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글로벌 진출 20주년을 맞은 미래에셋은 성장 목표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미래에셋의 미국 나스닥 전광판 모습. (사진=미래에셋)

인플레이션과 미국발 금리 인상,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 악재가 이어지며 글로벌 경기가 침체됐지만, 미래에셋의 글로벌 비즈니스가 위기 속에서도 강한 모습을 보였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의하면 올해 5월 말 기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국내외 총 운용자산(AUM)은 277조원 규모다. 이 중 약 40%에 달하는 112조원이 해외에서 운용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국내 자산운용사 중 처음으로 해외 시장에 도전장을 냈는데, 올해 글로벌 진출 20주년을 맞았다. 미래에셋은 2003년 홍콩법인을 설립하면서 국내 운용사 중 처음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했다. 당시 국내에서 골드만삭스, 메릴린치 등과의 경쟁은 무리라는 부정적인 반응이 높았지만, 미래에셋그룹 글로벌전략가 GSO(Global Strategy Officer)인 박현주 회장이 해외 시장에 대한 장기적인 비전을 놓치지 않았다.

미래에셋은 해외에서 벌어들인 수익으로 해외 ETF 운용사를 인수할 만큼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성장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국내외에서의 끊임없는 활약으로 자기자본 3조원을 돌파하는 등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미래에셋의 글로벌 비즈니스는 미국과 캐나다, 홍콩 등 세계에서 활약하는 ETF가 견인하고 있다.

미래에셋이 세계에서 운용 중인 글로벌 ETF 순자산은 5월 말 현재 122조원 규모이다. 선두에 미국 ETF 운용 자회사 Global X(글로벌엑스)가 있는데,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인수한지 5년만에 운용자산을 약 5배 늘리며 라이징 스타에서 테마형 ETF 선두주자로 성장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18년 4억 8800만달러(한화 약 5200억원)에 미국 ETF 운용사 Global X를 인수했다. 세계 ETF 시장 70%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을 공략해 미래에셋 글로벌 ETF 네트워크를 확장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인수 당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Global X의 성장 잠재력에 주목했다. Global X는 캐치프레이즈 ‘Beyond Ordinary ETFs’를 바탕으로 혁신적이고 차별화된 상품 라인업을 확보해 성장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인수 이후 미래에셋자산운용은 Global X와 상품 개발부터 리서치, 운용 등 노하우를 공유했고, 5년이 흐른 현재 미국 시장에서 위상이 달라졌다. 2018년 인수 당시 Global X의 AUM은 8조원 규모였지만, 현재 5배 가량 증가했다. 5년간 연평균성장률(CAGR) 29.13%로, 같은 기간 업계 평균치 14.5%에 비해 높은 성장율을 보여줬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Global X는 지난 5년간 동반 성장하며, 한국 금융시장 역사도 쓰고 있다. 지난해 6월 미래에셋자산운용과 Global X는 함께 호주 ETF 운용사 ‘ETF Securities’를 인수했다. 이는 국내 운용사가 해외에서 벌어들인 수익으로 해외 ETF 운용사를 인수한 첫 사례로, 미래에셋이 해외법인 수익으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금융그룹으로 거듭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Global X와의 시너지를 발휘해 앞으로도 글로벌 비즈니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호주(ETF Securities에서 Global X Australia)와 브라질 법인(Mirae Asset Global Investments Brazil에서 Global X Brazil) 사명을 Global X로 리브랜딩하는 등 Global X의 브랜드 가치 제고에도 집중하고 있다.

2019년 일본 다이와증권그룹과 합작투자로 설립한 ‘Global X Japan’ 등 세계 Global X와 미래에셋 해외법인 간의 교류를 통해 사업을 다각화할 예정이다. 동남아와 중동 지역으로 세일즈 거점을 확대해 글로벌 금융그룹으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넥스트 차이나’ 인도에 대한 투자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선두주자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을 위해 인도에 투자하는 상품 라인업을 다변화하는 동시에 인도에서 현지 운용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4월 한국거래소에 ‘TIGER 인도니프티50 ETF’를 신규 상장했다. 이 ETF는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가진 인도 시장에서 인도 경제를 이끄는 우량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2016년 ‘TIGER 인도니프티50레버리지(합성)’을 선보인 미래에셋은 세계 인구 1위로 올라선 인도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라인업을 확대했다.

인도 시장에 대한 미래에셋의 투자는 10년 전 시작됐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06년 뭄바이에 법인을 설립한 후 2008년 1호 펀드를 출시하며 인도 시장에 진출하고, 15년만에 인도 현지에서 9위 운용사로 성장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법인은 인도 내 유일한 독립 외국자본 운용사다.

인도는 중국과 견줄 만큼 매력적인 신흥 시장이지만, 외국기업이 뿌리내리기 어려운 환경이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외국계 운용사들이 모두 철수했지만,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현지화에 주력했고 적극적인 투자를 감행했다. 외국기업이 살아남기 힘든 금융산업의 특성에도 불구하고, 인도 현지에서 미래에셋만이 자생적 성장(Organic Growth)을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미래에셋이 선제적으로 인도 시장에 집중한 이유는 인도의 성장 잠재력 때문이었다. 박현주 회장은 1월 뭄바이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인도법인 15주년 기념 행사에서 “인도는 높은 교육열과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 높은 자존감, 영어 공용화 등의 환경으로 무궁무진한 성장 가능성을 갖춘 나라”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경제 성장이 기대되는 인도에 선제적으로 주목하며 비즈니스 영역을 확장해오고 있다. 2019년 11월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법인은 인도증권거래위원회로부터 운용지주사 체제로 전환을 승인받아 펀드 운용 및 자문뿐 아니라 NBFC(Non-Banking Financial Company), VC(벤처캐피털)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인도 WM(Wealth Management) 시장의 성장에 발맞춰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지점을 설립하며 국내 운용사 처음으로 중동에 진출했다. 두바이는 지리적으로 인도와 가깝고 전체 인구 중 인도인 비중이 약 35%에 달해 인도 현지 펀드에 대한 투자 수요가 크다고 봤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법인의 2022년 말 기준 수탁고는 21조원, 계좌 수는 550만개에 달할 정도로 WM 비즈니즈도 성장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해외 법인에서 벌어들인 수익만으로 글로벌 운용사를 인수하는 등 2003년 홍콩에 진출한 이후 20년 동안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을 지속하고 있다”며, “향후 세계 각국의 우량자산을 발굴하고 경쟁력 있는 금융상품을 제공하기 위해 더욱 집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