특화지원사업의 경우 1년에 3억 내외에서 운영되고 있다. 물론 돈이 많이 드는 프로그램을 하면 10억원도 들 수 있지만, (김포시 소공인복합지원센터 처럼) 장비를 이용해서 소공인을 지원하는 경우에는 (김포시가 주장하는 5년 69억, 10년 175억원 예산이 추가로 투입될 것이라는) 책정 자체가 너무 터무니없다."라고 명확하게 답변했다.
따라서 김포시는 막대한 추가 예산이 투입될 것이라는 주장의 근거를 밝혀야 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그 답변에 따라 소공인복합지원센터 구축을 포기하는 것이 맞는지, 즉 국도비 32억 5000만원를 반납하는 것이 합당한지 여부가 밝혀질 것이기 때문이다.
"배보다 배꼽"은 예산이 아니라 '매몰비용'
국도비를 반납할 경우, 또다른 심각한 문제가 제기된다. 즉 이제 와서 소공인복합지원센터를 포기할 경우, '배보다 배꼽'인 큰 문제는 바로 '매몰비용'이다. 그야말로 심각한 세금낭비가 아닐 수 없다.
32억 5000만원이라는 '굴러들어온' 국도비를 다시 중기부와 경기도에 반납하는 것에 더해, 이자와 그동안 투입된 세금이 모두 매몰비용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민주당 이기형 경기도의원이 공개한 경기도 자료에 따르면, 현재 집행된 예산은 구축비(약 8억)인 리모델링 설계용역 및 공사비로 7억 9402만원, 공동시설비로 411만 4000원, 운영비(약 2억)인 임대료 및 관리비, 인건비로 1억 9775만 5000원을 사용했다.
집행 세부내역을 보면, 경기도비는 구축비로 1억 3280만 9000원을 사용했고, 김포시비는 구축비로 6억 6532만 5000원을, 운영비로 1억 9777만 5000원을 사용했다. 현재까지 약 10억원을 쓴 셈이다.
이에 더해 구)팬텍 건물 2개 층의 임대료와 관리비는 내년 말까지 계약이 돼 있으므로 앞으로 추가로 발생할 비용이다. 결국 국도비를 반납하면 이 모든 세금은 매몰비용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김병수의 '소공인복합지원센터' 반납 막을 방법?
국민의힘 홍철호 소상공인위원장이 나서 주길
그러면 수년에 걸친 소공인복합지원센터 구축 포기를 막을 방법은 없을까? 김병수 시장의 32억 국도비 반납을 재고해 보도록 설득할 방법은 전혀 없는 걸까?
국민의힘 홍철호 김포시을 당협위원장은 그동안 당정협의회를 진행하는 등 김포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 온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사안도 당정협의회를 통해 재고한다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 김병수 김포시장은 과거 홍철호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이었다.
특히 홍철호 위원장(전 국회의원)은 지난 6월 7일 국회에서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로부터 '소상공인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국민의힘 소상공인위원장은 대한민국에서 전체 소상공인들을 위해 일해야 하는 막중한 자리다. 따라서 지역구인 김포시에서 소공인들을 지원하는 일에 앞장서는 건 당연하다.
경기도에서 화성시를 제외하고 소공인들이 가장 많은 김포시에 산업진흥원과 '소공인복합지원센터'가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을 홍철호 위원장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 분명하다. 김포시가 윤석열 정부의 소공인 지원사업인 '소공인복합지원센터' 구축을 진행할 수 있도록, 김병수 김포시장의 국도비 반납(지원금 환수)을 막는데 홍철호 소상공인위원장이 부디 나서주길 바란다.
(CNB뉴스= 경기 김포/ 김진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