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그룹 호반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아트스페이스 호화가 김병주 작가의 개인전 ‘시간의 그물(The Web of Time)’을 오는 6월 23일부터 선보인다.
호반문화재단 측은 김병주 작가가 투시도법을 적용한 선 구조물을 반복해 열린 건축 공간을 구성해오고 있다며, 겹겹이 얽은 가느다란 철선의 집합은 복잡한 미로 혹은 직물 예술을 연상시키기도 한다고 22일 밝혔다.
그것은 전시장의 조명을 만나 벽면에 광대한 거미줄과 같은 그림자를 드리우며 무수한 선과 선이 뒤엉킨 환상적 장면을 연출하는데, 그의 이런 선 구조체는 선이 아닌 면에서 출발한다고 설명했다. 철판에 얇은 라인만 남겨두고 뚫은 뒤 각각의 개체를 여러 층위에 걸쳐 재조립한 것으로, 작가는 3차원의 건축물 형상을 2차원의 도면 이미지로 전환해 섬세한 골조 구조체로 다시금 직조한다.
김병주 작가의 조각은 관람자의 몸과 눈이 이동함에 따라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발걸음을 옮기면서 본 다중의 철선들은 때론 합일되고 때론 충돌하며 새로운 풍경을 불러오며, 직전에 보았던 과거의 장면은 현재로 곧이어 펼쳐질 미래의 장면으로 전치된다.
보는 사람의 신체 움직임에 따라 출렁이며 고정화된 이미지와 시간을 갱신해 나가는 것이다. 작품과 관람객 사이를 관류하는 이런 변화의 긴장감은 지금 이곳에 있다는 현재의 감각을 어지럽히며 과거와 현재, 미래의 시간을 유기적으로 엮는다고 전했다.
그의 조각은 단순한 개체로서 존재하지 않는데, 빛과 움직이는 신체에 의해 역동적으로 변화하며 선율처럼 지속적으로 흐르는 영원의 시간을 담아낸다고 평가했다.
아트스페이스 호화 관계자는 ‘시간의 그물’은 과거의 총체로 이뤄진 현재 혹은 인식의 도합으로서의 현재 등 씨실과 날실처럼 짜여 있는 작품 내 시간관을 상징한다며, 김병주 작가의 화면은 그동안 우리가 구조해 온 익숙한 시공의 개념 및 인식의 체계를 다시금 구성한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