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문화재단 롯데뮤지엄이 프랑스 출신의 사진작가이자 거리 예술가 제이알(JR)의 국내 첫 개인전을 개최한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개인전 ‘제이알 : 크로니클스(JR : CHRONICLES)’는 오는 8월 6일까지 서울 잠심 롯데월드타워에 있는 롯데뮤지엄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2019년 뉴욕 브루클린 미술관을 시작으로 독일 뮌헨 쿤스트할레에 이어 롯데뮤지엄에서 아시아 최초로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서는 도시의 건물과 거리를 캔버스와 갤러리 삼아 활동해온 세상을 바꾸는 사진작가 제이알이 20년의 행보를 조망한다. 전시되는 사진 작품과 영상, 아나모포시스(왜상, anamorphosis), 휘트 페이스트 업(wheat paste-up, 콜라주처럼 이미지를 잘라 붙인 작품) 등 140여점의 작품이다.
롯데뮤지엄 측은 국경을 넘어 작가가 세상과 사람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들려줄 것이라며, 전시 작품들 중 서울 전시를 위해 작가가 작업한 롯데뮤지엄 안에서 한강이 내려다 보이는 아나모포시스 작품이 기대를 모은다고 설명했다.
제이알은 1983년 프랑스 파리 외곽에서 동유럽과 튀니지 이민자 부모님 사이에서 태어났다. 2001년 어린 시절부터 거리에서 그래피티 작업을 하던 제이알은 지하철에서 우연히 습득한 카메라로 동료들의 활동을 기록하기 시작한다. 건물 외벽에 인쇄한 이미지를 부착하고 프레임을 씌워 전시장의 작품처럼 선보인 ‘거리 전시회’는 전통적인 방식이 아니라 다수의 대중과 소통하고자 한 제이알의 초기 예술세계를 보여준다.
첫 번째 공공 프로젝트 ‘세대의 초상’은 제이알이 처음 인물 초상 작업을 시작한 작품으로, 편향된 미디어로 인해 사회의 위협적인 존재로 왜곡된 지역사회 및 구성원들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드러낸다. 이를 통해 그는 특정 집단에 부여된 사회 통념이 부당하다는 메시지를 세상에 이야기한다고 전했다. ‘세대의 초상’을 계기로 제이알은 대형 초상사진을 공공장소에 부착하는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이어나간다.
사상 최대 규모 불법 사진전으로 알려진 ‘페이스 투 페이스’ 프로젝트는 다양한 직종의 이스라엘인과 팔레스타인인의 대형 초상을 국경 지역 곳곳에 부착 전시해, 이들이 어떤 지역 사람인지 시각적으로 분간이 어려움을 보여준다. 같은 인간으로의 유대감과 두 지역을 갈라놓은 벽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상기시켰다.
‘도시의 주름’ 프로젝트에서 도시의 역사를 함께한 노인들의 초상을 전시해 급격한 발전과 현대화로 대두되는 사회 문제를 대면하게 하면서 예술을 통해 인식의 변화를 일으키는 시리즈를 이어나간다. 2008~2010년 제이알은 소외된 도시 곳곳에 ‘여성은 영웅이다’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연대기’ 프로젝트는 2017년 클리시-몽페르메유에서 부터 시작해 2018년 샌프란시스코, 2019년 뉴욕까지 이어진다. ‘연대기’ 시리즈는 지금까지 모든 프로젝트를 아우르는 작품으로 한 프레임 안에 다양한 인물이 존재한다. 수많은 인물 사진을 콜라주한 작품들은 과거와 현재를 잇고 다양한 인물의 개인 관점과 경험을 담아 구성원들의 고유한 개별적 존재로의 인식을 조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이알은 ‘예술로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라는 단순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는데, 이번 전시가 국경을 넘어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동시대의 주요 사회 문제에 대한 관심과 대화를 이끌어내는 장이자, 독창적인 예술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